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이 지나간 지리산의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없었다
노고단은 사계절 특유의 심미적인 풍광을 발산하며 세상사람들을 불러들인다.
할미단에서 노고할멈과 작별을 고하고 뱀사골로 이동하였다.
성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와운마을 천년송 아래서 지리산 생막걸리를 마셨다.
성삼재
전주에서 아침 7시 반에 출발하여 9시 무렵에 성삼재에 당도하였다
성삼재의 청량한 바람은 더위에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주었다.
무넹기
무넹기는 ‘물을 넘긴다’는 뜻.
1929년 전남 구례군 마산면에 큰 저수지를 준공했는데 물 유입량이 적었다.
주민들은 이듬해 전북 남원 달궁 쪽으로 내려가는 물줄기를 구례 화엄사계곡으로 돌렸다.
노고단대피소
성삼재 출발 50여분만에 노고단 대피소에 닿는다.
건물 앞에 이 산의 상징인 마고할미 형상이 세워져 있다.
대피소를 새로 짓느라고 어수선하였다.
노고단 가는 길(1)
노고단 올라가는 데크길은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가 계절마다 피어나는 곳이다
이곳은 '천상의 화원'을 이루는 곳인데...약간 늦은 감이 있다.
노고단 가는 길(2)
노고단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아고산대 초원 지대다.
태풍 '카눈'이 휩쓸고 간 하늘이 곱고 고왔다.
여인들의 미소가 흩뿌려지니 더욱 상큼하였다.
노고단의 들꽃
들꽃들은 하느님이 손수 키운 꽃이다
그래서 색이 더욱 곱고 사랑스럽다
둥근이질풀, 노루오줌풀, 짚신나물, 원추리가 반겨주었다
섬진강이 보인다
노고단 전망대에 올라서니 구례와 섬진강이 보인다
피아골계곡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서늘하다
이곳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노고단(1507m )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더불어 지리산의 3대 주봉이다
산정부에 광활한 고원이 펼쳐져서 부근이 좋은 피서지를 이루었다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서양 사람들의 별장지가 되었다.
노고단(老姑壇)
지리산은 먼 옛날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져 왔다.
산신령이라고 하면 대부분 흰 수염이 난 할아버지를 생각하기 쉬운데...
지리산의 산신령은 선도성모(仙桃聖母) 혹은 노고할머니라고 불리는 여성이다.
노고단은 노고할머니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다
점심 식사
노고단에서 내려와 그늘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정성이 가득한 도시락을 펼치니 진수성찬을 이룬다
회장님이 얼려온 카스맥주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신부 화장을 하다
고원에서 신부 화장(?)을 하신다
신부님이 기다리시는 신부는 어디에 계시는지...?
하느님께서 아셨으니 좋은 소식이 오리라 믿는다 ㅎㅎ
뱀사골로 이동하다
노고단을 떠나 뱀사골로 이동하였다.
뱀사골은 반야봉에서 반선까지 흘러내리는 곳에 위치한 14km 계곡이다
깊은 산기슭의 맑고 깨끗한 물줄기는 우리나라의 으뜸 물줄기로 알려졌다.
신선길로 접어들다
뱀사골 트레킹로를 '신선길'이라 명명하였다
이 길로 들어거면 모두가 신선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신선길은 물길을 따라 나무 데크로 조성되어 걷기에 매우 편하다.
뱀사골의 유래
송림사라는 절에서 매년 7월 백중날 스님 한 명을 신선바위에서 기도하게 했다.
그런데 스님들은 모두 다음날 사라졌다.
이걸 기이하게 여긴 한 스님이 그해에 뽑힌 스님 옷자락에 독약을 묻혔다
날이 밝고 신선바위에 가니 이무기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뱃속에는 스님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곳은 뱀이 죽은 골짜기라는 의미의 뱀사골이 되었다고 한다.
돗소
푸른 물이 담겨 있는 큰 소와 작은 소가 번갈아가며 발밑으로 지나간다.
재미있는 소 이름 하나...옛 사람들에게도 멧돼지가 멱을 감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던 모양이다.
그래서 돼지의 지방어 ‘돗’을 써서 ‘돗소’라고 부르고 있다.
석실(石室)
빨치산들이 소식지 및 사상교육 자료를 인쇄하는 곳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커다란 바위 아래로 꽤나 커다란 공간이 보인다
지리산은 곳곳에 우리 현대사의 슬픈 상처를 품고 있다.
오룡대
와운골과 뱀사골 원류가 합수되는 곳에 큰 바위가 계곡을 굽어보고 있다.
마치 용이 승천하려고 머리를 흔들며 몸부림치는 모양같다 하여 '오룡대'라 부른다.
바위 상단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경이롭다
부부소나무
와운교를 건너 와운마을로 올라간다
마을 입구에 '부부소나무'라고 표기한 소나무가 보인다
이들 부부(?)의 함박웃음이 소나무보다 아름답다 ㅋ
천년송(천연기념물 424호)
와운마을에 있는 천년송이라고 부르는 명품소나무(천연기념물 424호)
이 소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삶에 깊이 자리 잡은 수호신이자 동산목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할매송'이라 부르고 있다.
나는 이렇게 신령스런 기운이 감도는 소나무를 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 소나무
할매송에서 조금 위에 약간 규모가 작은 소나무가 있다
주민들은 이 소나무를 한아시(할아버지)송이라부르고 있다
와운마을(臥雲)
해발 800m에 위치한 ‘구름도 누워 가는’ 와운마을이다.
일명 '눈골' 또는 '누운골'이라고 불리지고 있다.
한국전쟁 빨치산 토벌작전 때 지리산이 공비의 소굴이 되었다
그래서 전 주민이 피난 이주했다가 1954년 수복과 함께 다시 입주했다.
이제는 마을 전체가 관광지화 되어서 '와인(臥人)마을'이 돼 버렸다.
막걸리를 마시다
가장 운치가 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막걸리를 마셨다
안주는 감자전과 도토리묵..
땀을 흠뻑 흘리고 마시는 고원의 막걸리는 보약이었다.
반선마을(半仙)
신선이 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던 스님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반절쯤 신선이 되었다 하여 반선(半仙)이라 하였다
그러나 ...마을의 형세로 보아 반선(半仙)이 신선되기는 틀린 것 같다
첫댓글 하늘빛과 물빛, 물소리, 생막걸리에 취한 하루~
동생과 동행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