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가르쳐준 기도문이 나옵니다.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 6 : 13) 그런데 종교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제목으로 사용하려고 차용해온 것뿐입니다. 보고 나면 누구를 대상으로 이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어려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야기보다는 보여주기에 중점을 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 관람하면 충분히 느끼고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소개한 것을 보면 이런 3 가지 특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3무 곧 대역 무, CG 무, 세트 촬영 무’입니다. 그만큼 현장감이 넘칩니다. 그리고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라는 말입니다.
요즘은 옛날처럼 선악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권선징악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제는 관객이 알아서 판단하고 처리하도록 맡긴다는 것이지요. 사실 세상사가 그렇게 흑백으로 확연하게 구분되지도 않습니다. 또한 우리 남북 대치국면의 경우처럼 빨강이냐 파랑이냐 하는 논쟁을 정부에서 분간하여 내려주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말입니다. 제작자나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관객의 생각과 판단을 주도해서는 안 되는 시대라는 말입니다. 그런 수준을 이미 지나왔습니다. 아직도 어린아이 다루듯 끌어가려 한다면 그 영화는 폭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세상을 보다 넓게 보는 안목을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청부살인을 업으로 하는 사람 ‘인남’은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생활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임무로 살해당한 자의 형제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 사람 역시 무시무시한 살인광입니다. 형을 살해한 자가 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때부터 추적이 시작됩니다.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과정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그 과정 속에 사건들이 섞입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살생 행각들이 전개됩니다. 두 사람만 등장하면 지루해집니다. 그러니 껴드는 이야기가 생깁니다. 흔히 잔혹극에서도 양념처럼 첨가되는 부모 자식 간의 정입니다. 잔인함 속에서도 감칠맛이 나지요.
인남의 과거가 잠깐 소개됩니다. 임무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집니다. 대신 풍족한 삶을 보장시켜줍니다. 그것도 타지에서. 헤어진 후 여자는 인남의 딸을 낳아 기릅니다. 전직 상사를 통하여 소식을 접하기는 하지만 서로 간의 교통은 거의 없는 듯싶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급한 소식이 들어옵니다. 잊고 살려고 했습니다. 더러운(?) 과거는 다 잊고 혼자서 저 멀리 외딴 곳으로 한가로운 여생을 보내기로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식이 있다는 사실과 그 딸이 납치를 당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본 일도 없지만 내 핏줄이라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태국으로 날아갑니다. 연락책을 만나 과정을 듣고 방법을 찾습니다.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여자는 살해되고 아이는 인신매매단에게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딸을 찾아야 합니다. 인신매매단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데 난데없는 훼방꾼이 등장합니다. 바로 형의 복수를 다짐하고 쫓아온 살인광 ‘레인’입니다. 여기저기 사고와 살인 사건이 발생하니 경찰까지 껴듭니다. 그러니 두 사람만의 전쟁(?) 아닙니다. 인남을 통해서도 기막힌 육탄전이 전개되고 레인을 통해서도 벌어집니다. 나아가 두 사람의 대면으로 벌어지는 고수들의 전투도 볼 수 있습니다. 낡은 아파트 좁은 방과 좁은 복도에서 벌어지는 난투극은 보는 이의 마음을 쫄깃하게 만듭니다.
인신매매단이 사람을 납치해 가면 도대체 그 사람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생각했습니다. 옛날에는 노예로 팔았습니다. 그 노예는 어떤 주인을 만나게 되는가에 자신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검투장 관리인이라면 검투사로 쓸 만한 노예를 구할 것이고 검투사로 만들어 사용할 것입니다. 농장주라면 자기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로 사용하겠지요. 개인 집안일을 맡길 수도 있고 바깥일을 시킬 수도 있고 각양각색으로 그에 맞게 사들여 사용했을 것입니다. 흔히 성매매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도대체 왜 납치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여기 보니 장기 매매용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욕이 절로 나왔습니다. 세상에!!
한국 어린이는 구하기도 어렵지만 대단히 고가랍니다. 이런 죽일 놈들이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도 공짜 노동력으로 사용하려 아이를 납치하는 이야기로 영화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그 정도가 아니라 아이의 몸을 떼서 판다는 것입니다. 살인이나 다를 바가 없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이 악에서 구하소서, 그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 벌어지는 두 사람의 치열한 육탄전이 많은 조연과 더불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여장 남자의 허접한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보여줍니다. 별꼴이지만 그 사람도 타국에 와서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 줄 압니다. 나쁘지 않게 끝나니까 기분 잡치지 않고 나올 수 있습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DELIVER US FROM EVIL)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입니다. ^&^
감사합니다
^&^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ㅎㅎ 복된 연휴입니다. ^&^
잘 읽고 가네요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복된 한 주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