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과 지엽적인 인도와의 만남으로 인도란 나라에 대한 인상을 다 얘기할 수는 당연히 없지만 틀림없이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는 아쉬움을 남기는 짧은 여행이었답니다. 방갈로르는 인도 중남부 지역에 위치한 고원지대의 도시로서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IT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으면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업지역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여행 다음 날 아침 잠깐 카페에 남긴 글처럼 공항에서 호텔까지 약 50분간의 택시 여행은 한밤 중에도 뽀얀 먼지와 새벽까지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던 경적소리, 군데군데 파여진 도로를 희미한 불빛으로 요리조리 피해가며 달렸지만 말타듯 달려 지칠 때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세워진 호사한 호텔 앞에 도달 했네요. 호텔 입구에서 두번의 트렁크 검사와 호텔 로비 입구에서의 X-Ray 검사, 금속탐지기 검사를 거쳐서야 check-in했네요. 아마도 테러에 대한 가능성과 치안문제 땜에 그런 것 같았습니다.
첫날 아침 회의를 위해 작년에 인수한 회사로 향하는 길에서 본 풍경은 어젯밤의 어둠을 고스란히 걷어낸 채 또 다시 경적과 뽀얀 먼지로 뒤 덮여 있었지요.
버스는 한 30년은 된 듯 사람들의 무게를 겨우 지탱하고 행여 사람들이 많이 탄 때는 삭은 문짝이 곧 떨어져 나갈 듯했지만 검은 피부의 인도인들에게선 그 불안한 표정도 전혀 느껴지지 않더군요. 릭샤라고 하는 택시를 많이들 이용하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아슬아슬하게 버스와 오토바이와 멀쩡한 승용차 사이와 뒤섞여 스치듯 지나가더군요. 차선은 3개인데 한 다섯줄은 되는 듯. 그러니 경적소리는 경고의 신호도 되고 땡큐의 신호도 되고 때로는 습관적인 울림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첫날 저녁은 인도 회사의 사장이 특별한 초대를 했는데요... 회의의 긴장을 풀고 심성을 가라 앉힌다는 채식주의 식당으로 안내 했답니다. 이 식당의 특징은 모든 자극적인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양파, 마늘, 고추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일체의 알코올성 음료로 판매하지 않는다네요... 정성은 고마웠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 아침 먹으러 서둘러 내려가게 만들더군요.
빠듯한 회의 일정 가운데 한번씩은 바람을 쐬줘야... 잠시 장소를 옮겨 방갈로르 근교의 산으로 향하는 길에 고속도로 변에서 만난 소모는 노인..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네요.
군데군데 높은 곳에 세워진 힌두 사원들이 심심찮게 볼 거리를 제공합니다. 늘 신에겐 좋은 것만 바치려는 지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비하면 너무 호사스럽게 지어진 것 같네요.
방갈로르는 해발 1000미터에 가까운 고원지대라 높은 온도에도 시원한 바람 때문에 별로 더위를 느끼지 못한답니다. 머리도 식힐겸 회의의 능률도 높일 겸 오른 산은 1000미터 정도 그래서 해발 2000미터 고지에서 내려다본 정경입니다. 우리나라의 시골 마을과 별로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산 정상에는 또 오래된 사원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평일이라 그나마 조용하네요.
사원 입구에는 신들에게 바칠 코코넛과 꽃을 파는 아낙네(?)가 무표정하게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도무지 표정을 잘 읽을 수가 없네요.
의미를 알 수 없는 신들의 형상을 모셔 놓은 제단은 오랜 세월의 의미만을 이방인에게 전해 주는데 그냥 스쳐가기에는 미안할 깊은 의미와 기도가 스며들어 있겠죠.
그나마 호텔을 제외하고는 가장 깨끗하게 정리된 사원주변 모습입니다. 조그만 가게 같기도 하고.. 물어볼 사람이 없어 뭔지 모른채 사진만 찍었네요.
인도하면 카레... 평범하게 먹던 점심 메뉴입니다. 난 (밀가루로 넓게 구운 빵)으로 여러 종류의 카레를 싸듯이 찍어먹는... 나흘 동안 먹은 카레가 아마도 내 평생 먹은 것 보다 많지 않을까... 대부분은 입맛에 잘 맞더군요. 매운 것도 있고 약간은 거북한 향이 나는 것도 있었지만.
마지막날 저녁은 방갈로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탄두리 식당으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풍성한 음식과 와인까지...
주방에선 요리사가 직접 탄두르에서 요리를 해 내더군요. 탄루르란 진흙으로 만들어진 가마형태의 오븐을 말하고 여기서 구워낸 요리를 탄두리하고 한답니다. 탄두리 치킨은 한국에서도 거의 대부분 인도 식당에서 인기있는 요리죠..
왼쪽부터 생선, 난, 양고기, 닭고기 모두 탄두리 요리...
여행을 위한 인도 여행을 언젠가 한번은 더 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마냥 인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으로 여행하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첫댓글 형근친구 덕분에 인도여행을 앉아서 잘 했네.
고마워. 수고 많았네.
내일보자구..
인도는 사진으로 봐도 참 신비한 느낌이 있는 나라입니다...
조각이 우찌 저리 정교하고...사람은 소박하면서도 좀 다른 세상의 사람같기도 하네요..
사람은 참 자기가 사는 세계 말고 다른 세상도 구경하고 살아야 하는데...참 보기 멋집니다 형님...터키..인도 다 아주 색다른 나라같습니다..ㅎ
개천절날 관악산에서 뵐게요...
http://durl.me/5x5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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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특산품 중에 하나가 손으로 조각한 목공예품이래. 예전 우리나라 담양의 죽공예품..뭐 이런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이제 더공업이 발달하고 잘 살게되면 정쿄한 조각품들이 특산물 목록에서 멀어지겠지.
주위에서 인도여행을 갔다오신 분들은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분들이 꽤 있던데요...특히 음식으로 인해...
형님 덕분에 인도 구경 잘 하고 갑니다.
10월이네요...많은 추억과 좋은 일만 있으시길...
다행이 묵었던 쉐라톤호텔 식당이 상당히 괜찮아서 아침은 아주 좋았고 점심 저녁은 새로운 경험의 차원에서 이것저것 맛봤는데 나에겐 괜찮더라구. 다만 물은 늘 생수로.. 심지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양치질도 수돗물로 하는 것을 권하지 않더군. 색다른 경험이었네.
작년에 부산에서 인도 관련된 연극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특이한 향의 차를 주던데, 정말 특이하더군요..ㅋ
인도음식도 이미 많이 알려져서 낯설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좋은 여행 하셨네요..
근데 인도 젊은 여성들 사진은 없네요, 인도 여성들이 미인들이 참 많다던데.. 형근형님이 인도여인들을 마다했을리는 없을것 같은데..ㅎㅎ
글찮아도 인도회사 직원 중에 상당한 미인이 있었다네. Business development manager라 나흘 동안 우리 일행과 같이했는데 아주 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미인이었지. 초상권 땜에 올리진 않았는데 자네가 혹할 타입..
나른한 오후의 인도여행 참 좋았습니다..ㅎ 이국의 생경함과 낯선 설레임~~^^
개인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인도는 다른 사람 다녀온 얘기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을듯..
저도 상문선배님 말씀처럼 신비한 느낌이 드네요...^^ 멋지게 살이 있는 인도 모습 이네요...^^
겨우 며칠간 한지역만 본 것이라 짧은 글보다 더 많은 얘기거리가 숨어있겠지..
인상적인 구경이었습니다. 감사해요~ 선배.
잘 지내지? 코트라있다 보면 인도 여행의 기회도 오지 않을까? 한국제품이 상당한 인기던데
주변과 일상을 잠시 짚어주신건데도 많은 내공을 느낄수 있네요...^^ 물이나 음식때문에 혹 속앓이를 하진 않으셨는지...
담주 거사?를 마치고 나면 제게 한잔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실수 있으시련지요...? ^^
거사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좋은 결과와 강한 인상을 심어 줄것이라 믿네.
그럼, 끝나면 한잔하세. 얘기거리가 많겠지. 벤치마킹 할것도..
대단한건 없슴다. 무사히 지나가기만... ㅎㅎ
다다음주에 연락드리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