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태평로
[태평로] 弔旗는 이재명도 보냈다
조선일보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3.11.15. 03:00업데이트 2023.11.15. 06:13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3/11/15/GTVFZBNW7FDLPMHEPOOWOPZPLQ/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尹취임식 참석 뿌듯해한 국군포로 김성태翁 숨져
대통령이 빈소 찾았다면 ‘국가 품격’ 높아졌을 것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귀환 국군포로(참전유공자) 고(故) 김성태 옹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2023.11.2/국가보훈부
육군 7사단 1연대 3대대 김성태 이등중사(하사)는 북한의 남침 당시 18세였다. 부상한 중대장을 업고 뛰다 박격포탄 파편에 맞아 참전 닷새 만에 인민군에게 포로로 잡혔다. 포로수용소와 교화소 3곳을 합쳐 20년 가까이 복역한 뒤 함경도 탄광으로 끌려갔다. 4차례 탈출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김 하사처럼 정전 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국군 포로는 최소 5만명이다.
북한 사회 최하위 성분이 된 이들은 감시와 차별 속에 오지의 탄광·광산에서 강제 노역에 내몰렸다. 탄광은 3교대로 24시간 돌아갔고 휴일은 한 달에 하루였다. 폭발, 붕괴 사고가 빈발해도 구조 작업은 없었다. 대를 이어 그렇게 살았다. 특작부대 구출 작전도, 남북 간 석방 교섭도 없었다.
2000년 봄 한국 대통령이 곧 방북한다는 소식이 지하 막장에도 전해졌다. 칠순이 된 포로들은 대통령과 함께 고향 갈 생각에 들떴다. 말쑥한 차림으로 부모·형제를 보겠다며 옷도 맞췄다. 한국을 너무 몰랐다. 몇 달 뒤 조선중앙TV는 남파 간첩,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벤츠 38대에 나눠 타고 평양에서 카퍼레이드하는 광경을 방송했다. 그즈음부터 국군 포로들의 탈출이 본격화했다. 귀환 국군 포로 80명 중 72명의 탈북 시기가 2000년 이후다. 4전 5기로 한국행에 성공, 2001년 8월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연병장에서 전역 신고를 한 김성태 하사도 그중 하나다.
국가 도움은 없었다. 80명 대부분이 자력 탈출이거나 지원 단체 조력을 받았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중국으로 탈출한 국군 포로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해 논란이 됐다. 돌아온 뒤에도 홀대했다. 국군 포로 등급제란 것이 있다. 강제 노역까지 ‘간접적 적대 행위’로 규정해 낮은 등급을 부여하고 지원금에 차별을 둔다. 전쟁 포로를 영웅시하는 문명국들이 귀를 의심할 일이다. 일제의 잔재다. “포로가 될 바엔 자결하라”던 도조 히데키의 ‘전진훈’(戰陣訓)식 발상이다.
김성태 예비역 하사가 보름 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작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을 구십 평생 가장 뿌듯한 일로 꼽았다. 국군의날 행사에도 초청받아 대통령과 조우했다. 이런 일을 정부의 태도 변화로 여긴 유족과 지원 단체들이 대통령 조문을 기대했을 법하다. 대통령이 빈소를 찾았다면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렸다. 제복 입은 영웅을 끝까지 예우하는 건 국가의 책무”라고 한 현충일 추념사의 울림은 더 컸을 것이다.
용산 참모들이 대통령 조문에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바쁜 대통령이 이분들 작고할 때마다 갈 순 없잖느냐”는 식이었다. 국군수도병원 빈소엔 관례대로 대통령 명의 조화(弔花)가 전달됐다. 화제가 된 것은 민주당 대표가 보낸 조기(弔旗)였다. 최초였다. 국가 품격까지 거론한 군통수권자와 안보관을 의심받아 온 사람의 예우가 결과적으로 비슷했다.
2009년 10월 29일 C-17 수송기가 카불에서 도버 공군기지로 공수해 온 전사자 유해 18구 앞에 거수경례를 붙이기 위해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헬기장에서 마린원에 탑승한 시각은 새벽 3시였다. 2011년 8월 9일에도 이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운구돼 온 전몰 장병 유해 30구에 예를 표하기 위해 몇 달간 준비한 연설을 당일 취소했다. 강한 국가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 하사의 유언은 “전우들이 잠든 국립묘지에 묻어달라”였다. 서울현충원 측은 공간 부족을 이유로 매장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유골을 화장해 봉안당에 갖다 놓았다. 서울현충원 면적은 143만㎡, 묘역만 35만㎡다. 이장(移葬)으로 생긴 공묘(空墓)도 200기가 넘는다. 고인은 생전에 “공묘도 상관없다”고 했다. 육군 현역 군인으로 적지에서 반세기를 분투한 6·25 참전 용사의 마지막 소원이다. 인색할 게 따로 있다. 생존 국군 포로는 이제 10명이다.
밥좀도
2023.11.15 05:16:28
국가를 위해 싸우고 희생한 상이용사나 전몰장병을 홀대하는 한국은 정상 국가가 아니다. 미국을 본 받아 호국 보훈 정책을 대대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
답글작성
96
0
언덕위의 하얀집
2023.11.15 06:19:20
임진각 가까운 곳에 적들의 무덤은 수없이 많이 만들어주면서 정작 전두환 전대통령의 무덤은 나라에서 외면한게 현실이다 이러면서 우리가 남이가 한다 기막힌 현실이다
답글작성
61
2
대방
2023.11.15 06:07:12
윤석열은 뭘 하냐?
답글작성
31
35
징글베르
2023.11.15 06:18:08
꿈많은 어린 나이에 끌려가셔 노인이 되어 오신 김성태님의 가슴 아픈 사연에 마음이 아프다. 부디 좋은 곳에서 안식하시길 바랍니다. 박민식 장관님 훌륭하시고 존경스럽다.
답글작성
18
1
성난애니멀
2023.11.15 06:47:47
용산 담당 참모 교체가 필요하다 국민 한분 한분이 소중한데 특히 6.25참전용사라면 돌아가실때마다 참석하시는것도 그게 무슨 엄청난 시간을 잡아 먹나? 그리고 그분들이 하루 단위로 돌아 가시는가? 어디서 되도 않는 말로 국민을 호도하려해? 시간 지나니까 니들도 좌파정권 참모들 닮아가냐? 그럴거면 그만두라고
답글작성
15
0
호랭이야
2023.11.15 06:30:52
이제부터라도 나라가 나라다운 일을 사도록 하자. 국민들이 이제 제복입은 군인들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이때 국가가 나서서 참전군인들을 예우해야할 당연한 이유가 된다. 참전군인이 없었으면 이나라가 존재할 수가 있었겠는가.
답글작성
14
0
조2
2023.11.15 06:39:41
윤석렬 대통령도 말로서 보수우파 폼만 잡지 마시고, 실질적으로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나 민간인 단 한 명이라도 구출하여 모셔오도록 노력해보세요.
답글작성
13
0
떠나는배
2023.11.15 06:44:49
과거에 군인들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었다. 군바리로 부르며 스스로 격하했다. 이제 달라져야한다. 군인은 열악한 환경에서 나라를 지키는 성직과 다름없다. 예우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 강군은 그냥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다.
답글작성
12
0
학림선생
2023.11.15 06:50:05
국립묘지는 국군묘지다! 즉 군인이 제일먼저 안장되어야 한다! 요즘들어 이상하게 변절된것 같다.
답글작성
10
0
갈렙
2023.11.15 06:56:19
이것도 저것도 아닌 윤석열 정부 지지는 해야겠는데 참 답답하고 암담하다.
답글작성
9
0
Monday65
2023.11.15 06:43:00
가슴에 닿는 한 줄이다 - 인색할 게 따로 있다!영면하소서!
답글작성
8
0
돌맹이
2023.11.15 06:33:25
후진국 대한민국의 현실임이 서글프다.
답글작성
8
0
해금강
2023.11.15 07:14:56
지금 용산에 있는 대통령이나 참모들은 개인 일정이 있으면 친척이나 친구들이나 지인의 장례식 같은데는 안가는 모양이다, 참모들이 말린다고 불참한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 이재맹이가 조기를 보내고 싶어서 보냈겠는가, 이번일은 이재명은 플러스, 윤석열은 마이너스다,
답글작성
5
0
kang8899
2023.11.15 07:24:35
국군 포로가 5만명이라 국가는 명분에만 매달리지 말고 최선을 다 하기 바란다.
답글작성
2
0
彌來韓國
2023.11.15 07:06:03
이러니 대한민국이 아직도 멀었다는거지. 한심한 용산 참모들. 이걸 과감하게 모범이 되게 간신 참모들을 박차고 조문을 안 하는 윤석열도 참 한심하다. 이래서 보수가 좌파들에게 밀리는거다.
답글작성
2
0
모앤도
2023.11.15 07:26:00
대방은 한겨례로 가라...
답글작성
1
0
소망
2023.11.15 07:15:26
민주당 같았으면 개딸들이 국힘이 보낸 조기를 박살 냈을 것이다. 이재명이 보낸 조기를 그냥 놔두는 유족 측이 돋보입니다.
답글작성
1
0
멧버들
2023.11.15 07:05:41
조문을 말린 참모놈을 당장 ?아내고 이름을 밝혀라. 아주 국가관이 되먹지 못한 놈이 감히 그 자리에ㅈ앉아 있다니. 개버린 놈은 돈이없어 서울을 못올라올거고. 당장 현충원에 모시고 안장식에 대통령은 반드시 참석하여 보수의 좌장임을 증명해야 한다. 보수라고 위장 보수는 안된다.
답글작성
1
0
Oya301
2023.11.15 07:05:36
석열... 왜그랬니...?
답글작성
1
0
임병육
2023.11.15 07:25:54
고관대작들이 왕과 함께 피신다녀 공신록 받는동안 의병들과 백의종군 하신분들이 나라를 지키는게 아직도 계속 되다니...
답글작성
0
0
미키
2023.11.15 07:22:05
이게 한심한 대한민국이지
답글작성
0
0
Bluetooth
2023.11.15 07:18:38
대통령을 동네 반장으로 부리려고 하나?
답글작성
0
0
시민언론1
2023.11.15 07:17:59
대통령옆에서 나라를 망치는구나,개아들이구나.
답글작성
0
0
최강북극한파
2023.11.15 07:10:16
국가가 이런 일에 너무 소홀하다. 예우하면 국민들이 감동한다. 가장 쉬운 일을 어렵게 하네.
답글작성
0
0
트랙터
2023.11.15 07:04:14
이게 나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