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먹고 싶다. 복지리(맑은탕)
맑고 개운한 복지리. 한양 예전 청와대 앞태진복집에서는 복을 지리로만 끓인다.
매운탕은 내지 않는다. 이한동, 고건, 김황식 삼성, 구본무, GS, LG, 두산 등
재계 분들 기타 등등 유명 인사들의 단골 복집으로 35년째 영업 중이란다.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 중국 소동파는 복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통의동 골목에 있는 ‘태진복집’은 이 치명적인 맛의 주인공 복어를 가장 잘하는 식당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1988년 탁자 다섯 개에 불과한 10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해 오로지
복 하나만으로 역대 국무총리, 장관, 재벌 총수, 국회의원, 병원장, 법조인, 국민 배우 등
유명·유력 인사들을 단골로 수두룩하게 거느리며 35년째 영업 중이란다.
그 비결이 궁금하던차 마침 이날 여기서 식사 중이던 인요한
연세대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25년 단골”이라며 인터뷰를 자청했다.
“복지리(맑은탕)가 그렇게 맛있어. 복 튀김은 지구상에서 제일 맛있어.
명이나물에 싸 먹는 맛이 그렇게 좋아. 다른 집 가면 계속 실망해.
재료를 뭘 쓰는지 몰라도 맛이 달라요. 나가 편견이 좀 심하제(웃음)?”
한덕수 총리도 얼마 전 오셨단다. 지난 문재인 정권, 현 윤석열 정권 등
정치인들도 좌우 관계없이 다 온다고... 노주현씨, 일용이 엄마(김수미) 등
유명 배우들도 단골이란다.
태진복집에서는 1㎏짜리 자연산 참복만 쓴다네.
허름하지만 가격은 세다. 지리가 1인분 4만5000원, 튀김은 9만·14만원이나 한다.
예약을 미리 해야 하는 복어회는 시가로 받는다. 최고 수준의 식재료만 사용하는
고집 때문이다. 매운탕은 손님이 부탁해도 안 끓여준다.
복어는 까치복·검복·은복·밀복 등 다양하지만, 흔히 참복이라 부르는 자주복이 가장 맛있다.
그래서 참복 중에서도 1kg짜리만 골라 쓴다. 더 커도 고기(복어)가 늙어서 질기고, 그보다
작으면 맛이 덜하다. 양식 복어는 800g 이상 키우는 경우가 드물다. 채산성이 떨어져서다.
원양에서 잡아 급속 냉동한 참복 1년 치를 선금 주고 확보해둔다. 복어를 잡다 보면
크기와 종류가 뒤섞이기 마련이다. 납품업체에 돈을 더 주고 1kg짜리만 골라서 받는다.
복어의 맹독 테트로도톡신은 특정 해조류를 먹어서 생성된다고 한다.
양식은 사료만 먹여 키우니 당연히 맹독이 생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산 복어는 더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물론 미식가들은
테트로도톡신이 극소량 남아 있는 복어를 먹었을 때 입술이
얼얼하달까 찌르르한 느낌을 즐긴다지만. 지랄...
소동파가‘천계(天界)의 옥찬(玉饌)’이라고 상찬한 건
봄에 산란하러 강으로 올라오는 황복이었다.
예전엔 아카시아꽃 필 무렵 황복을 냈다. 최근엔 거의 멸종 수준이라
물량 확보가 어렵다. 경기도 문산에 가면 양식을 하기도 하지만
양식 황복은 맛이 차이 나서 쓰지 않는다.
매운탕은 복어 품질이 좀 떨어지거나 다른 복어를 써도 양념 때문에 잘 모른다.
지리는 복어의 종류, 선도가 완전히 드러난다. 속일 수가 없다. 좋은 복어를 써야만 한다.
반대로 좋은 복어를 양념 맛으로 가리기가 아깝기도 하다.
지리를 끓일 때 다시마, 가쓰오부시, 양파, 배추, 대파, 약간의 다진 마늘만으로 뽑은
육수를 쓴다. 멸치로 육수 내는데, 그렇게 하면 멸치 풍미에 복이 가려질 수 있다.
담백하고 비린내 없는 복어 특유의 풍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살은 딱딱하달 만큼
쫄깃하다.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과 단맛을 내는 글리신, 알라닌, 타우린 성분이
더해져 국물에서 설탕을 넣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단맛이 난다.
복튀김도 독특하다. 일식당에선 일반적으로 복어에 튀김옷을 입히지만,
전분과 달걀노른자를 최소량만 버무려 튀겨야 진짜다.
그걸 울릉도 자연산 명이나물 장아찌를 곁들여 낸다.
짭조름한 명이로 복튀김을 돌돌 말듯 싸 먹는다. 맛의 조화가 색다르다.
반찬처럼 내는 복껍질 무침도 탱탱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