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두드릴 때 “누구세요?”하면 “나야, 나. It’s me.”라고 하겠지요. 그런데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나다.” 하실 때는 “I AM.”이라고 합니다. 사순 시기 요한 복음을 영어로 묵상하실 때 이점을 유심히 보시면 성경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라는(엑소더스) 소명을 하느님께로부터 받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무엇이오?”라는 백성들의 물음에 하느님께서는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이렇게 답하십니다. “나는 있는 나다. I AM who I AM.”(탈출 3,14) 이 문장을 YHWH라는 네 문자로 표기했고 유대인은 그저 ‘주님’ 혹은 ‘그 이름’이라 칭할 뿐, 이 거룩한 이름을 발음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이 굳이 발음을 추적해서 야훼 혹은 여호와라 하기도 했지만 정확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흩어진 백성을 다시 모으고 죄와 죽음의 종살이로부터 해방시키라는(엑소더스) 소명을 갖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당신은 누구요?”라는 물음에 요한 복음의 예수님은 이렇게 응답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포도나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내가 바로 그다. I AM he, the one who is speaking with you.”(요한 4,26) 라고 말씀하십니다. 물 위를 걷는 장면과 체포 장면에서는 더 명시적으로 “나다. I AM.”하십니다. 이런 표현은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드러났던 하느님의 신성(I AM)이 예수님을 통해서 드러남을 암시합니다
에클레시아, 그리스어
‘교회’를 그리스어로 ‘에클레시아’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본래 ‘밖으로 불리어 모인 이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칠십인역 성경이 이스라엘 회중을 뜻하는 ‘카할’을 번역할 때 사용하던 단어입니다. 신약성경은 구약의 이스라엘이 아니라, 신약의 새로운 백성,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의 공동체를 ‘에클레시아’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야말로 하느님의 선택으로 부르심을 받아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인 회중, 곧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바오로사도는 이 단어를 단수로 사용하기도 하고, 복수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이 단어가 단수로 쓰일 때는 보편 교회, 곧 세계의 모든 교회의 단일성을 강조하는 것이고, 복수로 쓰일 때는 개별 교회, 곧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분명, 세상에는 다양한 지역에 여러 교회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이 개별 교회들은 각자 독립성 있게 살아 움직이지만, 모두가 그리스도의 단일한 몸, 곧 하나의 교회를 이룹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지역에 있든지 간에 하느님의 백성, 곧 하나의 교회에 속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