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놓은 절경 곡강曲江과 척금대滌襟臺
-물길에 침식되어 잘려나간 곳은 깎아지른 석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강과 맞닿은 곳에 암벽이
우뚝 솟아 아름다운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굽이굽이 도는 물길. 곡강과 옷깃을 씻는다는 척금대, 먼 태곳적 일월산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거침없이 흐르던 물길이 홍림의 바위산을 만났다. 둘은 힘겨루기 하듯 힘차게 굽이치고, 막아섰다.
얼마의 세월이 흘렀을까? 그러다 더 이상 다투지 않고 세월을 빌려 약간의 바위만 드러냈고,
홍림산 또한 거꾸로 동북쪽을 터서 물길을 내주었다. 덕분에 굽은 물길 곡강이 되어 절벽과 함께
우리들 앞에 멋진 절경을 선사하고 있다.
영양읍에서 북쪽으로 2㎞지점 일월면 곡강리 앞 반변천 물길이 바로 곡강曲江이며, 옆으로 살짝
틀어서 물길이 지나도록 우뚝 솟은 암벽아래 평평한 바위가 바로 척금대다. 그래서 원래 당촌이었던
동리 이름까지 곡강으로 바뀌었다. 물길에 침식되어 잘려나간 곳은 깍아지른 석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강과 맞닿은 곳에 암벽이 우뚝 솟아 아름다운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척금대는 1692년(숙종18년) 이곳 현감縣監 정석교鄭錫僑가 이곳에서 시회詩會를 열었을 때 척금대
滌襟臺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여기에 이야기 하나가 전해져 오는데 사연은 이렇다.
산 아래로 서쪽 강줄기 따라 석대石臺가 길게 자리하고, 반석이 넓어 수 십 명이 앉아서 놀 수 있는
명소가 있다.
조선왕조 19대 숙종肅宗 임금 때 1692년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영양 현감 정석교鄭錫僑가 이곳에서
유림儒林들과 어울려 시회를 즐기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방으로 아름다운 절경과 수 백 척이나
될 듯 신비스럽게 솟아오른 병풍암은 거대한 석축을 쌓아 올린 듯 장엄하기 그지없었다.
멋들어진 풍광과 깎아지른 듯한 석벽 그 아래로 흐르는 맑은 반변천의 옥류와 푸른 창공에 구름은
두둥실 정처 없이 떠돌자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황홀감에 주체할 수 없었던 원님은
넋이 나간 듯 하여 “여기가 명산대천名山大川이라 이 강산 좋을시구!” 하며 체신도 잊은 채 윗저고리를
훌훌 벗어 한쪽에 던져두고 한 잔 술에 시詩 한 수로 주거니 받거니 만고강산 풍월을 노래하는 데 지나
가던 강바람이 심술을 부려 벗어놓은 원님의 저고리를 마파람에 낙엽 날리듯 강물 속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주위에 있던 사령들이 아연실색을 하고 물로 뛰어 들어 저고리를 건져 올린 뒤 젖어버린 옷섶을
깨끗이 빨아 햇볕에 말끔하게 말려드리자 원님은 크게 감격하여 즉석에서 이곳을 척금대라 명명하여
오늘 날까지 불리어 오고 있다.
지금도 척금대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면 반변천 맑은 물이 수백 척 반월형 석벽을 끼고 유유히 흐르고,
거울처럼 맑은 물은 물속에 헤엄치는 물고기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강가에 펼쳐진 솔밭과 깨끗한
모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여름이면 낚시하는 사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더위를 씻게 하고, 가을이면 먼 산의 타는 단풍과 알록달록 석벽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실로 하늘이 내려놓은 절경이다.
뿐만 아니다. 곡강리에는 척금대 외에도 곡강팔경曲江八景이라 하여 약수천과 지석암 등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곡강과 척금대는 영양군 일월면 곡강리를 흐르는 반변천 주변을 말한다.
곡강 8경 曲江八景
제1경 척금대滌襟臺
척금대 아래로 징검다리 밟아보면 외로운 대와 솔이 노랫자락을 타네.
00위로 00들이 펼쳐진 곳에 00의 00들은 흡사 구슬을 흩었구나.
바람 밝은 기슭에 올라 지팡이 던졌더니 달 비친 찬을 보며 00를 즐기도다.
자연의 00속에 000 0했으니 00의 00을 000로 울리리라.
제2경 여기봉女妓峰
여기봉이 거듭함은 00에 유명하여 詩人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리라.
버드나무 잎들이 여름비에 얼굴을 씻고 00의 꽃들은 봄바람에 치장하네.
깊은 밤에 비친 달은 삼경의 모습인데 저녁에 지나는 얕은 구름이 띠를 둘렀네.
조용하고 한가하게 天地 속에 우뚝 서니 四時의 00는 눈을 맑게 열어주는구나.
제3경 병풍암屛風巖
층 이룬 바위에 몇 폭의 그림병풍을 펼치고 푸른 나무에 단풍 들어 좌우에 빛이 난다.
높은 봉우리 겹겹이 둘러싼 싶은 골은 한 마을의 아름다운 울타리 되었구나.
00벌에 흐르는 물이 모래와 돌을 밝게 하니 女0의 여러 0이 구슬인 양 즐기네.
늦게야 그윽이 이는 0을 00한 곳에 기대어 틈나는 날 누구와 함께 술잔을 띄울고.
제4경 반월산半月山
한가한 틈을 타서 서쪽 길로 올라가면 달 같은 한 조각 오랫동안지지 않는구나.
00 길 0을 따라도 모두가 내 빛인데 00속의 토끼는 누굴 위해 춤을 추나.
밝도 않고 희도 않고 둥글지도 않는 것이 이지러지고 무너지지도 안고 움직이지도 않네.
예로부터 조용한 山의 구름안개 속을 하늘이 00를 좋아하여 베풀어주었구나.
제5경 배나물골梨0谷
빈 山을 빌러가서 三春에 갚으려고 배나무 가지마다 꽃이 만발하는구나.
때 맞춘 비에 푸른 잎과 많은 열매가 햇빛을 얻으려고 흰 꽃을 인도하네
風林을 00하니 가는 00 잊게 되고 00 따라 놀다보니 세월만 가버렸네.
깊고 깊은 골 입구의 우거진 그늘 아래엔 스스로 오고 가는 00한 한 사람 있도다.
제6경 동만곡桐晩谷
오동나무 우거진 골은 오래도록 보아도 봉황은 돌아오지 않고 비둘기만 홀로 있네.
우거진 잎 사이에 비 맞은 풀 쓰러지고 나뭇가지에 이는 바람소리 00같구나.
아침해는 변함없이 산 그림자로 동여매고 저녁 그늘 맑은 바람 눈 덮인 정자보다 좋구나.
뿌리 가꾼 가지에 좋은 열매 함께 여니 조용한 날 지팡이 던지고 즐겁게 놀아보자.
제7경 약수천藥水泉
서쪽 산 0 아래 약물 샘 찾아가니 물어 볼 사람 없고 새소리만 나는구나.
아침에 목욕하고 지팡이 던졌다가 저녁에 발을 씻고 거문고 앉고 돌아가네.
00의 헛된 늙은이 누구와 00하리 00이 모두 나으니 내 마음 상쾌하다.
귀 씻고 물소리 잔잔한 반석에 앉았으니 갑자기 멀리서 거센 물소리가 들리네.
제8경 바탕바위0石巖
쌍바위 평평한 돌 위에 우둑 서서 그때 누가 들어가서 도끼로 베고 다듬었던고.
평평한 모난 것을 둥근 三0으로 빼어내니 두텁고 무겁고 00하여 萬年이 지났구나.
찬 샘물로 굴 속의 푸른 이끼를 씻고 명검으로 둔한 산을 깎아 흰 얼굴로 갈았더라.
진기한 보문 모양으로 주인을 기다리는데 하늘의 조화로 구름과 노을을 가두었네.
키 작은 수풀은 돌병풍에 정성 들여 수를 놓아 둔 듯하다.
빚어낸다.
조선 숙종 때 이곳 현감 정석교가 여기서 사회를 열고, '척금대' 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가 저절로 읊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식히러 오라고 부르는 듯하다.
또 물이 오염되지 않은 반변천은 입질이 좋아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다.
있는데 경치가 빼어나 곡강8경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