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진한 국군과 유엔군은 3.8선을 넘어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 입성했다. 그때 북한 지원군으로 중공군 30만 대군이 압록강을 건너왔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모든 전선에서 격렬하게 피의 격전이 벌어졌다. 국군과 유엔군은 작전상 후퇴한다. 1.4 후퇴다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3.8선 지역에서 서로 대치한다.
정전 회담이 시작되었다. 북한은 불리하면 회담을 하자고 한다. 공산주의 수법인 지연전술에 회담은 지연되고 있다. 57 |
북한군은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자 그해 6월경 총공세를 했다. 전선에서는 다시 격렬하게 전투가 벌어졌다. 국군과 유엔군은 현3.8선 지역으로 후퇴한다.
작전상 후퇴해도 질서를 유지하면서 체계적으로 후퇴해야 한다. 뒤에서 북한군의 '딱콩딱콩' 총소리 들리면 병사들은 방향을 잃고 사방을 흩어진다.
후퇴하던 어느날 오후이다. 후퇴하던 아군병사들을 만났다. 같이 걸었다. 병사들은 배 고프고, 많이 지쳤다. 잠시 개울가에서 쉬고 있는 그대 갑자기 북한군 둘이 나타났다.
따발총을 들고 '동무들', 김일성...하면서 연설을 한다. 우리는 모두 하얗게 넋을 잃고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절명의 위기의 순간이다. 꼼짝없이 모두 손 들고 58
|
북한군에 생포될 위기다.
그때 용감한 김 상사가 뭐야! 소리치면서 M2 소총을 난사한다. 북한군이 쓰러진다. 김 상사의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나를 따르세요. 그때서야 우리는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 허겁지겁 일어나서 김 상사를 따랐다. 앞의 산 언덕을 향해 가파른 고개를 올랐다. 거다가 지쳐 쓰러지면 '야 너 죽어 일어나' 하면서 손잡아 일으켜 주기도 한다. 정말 힘들게 산 고지에 도착했다. 병사들 모두 지쳐서 쓰러졌다. 그 고개가 강릉 대관령 고개다. 그때 앞에 뭔가 보인다. 중무장을 한 미군이 오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미군과 교대하고 수색대는 강릉 북쪽으로 이동 했다.
59 |
다시 생각해 본다. 그때 나는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구사일생으로 다시 살아난 순간이다. 그때 내가 북한군에 생포되었다면?
나는 북한에서 남한으로 월남했다. 그리고 남한 군인으로 인민군와 싸우고 있으니 나는 북한에서는 반동분자요. 대역 죄언이다. 북한에 남아 있었으면 공산당에 의해서 즉결심판을 받고 총살 당했을 것이다.
오늘 나는 떨리는 손으로 병사의 일기를 쓴다. 역시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산다.' 명인이다. 6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