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51년 만에 처음으로 고도지구를 전면 개편했지만...
◆ 서울시 고도제한 완화 ◆
서울시가 51년 만에 처음으로 고도지구를 전면 개편했지만 남산과 경복궁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경관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남산 주변은 일부 규제만 완화했고, 경복궁 인근은 사실상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북한산 고도제한이 걸린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현장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같은 남산 자락이라도 일률적으로 규제가 다 풀리는 건 아니다. 이 점은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관은 그대로 보존하되 규제가 지나친 부분을 이번 기회에 풀었다"며 "(지형이) 밑으로 푹 꺼진 낮은 지대는 완화할 수 있지만 높은 지대는 여전히 경관을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산은 서울을 상징하는 경관인 만큼 현재 고도제한의 기본 방향은 유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 대신 지형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높이를 세밀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산 인근에서 규제가 가장 크게 완화되는 곳은 중구 약수역 일대다. 이곳은 준주거지역인 데다 역세권이란 점을 감안해 고도제한을 기존 20m에서 지형에 따라 32~40m로 완화한다.
회현동 퇴계로 일대 준주거지역도 높이제한이 기존 20m에서 32m로 풀렸다. 중구청은 "준주거지역임에도 주변 지역과 현격한 높이 차로 토지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던 다산동 약수사거리와 회현동 퇴계로변 개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환영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구 필동은 12m에서 최고 20m로, 장충동은 20m에서 28m로 고도제한이 각각 완화된다. 용산구 후암동 일부 지역도 20m에서 28m로 높이 규제가 소폭 풀린다. 용산2가동과 이태원동에도 지형에 따라 고도제한이 완화되는 지역이 생긴다.
하지만 남산 소월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조망에 영향을 주는 지역은 12m 규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시가 남산 경관 보호에 방점을 두면서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가 재개발 과정에서 높이제한이 풀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남뉴타운 일대는 고도지구로 관리되는 곳은 아니다. 다만 남산과 가깝기 때문에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높이제한을 두고 있다. 해발고도 90m를 넘어선 안 된다는 높이 규제와 남산 7부 능선이 보여야 한다는 경사 조건 등이다. 앞서 서울시가 남산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소식에 해당 지역 역시 규제가 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 바 있다.
경복궁 주변 지역은 사실상 현재 높이규제가 유지된다. 중요문화재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일부 규제가 중복되는 지역만 소폭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