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10. 저녁에 홍천에 도착하여 외사촌이 운영하는 맥주집에서 시인의 포스가 뚝뚝 떨어지는 김영희 시인님을 만났다.
부대찌게와 맥주값을 선배님이 내주셨다. 이런, 이런~~~
선배님은 아직 하이힐을 신으실 정도로 건강하셨고, 사귀면 사귈수록 진국일 거란 인간미가 풍겼다.
또 보고 싶은 분이다. 다음엔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 가야겠다.
밤에 홍천강가에서 노숙(?)을 하고...
강물이 따뜻했다.
비가 좀 왔으나 텐트는 끄떡 없었다.
이튿날 일어나자마자 동면 수타사를 향해 출발~~~
아직 새벽인데, 물이 넉넉한 공작산 자락에 안겨있는 수타사...
오랫만에 와 본 수타사는 홍천군 생태숲 조성으로 온갖 식물들을 보며 호젓한 산책을 할 수 있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최고의 절로 변신해 있었다.
근데 웬 친근한 너털 웃음과 목소리? 아뿔사. 우리 셋째 오라버니였다. 전날 초등 동창회를 수타사 근처서 하신다더니...
몇 년 전에도 우리 남매는 서해안 도비도에서 새벽산책때 오늘처럼 우연히 만났었다. 넘 반가웠다. ㅎㅎ
이어 공작산의 발치를 돌아 노천 저수지 등산로 입구 정자에서 아침으로 라면 한개를 끓여 먹었다. 맛이 쥑이더군...
도관터 당무를 지나니 환섭이 말마따나 진짜 우리모교인 분교가 없어지고 터만 남았더라... 섭섭~~
이어 내가 3년 남짓 다녔던 폐교 군평초교를 방문, 청운의 뜻을 품으라는 소나무는 100세도 넘은 모습으로 우릴 반겨주었다.
무슨 아카데미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폐업중...이어 동열이네 동네 허브랜드에 가서 허브향기를 원없이 마셨다.
내려오는 길에 영한이 고향 군둘에 갔다. 긴 골짜기였다. 민가가 한두 집 있을까? 그래도 농사짓는 모습이 있어 다행스러웠다. 이어 담연밭에 내려와 처음으로 아랫마을, 건넛마을에 가보니...팬션들이 들어서고 상전벽해였다.
시스템 면역 서울대 연구소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더군...옛날 양수네, 병식이네, 명자네, 부순네 집터에...
설악산을 옮겨다 놓은 것 같았던 선바위의 절경은 나무들이 자라 살찐 여인네의 몸처럼 두루뭉실해져 있었다.
아쉽다. 나무를 자라지 말라 할 수도 없고 쳐낼 수도 없고...
하늘빛과 나뭇잎이 드러워 옥색을 이룬 깊은 물가에 텐트를 치고 다슬기도 잡고 점심이 너무 맛았어서 두번이나 지어먹고 집으로 왔다. 오늘 길에 향숙이네집에 들러 밀린 조의금을 전달하고 나무에서 따서 주는 싱싱한 자두, 호박, 조선 고추,아삭이 고추를 얻어가지고 왔다.
오고가는 길 차는 밀렸어도 찾아갈 고향과 만날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여행이었다. ㅎㅎ
첫댓글 추억과함께한 좋은여행이였구나.
잘 지내지? 천렵날 보자...ㅋㅋ
행복한 여행이었다니 다행이고~~ 내는 가끔 돌아볼 때마다 아쉬움이 자꾸들어~ 군업, 당무, 군평 초교 모두 폐교가 되고
운동장이 쓸쓸해 보이고~ 그래도 돌아서면 또 생각나는 건 어쩔수 없는 고향이기 때문이겄지~~
조가터 너른 바위 팬션에 손권의 집이라고 씌어 있던데...장평의 그 손권인감?
그 손권하고 아무 상관 없슴, 장평 손권은 모임에도 안나오고 졸업하고 한번밖에 못 봤네
응, 난 또 들어가 인사를 하려다 참았네.ㅎㅎ
유년의 추억이 물씬 묻어나는 과거로의 여행. 넘 부럽습니다. 그곳에서 노년을 보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만...
안그래도 그럴 확률이 아주 높아요. 동면쪽도 아주 좋더군...그대의 귀향은 100%?
벌써 원추리가 그렇게 활짝 폈어.오빠도 만나고 여행도 자주하네 그러다 아주 내려오는 것 아냐.즐거운 여행 보기 좋네.
그러게 이러다 내려갈 것 같으이~~~
담에 만나면 좀 친하게 지내자. 그대의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포스~~~참 보기 좋아!
고향은 날더러 와서 살라 하네/청산도 말없이 와서 살라 하네... 가야제, 갈 수 있음 가야제, 행복한 여행 이었구나, 덕분에 나도 행복한 하루가 되겠어~^^
동면 수타사 동네 참 좋더라...그러고보니 공작산 언저리는 다 좋은 듯...용칠이는 늘 천국에 사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