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 때는 도회지고 시골이고 간에 밥 할 때와 난방할 때 모두 땔감을
아궁이나 난로에 넣어 불을 피웠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닌 마산에서도 길거리에 장작을 실은
구루마나 화물차가 다녔고 지게에 도끼 한자루를 걸치고 골목마다 다니면서 "장작 패소!" 하고 다닌 나뭇꾼도 있었다.
전국의 산들이 땔감 나무로 대부분이 민둥산이 되었다.
그러다가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입산 금지조치가 나오고 일반 가정의 화력도 땔감에서 연탄으로 바뀌었다.
연탄을 때면서 연탄가스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군사정부에서는 민둥산을 빨리 푸르게 만들겠다고 학생들에게 아카시아 씨앗을 공출로 내라고 배당을 내어 주곤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카시아는 산림녹화사업에는 역행하는 나무라고 몇년 후에는 다시 뽑아 없애는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학교에서는 매년 학생들을 동원하여 4월5일 식목일에 학교 근처 야산에 나무를 심었다. 심고 나서 잘 가꾸어야 하는 데 일단 심는 행위로로서 일회성 퍼포먼스나 다름없었다. 뒤에 산에 올라가보면 대부분이 말라 죽어 있었다.
그래도 일부는 살아 남아 국토를 녹화하는 데 일조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외국 선박회사에 취직해서 배를 탈려고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나가면서 우리나라 산야를 내려다 보면 벌겋던 민둥산이 녹색의 숲으로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각설하고, 지난달 사직보조 경기장에서 치뤄진 재부 마산고 동창회 정기총회겸 체육대회시 우리 기수가 모인 자리에서
대머리였던 김주영이가 머리가 많이 나 있었다. 비결을 묻자 망미동 자혜병원에서 발모약을 처방 받아서 1년 반 정도 복용했더니 이렇게 머리가 많이 났다고 했다. 진찰료가 9만원인가 하고 약값이 6개월분이 20만원이라고 했다. 나도 한번 가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척추협착증 치료차 왕자맨션옆 전광남정형외과에 갔더니 탈모치료도 한다고 해서 일단 처방을 받아 약을 받아왔다. 약값이 한달분이 3만870원으로 보험적용이 안된다고 했다. 약만 먹는 것보다 두피하에 주사를 맞으면 효과가 더 있닥 해서 주사를 맞았더니 붉은 피가 흥건히 솟아 올랐다. 의사왈 농사 지을 때 밭을 갈아 엎어야 뿌리에 산소 공급이 잘돼 식물이 잘 자라는 이치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발모제는 주영이가 보여준 약과 일치했다. 전립선에 먹는 약이었는데 부작용으로 털이 많이 나서 발모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3개월 후에는 효과가 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검은콩과 검은 깨를 같이 복용하면 더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