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이원반도에 조성된 솔향기길은 이름 그대로 소나무 숲길이다.
1코스는 만대항에서 꾸지나무골 해변까지 약 10.2km이다.
태안반도의 세월과 풍광이 이어지고, 걷는 내내 여유로운 걷기 여행에 심취할 수 있다.
솔향기길 1코스 해안은 2007년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아픔이 있었던 곳이다.
방제작업에 나선 120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보은의 길이기도 하다.
태안군의 북쪽 끝에 이원반도가 있다.
서해바다와 가로림만 사이에 북으로 길쭉하게 돌출한 땅이다.
이곳에 총 5개 코스 51.4km에 이르는 해안산책로 '솔향기길'이 조성되었다.
우리는 1코스, 만대항에서 남쪽 꾸지나무골 해변까지 약 10.2km를 걸었다.
만대항
전주에서 07시 30분에 출발하여 약 3시간 만에 만대항에 도착하였다.
만대(萬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 곳’이라는 뜻이다.
시쳇말로 ‘가다가다 그만 가고 만대’라는 말처럼 태안반도 북쪽 가로림만 끝자락에 있다.
야, 출발이다
솔향기길은 아름다운 해안가와 솔숲길을 연결한 도보 중심의 길이다,
피톤치드 그윽한 솔향과 바다내음 숲소리와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출발에 앞서 38명의 회원들이 함께 모여 "화이팅!"을 외쳤다.
솔향기길은 이름 그대로 소나무 숲길이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조성된 자드락길이다.
바다와 동행하는 나무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삼형제바위(1)
작은 앙뗑이를 넘어서니 삼형제바위가 나타났다
삼형제가 다정하게 어깨를 맞대고 있는 형상으로 보였다
‘앙뗑이’는 이 지방 고유의 말로 경사가 급한 길을 의미한다.
원숭이 네 마리
네 명의 원숭이띠 친구들이 한데 모였다.
삼형제바위 앞에서 사형제바위가 되었다.ㅎㅎ
삼형제바위(2)
보는 장소에 따라 하나로도 보이고 둘로도 보이며 셋으로도 보인다.
삼형제가 서로 감싸 주고 의좋고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의좋은 삼형제 바위로 알려져 있다.
갈매기들
이 갈매기들은 쉬고 있는 걸까?
다가오는 물고기들을 노리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낯선 이방인들을 경계하고 있는 갈까?
당봉전망대
붉은앙뗑이, 새막금쉼터를 지나 당봉전망대이다.
옛날엔 이곳에 넓은 바위가 있어 제사상을 차려놓고 풍어제를 지냈다고 한다.
지금은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를 한다고 한다
회목쟁이
바다에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좁고 잘록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솔향기길에는 토속적인 이름을 가진 지명들이 많다.
소나무숲길
솔향기길은 이름 그대로 소나무 숲길이다.
뭍과 바다의 경계 위에 만들어진 길이다.
오르내림이 수없이 반복되어 여간 힘든 길이 아니다.
서해랑길
솔향기길은 서해랑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인천 강화를 연결하는 길이다
109개 코스 1,800km의 걷기여행길...우리도 도전해볼 계획이다
가마봉전망대
썰물때 갯바위 모양이 마치 가마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눈길을 끄는 곡괭이를 든 사람의 조형물이 있다.
그는 다름 아닌 솔향기길 산파 역할을 해낸 차윤천님이다.
3년여에 걸쳐 길을 다듬어 지금의 솔향기길이 탄생되었다.
점심식사
땀을 어찌나 많이 흘렸던지 다리에 쥐가 났다.
가마봉전망대 그늘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였다.
얼음맥주, 빨간 딱지 소주, 굼벵이술이 원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곳 바다는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항로이다
대형 유조선과 화물선이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
여(餘)섬
여섬은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만 약 200m의 길로 육지와 연결되는 작은 섬이다.
이원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섬은 모두 육지가 되고 단 하나 남아있는 섬이다.
옛날 선인들이 이 섬이 유일하게 남게 될 것을 예견하고 남을 여(餘)자를 붙였다...놀랍다
여섬의 여인
굴껍질이 다닥다닥 붙은 바위를 건너 여섬에 들어갔다.
여섬에는 하아얀 굴껍질이 두텁게 쌓여 있어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먼 하늘을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는 여섬의 여인이 범상치 않다.
카페 해랑해
전망좋은 카페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냉커피를 마셨다.
그러나...냉커피 한 잔에 1만원이니 함부로 들어갈 일이 아니다
심 카타리나의 귀에 벌레가 들어가 응급처치를 받은 걸로 위안을 삼았다.
용난굴
옛날에 용이 나와 승천한 곳이라 하여 '용난굴'이라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간조 시에만 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우린 운이 좋았다
망부석
용난굴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날만을 기다리며 오손도손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한 마리만이 승천하게 되고, 다른 한 마리는 끝내 승천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만다.
승천하지 못한 용은 울분을 참지 못한 채 피를 토하고 죽으면서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바위가 용난굴 앞에 있는 망부석이다.
해와송(海臥松)
해와송은 바다에 누워 사는 약 100년 된 소나무다.
밀물 때면 바닷물에 잠긴다고 하니 참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고사 직전의 이 소나무를 정성으로 가꾸어서 솔향기길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와랑창 전망대
와랑창 전망대에서 와랑창 부딪치는 파도와 독수리 바위 비경을 만난다.
파도가 치면 ‘와랑와랑’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서 ‘와랑창’이라 부른다.
근거 있는 이야기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와랑창이 온양온천까지 뚫려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카페 SOL PINO
바다와 인접한 멋진 카페 SOL PINO를 만났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멋스러운 조경이 눈길을 끌었다.
예쁜 여주인이 쉬어 가라고 해서 들어가서 앉았다
냉커피를 마시다
그냥 나오기가 미안해서 냉커피 두 잔을 시켰다.
약간의 빵과 비스켓이 곁들여 나왔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린 탓으로 행복하게 마셨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서 길고 힘든 여정을 마무리하였다.
이곳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의 가장 북쪽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꾸지뽕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곳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첫댓글 고온다습하여 온 몸이 땀으로 절었지만
동행하는 발걸음의 힘으로 무사히 마쳤네요
산행기 읽으며 새록 새록 ~ 그 날의 풍광 다시 음미 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