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잡지 좋은 엄마에 실었던 글입니다.
종교마다 철학체계마다 이 생명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이 있습니다. 요가철학 안에서도 다양한 관점들이 있는데 저는 판챠코샤의 입장에서 균형과 이완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잠시 자신을 한 번 훑어 보실까요?
먼저 뼈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가 얼른 눈에 들어오네요. 밥과 김치 된장찌개...등 여러 가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이 층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유지됩니다.
같은 육체라도 어떨 때는 팔팔하다가 또 어느 때는 꿈쩍 하기도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어느 때는 먹은 밥이 소화가 쑥쑥 되다가도 또 어느 때는 며칠이고 소화가 되지 않아 고생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것은 기운 층의 상황입니다. 침 뜸 같은 것들은 기운층을 다스리는 것이겠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먹고 학교가고, 설날에는 세배를 하고, 아는 사람에겐 이렇게 인사를 하며.... 사람은 ~해야 하고, 인생은 ~ 이러하며, 아이들을 잘 기르려면 ~저러해야 하고 나는 ~~~~ 해.....등등 우리의 일상의 삶들을 영위해나가는 정신층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다고 알고 있으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전혀 다른 감정과 느낌들이 출렁거릴 때가 있습니다. 잠잘 때는 일상의 생각들과는 맞지 않는 일들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알 수 있을 만큼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내 몸마음 어디에선가 알게 (대부분은 )모르게 작용하는 심리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존재의 층들이 활발발하게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배경이라고나 할까..근원이라고나 할까... 하는 지복층이 있습니다.
지난 번에 배운 송장자세는 기본적으로는 육체층과 기운층의 긴장들을 내려놓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신층 심리층들이 이완되어야만 진정 이완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며 건강한 존재 즉 웰빙이 되는 것이지요. 요즘에 유행하는 변화와 성공을 위한 가이드북들을 보면 모두가 한결같이 생각들을 관리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쓰는 법들로 채워져 있는데 바로 정신층의 이완을 돕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또 여러 가지 심리적인 기법들이나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치료들이 인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은 모두 빙산의 아랫부분처럼 물 속에 잠겨있어 삶에 뿌리 깊은 영향을 주고 있으나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심리층의 긴장들을 이완시키는 과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가는 아사나와 다양한 호흡법, 명상법들의 정교하고 풍요로운 보고입니다. 일반적으로 아사나를 수련하면서 육체층과 기운층을 이완하고 균형을 회복하게 되며 명상을 통해 정신층과 심리층의 이완과 균형을 회복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때 비로소 지복층이 온전히 살아나게 됩니다. 사바사나 후에 원하는 것을 기도하고 변화를 위한 결심을 하는 까닭은 모든 몸층의 긴장들이 사라져 지복층이 깨어났을때 그 근원의 자리에서 스스로 원하는 좋은 생각의 씨앗을 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다섯 개의 몸층들이 따로 따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더 깊은 이해를 위해 굳이 나누어 보는 것이지만 몸을 떠나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며 심리층을 떠나 육체층이 따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웃고 울고 할 수 있는 이 생명체는 그저 한 덩어리가 아니던가요? 기운이 없을 때는 몸의 기능들이 뚝 떨어집니다. 불편한 한 생각이 일어나면 눈빛이 금새 굳어지고 얼굴빛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층들 각각이 긴장을 내려놓고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층들 사이에 서로 서로 균형을 유지할수록 나는 행복한 존재(Well-Being)로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층들을 서로 긴밀하게 반죽해주는 것, 숨이 바로 그것입니다.
숨은 빵을 만들 때 이스트이며 또 적절하게 구워주는 오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잠시 숨에 관심을 가져볼까요?
먼저 몸 전체를 안정감 있게 한 다음 숨에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조절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그냥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숨을 쉬다가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 숨이 들어오고 숨이 나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의가 깊을수록... 관심을 많이 가질수록... 숨이 깊고 고르게 됩니다. 이렇게 단순히 숨에 주의만 기울여도 수없이 들끓던 생각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사실 어디로든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면 잡 생각이 사라지곤 합니다.) 요가를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나날의 일상 생활 속에서도 숨에 관심을 두면서 움직여 보세요. 숨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며... 몸마음 상태를 잘 느끼며... 움직인다면 명상한다는 생각도 없이 이미 깊은 명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디 쇼다나
요가에는 매우 다양하고 정교한 호흡법들이 수 천년래로 전승되어 오고 있는데 그 중에서 나디(기운통로) 쇼다나(정화)는 기운의 통로를 정화하여 모든 몸층들 간의 균형을 회복해주며, 스트레스에 가장 좋은 호흡법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무엇이라도 그렇듯이 기초부터 단계단계 탄탄하게 밟아가는 것이 최상의 효과를 가장 빠르게 얻는 길입니다. 나디 쇼다나도 단순한 기초부터 매우 섬세한 고급과정까지 다양하게 수련할 수 있지만 오늘은 아주 기본적인 것을 익히겠습니다.
앉아서 엉덩이의 좌우 균형을 유념하고 척추를 밑심으로 밀어올려 가지런하게 하고 고개를 들되 턱은 들리지 않게 하며
혀는 입천장이나 이뿌리에 대고 눈은 감든 뜨든 편안하게 앞을 봅니다.
몸 전체가 안정감 있는 상태로 잠시 1,2분 정도 들어오고 나가는 숨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한손은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끝을 붙여 무릎위에 올려놓고 한 손은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을 펴서 얼굴로 가져갑니다.(비쉬누 무드라)
(비쉬누 무드라)
엄지손가락으로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콧구멍으로만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10회)
넷째손가락으로 왼쪽콧구멍을 막고 오른쪽콧구멍으로만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10회)
날숨의 길이를 들숨의 2배로 해서 를 합니다. 3초 들이쉬었으면 6초를 내쉽니다.(10회)
날숨의 길이를 들숨의 2배로 해서 을 합니다. 3초 들이쉬었으면 6초를 내쉽니다.(10회)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을 반복합니다.
나디 쇼다나도 빈 속에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빈 속이란 뜻은 먹은 음식이 소화가 된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일상 생활 속에서 화가 나거나, 생각이 많아서 복잡하거나, 피곤해서 지쳤을 때, 걸으면서라도 잠시 해보시길 권합니다. 등산할 때 산길을 걷다 잠시 멈추어 나디 쇼다나를 해보세요. 가슴이 시원해지고 기운이 금방 청량하게 정돈되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저는 양재천변을 느리게 달릴 때가 더러 있는데 직접 콧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지는 않지만 달리면서 상상으로 양쪽 콧구멍으로 번갈아 가며 숨을 쉬기도 합니다.
처음 평생교육원에서 요가를 배우셨던 한 젊은 엄마의 얘기가 생각나네요. 부부싸움하고 화가 치밀기에 거실 창문쪽을 향하여 서서 나디 쇼다나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걸 본 어린 딸아이가 “엄마 뭐하는 거야? ” 하고 묻길래 “요가하는 거야” 하니까 딸아이가 “콧구멍을 후비는 것이 요가야?” 해서 그냥 웃고 말았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 알려드린 호흡법을 꾸준히 (열심히가 아니라)하신 분들께만^^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나디 쇼다나를 알려드리렵니다.
수 만가지 요가 자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기운의 통로를 즉시 열어주는 자세들은 균형자세와 비틀기 계통의 자세들입니다(코가 막혔을 때 하면 코가 뚤립니다). 하나의 아사나에서 힘과 균형과 비틀기 효과를 함께 얻어낼 수 있는 자세를 보우너스로 드리며 마무리합니다.
비틀기 삼각 자세
(아이들은 특히 다리심이 없고 균형감각이 많지 않아 하기 어려워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오래시키지 말고 짧게 반복하게 하세요)
서서 두 다리를 넓게 벌리고 양 팔을 옆으로 쭉 뻗고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돌려놓고, 왼발도 오른쪽으로 60도 정도 돌려놓고
숨을 내쉬며 몸통을 비틀어 왼쪽 손바닥을 오른발 새끼발가락 바깥쪽 옆에 놓고(힘들면 엄지발가락 옆에 놓거나 무릎을 살짝 구부려 보세요)
오른팔을 왼팔과 일직선이 되게 위로 쭉 뻗어 눈은 뻗은 손을 보고
목은 들어 쭉 뻗고, 골반과 가슴을 활짝 열고 펴서 바닥과 수직이 되게 하고
몸 전체를 느끼며(힌 명주에 골고루 물이 들게 하듯이) 헛심 빼고, 몸의 소리 들으며 숨 느끼며 편한 만큼 유지하다
발바닥으로 허벅지를 밀어 올리듯, 허벅지와 아랫배의 힘으로 정면으로 돌아와 이완한 후에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합니다.
하시고 난 뒤에 잠시라도 형편따라 이완하시면서 몸마음의 여운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시리라 믿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나디 쇼다나 업그레이드 버전과 밑심좋은 엄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댓글 편안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