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시입니다. 신춘문예에 이렇게 짧은 시도 당선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반드시 어마어마한 감동을 전해주어야 합니다. '군함처럼 큰 발'은 든든하다는 말이죠. 왠지 발이 큰 사람은 듬직해 보이잖아요. 큰 키에 약간 어깨가 구부정한 아버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버지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야말로 낭떠러지에 있는 느낌이죠. 조금이라도 뒷발을 잘못 디디면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아버지 그 큰 발로 오두막집을 옮깁니다. 누군가 병이 들면 두세 사람이 붙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 병간호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빈자리만큼 다른 이들이 채워야 하는 거죠. 아마도 물질적으로도 힘들 겁니다. 병원비는 차치하고라도 나머지 남아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마음은 마음대로 아프고 돈은 돈대로 쓰이는 거죠. 아버지는 든든하게 어머니를 돌보십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 아버지는 어머니를 많이 고생시키셨나 봐요. 어머니는 '죽어줄까 말까' 아버지를 놀립니다. 그래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간호하시는 걸 보면 서로 매우 사랑하시나 봅니다. 죽음은 확실한 명제입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거죠. 어머니는 사랑스러운 아기도 되었다가 포근한 엄마도 되었다가 합니다. 아버지에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죠. 의술이 발달했으니 어머니가 꼭 회복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