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상접한 혁제를 향해
은진이 놀라 다시 어찌된 거냐고 물었다.
“작전 중에 사고가 났어요.”
“무슨.....”
혁제는
그 때 악몽을 끄집어내기가 두려운 듯 말을 하지 못했다.
☆☆☆
그러나 은진은 알아야 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얼마나 까만 밤 하얗게 지새웠던가,
“말해 봐요. 아파도...”
은진은 왜 오지 못했는지를 알고 싶었다.
“신참이 수류탄 관리를 잘 못해 막사에서 터졌어요.”
“어머. 그래서 어찌 됐어요.”
“세 명 죽고 두 명은 중상이었으나 이렇게 목숨은 건졌어요.”
“어머, 난 그런 줄도 모르고 .....”
“나쁜 놈이라고 욕 많이 했지요. ”
“예,”
☆☆☆
은진은
거짓 없이 '예'라고 대답했다.
“지금은 어디 아픈데 없나요”
“몸은 아픈데 없어요.”
“그럼, 어디가....!”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은진씨 만나기 전까진”
“왜요?”
“이런 몰골로 은진씨 앞에
나타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얼마나 기다렸다고...”
“참아 용기가 나지 않아, 많이 망서렸네요.”
☆☆☆
“제대는 언제 하셨나요.”
“국군통합병원에서 퇴원을 칠월중순에 했어요.”
“어머 제대한지 한 달 남짓이네요”
“예-에”
“어쩌면 좋아, 생사기로에 있는 사람을 내가 원망했네요.”
“은진씨는 몰랐잖아요. 몰랐으니 그럴 수 있죠”
“그래도 넘 넘 미안한 마음 이예요.”
“은진씨 지금의 저 받아 주실 수 있겠어요”
☆☆☆
“혁제씨가 어때서요.”
“반병신이 되어 있는 절 받아 주실 수 있겠어요.”
“그러지 마세요. 혁제씨!
저 그렇게 약삭빠른 여자 아니 예요.”
“무슨....”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여자 아니라고요”
“많이 두려웠어요. 그러나 한번은 만나야겠기에,
용기를 내어 찾아 왔는데. 오기를 잘 했다 싶네요.”
“잘 오셨어요. 정말 그 용기 고마워요”
“은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