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놈들 또왔어요
김광한
30여년전 모 천주교 성당내의 레지오활동을 할때의 일이었다.지역내에 지하 셋방에 사는 양 마티아란 50대 중반의 신자가 있었는데 이 신자는 내가 설득해서 신앙을 갖게 된 사람이었다.이 사람은 원래 충청도 천안 사람인데 어머니가 천안 명물 호도과자를 개발한 분이고 돈을 많이 벌어서 서울에 몇채의 빌딩과 남대문에 공구점을 차려놓고 잘 살고 있었는데 그만 병마(病魔)가 찾아왔다.다리부터 괴사(壞死)한다는 버거스씨 병이었다.전국의 유명하다는 병원과 미국까지 가서 치료를 받았으나 이렇다할 효과가 없었고 마침내 두 다리 절단이라는 결과를 빚어서 재산도 날리고 부인은 집을 나가고 아이들과 넷이서 지하 셋방으로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다.마치 구약성경에 나오는 욥과 같은 신세가 된것이다.
그의 이야기가 지역신문에 실리자 그 지역의 목사들이 찾아왔다.그들은 올때마다 가장 값싼 라면을 두어박스 사갖고 왔는데 이것을 환자를 가운데 두고 사진찍어 교회 게시판에 전시해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가하는 선전효과를 노리는 것이엇다. 이들은 컴컴한 셋방에 얼굴을 들이밀면서 마치 천사와 같은 종교적 얼굴을 한다음 움직이지도 못하는 양씨를 일으켜 세워 안수를 한답시고 여기저기 주무르고 큰소리로 마귀야 썩 물러가라! 하면서 회초리로 마구 때리고 입에 거품을 물고 기도를 했다.
이런일을 한두번도 아니고 일주일에 여러번 겪다보니 좁은 방에 라면 상자만 쌓이고 아무런 효과가 없자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문지방 앞에 <목사와 잡상인 출입금지!>라고 써붙였다.그래도 여전히 목사들이 찾아들자 이들 식구들은 노이로제에 걸렸다.발자국 소리만 들리면 그 아들은"아버지 그놈들 또 와요!"하면서 얼른 아프다고 들어누우라고 했다." 일년후 이들, 거짓 종교인들에게 시달리다가 이사를 했다.그후 소식은 잘모른다.
한달에 한번 가는 동네 이발소가 있다.평소에는 한가하다가 주일에 잠깐 손님이 몇명있는 영세한 이발소인데 그나마 특정지역 간판을 단 이발소에 손님을 뺏겨 이 직업을 포기할까 궁리중인 서울 토배기 사람이 주인이다.이 사람은 용산 용문동에서 3대를 살았다고 한다.그래서 나와는 말이 제법 통한다.내가 가면 보던 테레비를 얼른 끈다. 뉴스만 나오면 내가 뭐라고 싫은 소리를 하기 때문이다.하루는 면도를 하기 위해 가슴에 허연 덮개를 쓰고 누워있는데 한 내 나이또래의 손님이 들어오면서 소리쳤다.
'저놈들 또 나왔네"
보아하니 뉴스를 해설하는 옆에서 거들어주는 소위 패널들이었다.그자들이 나와서 엠씨 일당의 매국행위를 탁구공 치듯 서로서로 부추겨 칭찬해주고 있었다.주인이 손님에게 얼른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그리고 한마디 했다. "저 새끼들 나오면 다들 끄라고 해요.변호사니 뭐니 하지만 죄다 빨X이 새끼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