삶의 굴곡이 많았던 이종구시인님이 태어난 새는 날아야 한다 첫 시집이 꽃을 피웠습니다. 너무 축하드립니다.
지금도 녹녹치 않은 어려운 삶 가운데 시집을 내셨네요. 한 집안에 가장으로 아버지로 책임을 다 하며 사시는 모습 대단 하시네요.
사고로 죽음에 문턱까지 갔다 오셨는데 지금도 음식배달을 하시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자식들도 훌륭하게 잘 키우시고 늘 시인으로 걸어가는 힘찬 발걸음에 큰 박수를 보내 드리며 앞으로 좋은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산다는 일/이종구
그대를 꿈길 속으로 보내고 홀로 산다는 것은 참 모질고 독한 일이다 낡은 빌라 옥상 갈라진 콘크리트 틈새에 몇 가닥의 희망을 움켜쥐고 뿌리 내린 민들레를 본다
소슬하게 부는 저녁 바람에 아슬하게 건물 밖으로 흔들리는 꽃대 상심이 많았던 골목 어귀 마트와 상점들의 간판이 흔들리고 산 밑의 아미타 동상이 흔들리고 먼 산의 불빛들이 둥글게 어지럼의 원을 그리며 시야를 흔든다.
그대가 떠나던 먼산 꺽어질 듯, 꺽어질 듯한 관절의 신경을 다독이며 몇 알의 신경제와 몇 날의 불면으로 체내에 번진 이별의 슬픈 독소들을 걸러냈을 때 그대가 없이도 어김없이 찾아드는 눈부신 아침과 저녁 몇 장의 공과금 납부서와 독촉장 뒤에 박혀 있는 살아 있던 날들의 최종 납부시한들 꽃으로 피어서 웃었던 기억이 골목을 돌아나가고 푸른 줄기 성성했던 시간이 꿈길처럼 아득하다
무너지는 꿈길 속으로 그대를 보내고 무던하게 일어나 홀로 아침밥을 먹는 지금 살아야 한다는 관념의 돌덩이 사이로 뿌리를 내리는 일 참으로 독하고도 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