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희망을 갈구하지만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거칠고 험한 여정이기에 주저 앉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좌절하게 된다.
상처와 그로 인한 아픔을 알면 알 수록 두려움과 망설임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절망만이 가득찬 환경 속에서는 희망이 유일한 삶의 목적이 되거나
희망에 대한 확신을 가짐으로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31살에 복싱을 하고 싶어 복싱 체육관을 두드리는 매기(힐러리 스웽크役),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않은 딸과의 관계때문에 스스로 세상과의 교감을 피하는
명 트레이너 출신의 복싱 관장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役), 복서 출신으로 프랭키의
유일한 친구로 프랭키의 체육관의 트레이너 겸 화장실 청소부 스크랩(모건 프리먼役,
사견이지만 나는 헐리우드 배우 중에서 이 모건 프리먼을 가장 존경하고 좋아한다.)이
만나 세상을 향해 내지르는 원- 투- 스트레이트 -
모든 상품을 1센트에 살 수 있는 1센트 가게에서 백만불 이상의 가치를 가진 물건을
발견한다는 <밀리언 달라 베이비>, 그러나 2005년도 아카데미 4개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긴 이 영화에서의 진정한 뜻은 가능성이 희박한 곳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는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인생과 사람에 대한 영화,
"31살된 여자가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듯, 복싱 선수를 꿈꿔서도 안돼!" - 프랭키
"31살, 이 것마저 못하게 한다면 내겐 아무 것도 없어요." - 13살 이후 지금까지 식당
종업원으로 살아 온 매기
우리의 화장실 청소부 아저씨 모건 프리먼(아카데미는 이 위대한 배우를 3번이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려 놓고 탈락 시키더니 그의 나이 68살이 되어서야 이 영화로 겨우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수여한다. 시벌) 은 시합을 앞 둔 매기에게 단순히 경기가 아닌 인생을 훈수한다.
"나라면 기회를 가진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시작을 하고 있거나, 시작을 한 후, 두려워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말할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그것으로 행복했다면 후회하지 말라고, 후회는 없다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의 말년의 출세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도 그랬듯이
이 영화에서도 영국의 계관시인 에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수'를 수차례 음송하는데
그 분위기가 또한 노년의 페이소스 짙은 은유 이상의 것이다.
나 이제 돌아가리 이니스프리의 호숫가로..
거기 나뭇가지 엮어 진흙바른 작은 오두막집 짓고
9개의 이랑에 심은 콩밭과 벌들이 윙윙대는 벌통 하나 있는
숲 속에 나 홀로 살으리.
거기서 작은 평화를 누리리라.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 이르기까지
한 밤은 온통 은은히 빛나고, 한 낮은 자주빛으로 타오르며
저녁엔 은방울 새의 날개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이제 돌아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나무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히 그 물결소리 들리네.
피나는 연습으로 매기는 시합에서 연전 연승한다. 프랭키가 선물한 가운과 복싱복 뒤에 크게
씌여진 모쿠슈라에 팬들은 매기의 주먹이 터질 때마다 모쿠슈라를 연호한다. 매기가 모쿠슈라가
무슨 의미냐고 묻자 프랭키는 시합에 이기면 가르쳐 준다고 말한다.
최후의 챔피언 매치, 매기는 이 시합을 완전히 지배하여 99% 이긴 시합을 "언제나 자기 자신을
보호하라(Always protect yourself)는 프랭키의 교훈을 잊고 잠시의 방심으로
상대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고 다운되어 일어나지 못한다. 관중들은 모 쿠슈라라고 외치고,
모쿠슈라(Mo Cuishle)- 그건 승리자에게만 주는 단어이지만, 매기가 영원히
잠들기 전에 프랭키는 매기에게 그 뜻을 전해 준다.
나의 소중한 나의 혈육(모쿠슈라) -둥~~내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은 충격!!
그대여 당신의 인생에서 밀리언 달라 베이비는 누구 입니까?
내 인생의 밀리언 달라 베이비는 어디 쯤 오고 있읍니까?
나는 누군가의 밀리언 달라 베이비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까?
첫댓글 모쿠슈라.. 의미심장하군요. 굳이 말로 하자면 '존재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전 영화를 보진 않고 평을 읽어 봤는데, 이 영화는 매기가 재기불능이 된 이후부터가 진짜라고 하더군요. 본문을 읽어 보니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네요.
영화에서는 프랭키의 입을 빌어 '게일어'라고 하는데, 예이츠의 출신이 어딘지..전제적인 영상은 블랙 톤에 가깝지요. 복싱영화라고 하지만 인간의 야성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라 앉힙니다. 원작과 각본이 좋았고, 두 노인들(프랭키와 스크랩)은 매기를 통해 그들의 꿈과 희망을 성취해 가지요. 관장인 자신의
의자에 앉아 펑크 난 양말에 삐죽 나온 발을 책상위에 올려놓은 스크랩에게 프랭키 왈, "그 발좀 당장 저리 치우지. 양말 사신으라고 준 돈을 어떻게 했어?" 하자 스크랩 왈, "걔도 바깥 세상이 그립다네.." 라는 대화에서는 늙은 부부들의 대화에서나 나올 법한 살가운 정이 뚝뚝 떨어집니다.
하하하하! 그 대사 정말 걸작이군요.
그러나 당신 곁에 행운으로 다가 온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밀리언달라 베이비입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주장합니다. 다른 이를 위해서 당신도 밀리언달라 베이비가 되라고..직장에서건 어느 조직에서건 우리 모두 '밀리언달라 베이비가 됩시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