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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비 年1조,
방치땐 40조까지
질병으로 인정 ‘비만과의 전쟁’ 선포해야
한국인 복부비만 심각… 사망률 훨씬 높아
국내 성인 비만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도 급격하게 증가해 20세 미만의 10~15%가
비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 이용 등 생활습관의 변화, 패스트푸드 등 음식문화의 변화, 지나친 음주 문화 등으로 성인에서만
매년 40여만명식 비만인구가 증가한 결과다.
가장 최근 행해진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30.6%가 비만 환자로 밝혀졌다. 또 36.2%가 복부비만 환자다. <그래프> 2005년의 비만율은 2001년 당시보다 2~3%포인트 높아졌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 성인 65% 정도가 비만인 미국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프랑스 등 서구 국가 수준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했음이 수치로 증명된 것이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뇌졸중, 관절염 등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며, 그 밖에 신장병, 유방암, 조기폐경 등을 일으켜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비만을 방치할 경우 천문학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가 199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만과 비만 합병증으로 인한 전체 사회경제적 비용은 1조17억원이었다. 1998년 현재 GDP(국내총생산)의 0.25%, 국민 전체 의료비의 4.9%에 달했다. 이 자료는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산한 거의 유일한 국내 자료다. 1998~2005년 동안의 폭발적인 비만 인구 증가, 치료비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는 1조5000억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들고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진단이다. 1998년 당시 성인 비만 비율은 25% 수준이었다. 미국의 경우 2000년 비만으로 인한 직접 비용만 1170억달러(약 120조원)며 간접비용까지 합하면 2000억달러(약 200조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비만에 대한 국가적인 대책이 없이 미국 추세를 따라 간다면 비만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최대 40조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한국인은 내장에 지방이 많은 복부비만형이기 때문에 체질량 지수(BMI)가 25만 넘어도 30이 넘는 서양인 비만환자와 사망률이 비슷하다는 것이 10년에 걸친 추적검사를 통해 밝혀졌다” 고 말했다.
‘비만 전쟁’을 위해선 우선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이를 퇴치하기 위한 범국민적 캠페인이 진행돼야 한다고 의학자들은 강조한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영설 교수는 “국민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캠페인이 지금 당장 전개돼야 하며,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연결되는 고리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이종구 건강증진국장은 “비만이 21세기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역병(疫病)’이며, 범국가적인 전쟁이 시작돼야 한다는 데 정부도 인식을 같이 한다”며 “비만에 대한 장기 정책 목표를 수립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범 국민 비만 예방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 비만예방은
어떻게?
1997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세계보건기구(WHO)는 2004년 ‘비만과의 전쟁’을 전 세계에 촉구했다. 미국은 이보다
앞서 1980년대부터 이미 비만과의 전쟁을 수행해 오고 있으며, 조지 부시 대통령도 2002년 비만과의 ‘전면전(全面戰)’을
선포했다. 프랑스에선 ‘비만과 과체중을 생각하는 모임’ 같은 사회단체가 앞장서서 전국적인 비만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이웃나라 일본은 ‘건강일본 21(2000~2010년)계획’에서 구체적인 비만 예방 목표를 제시했다.
전 세계가 비만 재앙에 직면하게 된 것은 현대인의 생활패턴 자체가 비만을 부르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등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데다, 자동차·컴퓨터·전화 등의 발달에 따라 활동량은 크게 감소했기 때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만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을 확 뜯어고치라고 권고한다. 구체적으로 TV보는 시간을 주 10시간 이하로 줄이기 TV는 아령 들기, 러닝머신 등 운동을 하면서 보기 가까운 거리를 걷거나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기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한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 엘리베이터나 에스칼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기 전화는 실내를 걸어다니면서 받기 정원 가꾸기, 청소 등 집안일을 자주 하기 패스트푸드 등 고칼로리 식품을 삼가하기 하루 5회 이상 과일·채소 섭취하기 등을 권하고 있다. 일산백병원 오상우 교수는 “한국 남성은 특히 지나친 음주가 복부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만큼 음주량을 줄여야 한다”며 “외식(外食)도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되므로 될 수 있으면 가정이나 구내식당에서 균형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美,
비만 치료에 年200조… 2002년 '전쟁' 선포 선진국들 비만 대책 치료비 세금공제… ‘모유 먹이기’ 운동 등 펼쳐
1980년대부터 비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은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미 국세청은 의사 처방을 받아 수술·투약·상담을 하면 비만 치료비 중 소득의 7.5%를 넘는 부분에 대해 세금을 공제해 주고
있으며, 연방의료보험공단은 비만치료에 대한 의료보험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또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하루 5회 이상
과일·채소 섭취하기 ▲간식 먹으며 TV 보는 시간을 주 10시간 이하로 줄이기 ▲자전거 타기·걷기에 편리한 도시 만들기 등의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다.
15세 이상 비만 인구가 1700만명으로 조사된 프랑스에서도 ‘비만과의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비만과 과체중을 생각하는 모임’이란 사회단체는 매주 토요일 토론회를 열어 비만 예방 교육과 걷기운동 등 비만예방 운동을 펴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2003년 연간 수백만 뉴질랜드달러가 투입되는 비만대책을 마련하고 ▲매일 30분씩 운동하기 ▲지방·염분·설탕 사용 줄이기 ▲생후 최소 6개월 동안 모유 먹이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은 ‘건강일본 21(2000~2010년)’이란 프로그램을 개발, ▲아동 비만 비율을 현 10.7%에서 2010년엔 7% 이하로 줄이고, ▲지방에너지 섭취 비율을 27.1%에서 25% 이하로 절감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7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며, 각국에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그래도 과체중·비만인구가 계속 늘어 17억명에 달하자 2004년 ‘전 세계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출처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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