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꽃 속에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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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 음악회 앨범
인사동'詩歌演'
(12월13일) 인사동 '우리가곡부르기' (127회)
손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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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5
24.12.13 22:0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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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몸도 맘도 차가운 겨울... 그래도 어제 인사동 '시가연' 우리가곡부르기는 열기가 가득하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한 콩설기를 준비해 인천 송도에서 부터 시가연까지 두박스씩 캐리어에 싣고 오신 교전님의 정성을 어떤 감사의 말로 전해 드릴 수 있겠는지요~
하얀눈이 하얀것은 마음이 하야니 하얗다는 노래로 하얀 마음 가득 즐거운 시간 되었습니다
여전하신 봄비님의 시낭송과 뜬금없이 불려 나와서도 즐거움으로 불러주시는 진수님, 태효님, 도경님, 응녀님, 이십초의 에피소드를 자작 수필로 들려주신 문숙님, 매직북의 마술을 보여주신 영숙님 그리고 처음 참석하신 상옥, 기용, 동근님과 함께 하신 모든 분들과 행복한 시간 만들었습니다
남은 올 한해도 잘 마무리 하시고 2025년 1월 10일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우리가곡사랑회.
행복발전소 소장
흰머리소년
손종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