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어메)
겨울 새벽 장작불 부치며
밥짖는 냄새
동네마다 아스라히 피어오르던 뒤산의 자욱한 연기
된장찌게 시래기국 냄새가
마을을 장식하던 어린시절.
맛깔스럽게 익어가는
김치가 제맛을 내는 한겨울
집집마다 먹거리의 메뉴가 비슷비슷하지
삼팔 5일장 점촌장날이 되면 자반고등어 구이 냄새가
골목길을 덮었고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더 크게 들리고
늦가을 주렁주렁 엮어 달아둔
무우 배추시래기가 반쯤 줄어들때
귀하게 맛볼수 있었던 자반고등어 구이맛은 잊을수가 없지
자식들 먼져 챙기고나면
어머님 밥그릇
생선한토막 올리지 못한 세월이였고
비려서 싫으시다던
그말을 그때는 믿었으며
어머님은 비린생선을
싫어하시는 줄만 알았지
철없는 자식들은
제몫 챙기기에 바빴고
어머님의 초라한 밥그릇은
늘 그랫듯이
그것이 당연한 어머님의
밥상으로 당연하게 생각했었지
늦은 밤까지 다음날
아이들이 신을 구멍난 양말
꿰메는 겨울밤은
살을 파고드는 추위에
어머님의 온기로 포근했고
어머님의 무릎베고
누워 들려주시던
구성진 가요 한자락으로
삶의 고달픔
털어버리시던 날들이 선명했네
꽁꽁 얼음깨고
발갛게 달아오른 손
겨울냇가에,힘찬 방망이질은
어머님의 자식 사랑뿐이었고
자식앞에 두려운게 없으시던
고고한 사랑을 가슴 미어지게 새겨보면서
장년이 된 지금
되돌아보니
어메의 손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생각할때마다 효심 못한
불효자식
가슴이 메워지는구나
~~~~~황소~~~~~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농촌어메
황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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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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