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표적인 장아찌, 오이지입니다.
요즘은 장아찌개념이 거의 피클개념과 동일시해서 식초넣고 끓여서 붓는 방식을 다 장아찌라고 부르더군요.
하지만, 장아찌는 소금이나, 장류에 절이거나 일정기간 숙성해서 오래도록 먹는 찬입니다.
피클은 소금,식초,설탕, 향신료등의 액에 절여 먹여 저장시켜 먹는 서양저장음식입니다.
이 구분은 별거 아닌것 같지만, 장아찌인가 피클인가는 구분하면서 만드는 것이 좋지않을까 싶어요
무조건 우리것이 좋고 나쁘고를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물론, 충분히 오늘날 여건에 맞게 변형하는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입니다만, 이미 존재해왔던 요리법이라면 존중하면서 자신이 어떤조리법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정확하게 알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아찌라고 할때는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면서 장아찌라는 이름을 붙여내고, 피클방식을 썼다면 그건 피클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은 '음식이름 붙이기' 방법입니다. 워낙 편하게만 불리우거나, 대충 그런 의미만 가지고 이름을 붙이다 보면, 이도저도 아닌 음식들로 넘쳐나게 됩니다. 물론, 응용의 범위는 무한대이기때문에 응용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않습니다.
어떤 이름을 붙일것인가가 자기음식에 대한 정확한 표현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음식이름은 그 음식을 규정하는 중요한 표식입니다. 그래서 저도 어떤이름을 정해야 하는가에 고민을 합니다.
가끔은 익숙했던 이름이 낯설어지기도 하고, 의문도 증폭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음식이름이 내용이 빠지거나, 이름만 번지르하거나
그 내용을 다 담지 못하기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정확하게 표현할수 없어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일은 중단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늘합니다. 섣불리 '우리음식'이라 이야기 하는것도 근현대음식공부를 하고나니 다 우리음식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다는 걸 배우게되었고, 손질법과 다양한 요리방법 또한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것' 즉 삶의 방식으로부터 만들어지기 보다는 외부 (유행이나, 정부정책 혹은 대기업들의 판매전술, 방송언론 등등)에 의해 어느덧 내것이 되어버린 것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이름붙이기가 아니라 정확하게 자신이 만든 음식을 제대로 보는 눈을 가지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먹는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충 붙여진 이름의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을 한눈에 알아볼수있는 이름을 붙여진 것을 먹고 즐긴다면 더할나위없이 즐거운 일이 될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이지는 오이장아찌입니다. 오이를 팔팔 끓는소금물에 절였다가 오이의 수분이 빠져나오면 3일에 한번씩 그 물을 따라내어 다시 팔팔 끓여 준후 다 식힌 물을 다시 붓기를 여러번해서 오이의 수분이 적절하게 빠진후에 서늘하고 차가운 곳에 두고 오래도록 먹는 음식입니다.
오이지는 보통, 장마가 오기전에 담가야 합니다. 장마가 오고나면 물을 워낙 많이 먹어서 오이지 담그기도 어렵고 또 오이지가 맛이 없다고 합니다. 헌데, 몇년째 중부권이상은 '마른장마'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는 유난히 가뭄도 심해서 '오이'에서 쓴맛이 많이 납니다. 오이는 수분이 적으면 '쓴맛'이 많이 납니다. 올해처럼 일반오이가 맛이 없는 해가 없는듯 싶네요. 스펀지같기도 하고..
물론, 조선오이는 아니그렇답니다. 제가 누누이 강조했지만요, 토종식재료는 환경, 자연재해등에 상당히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날씨가 안도와줄때 돗보인답니다. 무던하게 잘 자라거든요^^, 그에 비하면 개량종들은 약간의 자연재해, 변화되는 환경에 너무 민감해서 농사가 잘 안되고 병들기 쉽답니다. 당연히 맛도 엄청 모자라구요. 희안하죠?
가뭄이 무척이나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토종식재료들이 눈부신 활약을 하는듯해서 ..
오히려 이런때에는 '토종식재료'를 듬뿍 맛보고 즐기시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월등히 좋답니다. 또, 토종식재료의 귀중함도 한껏 배우시면 더 좋구요. 기본적으로 '맛'이 월등하기때문에 한번 맛보시면 매번 찾게됩니다.
올해는 직거래장터에서 조선오이를 많이 팔고 있어서, 제가 매주마다 한아름씩 사다 넉넉하게 맛보고 즐기고 있답니다.
워낙 오이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조선오이가 아니면 다른 오이는 정말 맛이 없어서요.
5-6개씩 또는 7개까지 담아서 2000원하니깐 가격도 엄청 싸고 좋습니다. (요즘, 개량오이는 가뭄이라면서 가격도 한창 올리고 있잖아요..) 매주마다 거의 김치를 담가서 오이지 담그는 시기를 미뤘다가 지난주에 휙~ 담가버렸습니다.
원래, 장아찌를 대단히 좋아하고 될수있으면 자주해서 우리집 밑반찬으로 잘 안착시키려고 했는데..
제철식재료를 즐기면서 오히려 장아찌 담그는 횟수나 양이 확 줄었어요. 대부분이 장아찌는 많은양을 저장했다가 다른계절에도 밑반찬으로 두고두고 사용하는데요. 제철식재료만들 계절별로 풍성하게 즐기다보니 '장아찌'라는 밑반찬이 많이 필요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매년 장아찌 담는 양이나 횟수가 줄어들고 있답니다.
오이지도 점점 줄어드네요. 제철음식 먹다보면 '장아찌찬'이 항상 밀리더라구요.
그래도 아쉬우니, 여름철에 즐기는 것으로해서 적은양으로 담가봤습니다. 여름철 용이랍니다.
더이상 욕심 안내고 먹기로 했답니다. 가을이 오면, 가을식재료 먹느라 바쁘거든요..ㅎ
오이지 4개정도 썰어서 담았는데.. 양은 이만큼 밖에 안나와요. 부지런히 먹으면 금새 없어질듯 합니다.
도톰하게 썰어서 물기 꽉 짜서 무쳤답니다. 요즘, 손아귀에 힘이 딸려서.. 꽉 짜야 오돌오돌 맛있거든요.
시어머님은 면보에 감싸서 밤새 다디미돌 같은 걸 올려두던데..ㅎ
우리 어머님대분들은 손아귀 힘이 나이가 들수록 세지던데..저는 갈수록 약해지니..뭔가 잘 못 산걸까요?
아무튼, 재주껏! 잘 짜서 고춧가루, 참기름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면 됩니다.
물론, 저는 오이지의 오돌오돌한 맛을 너무 좋아하지만, 여름엔 생으로 먹는것이 더 좋아요! 당연히 저는 생으로 열심히 하루죙일 먹는답니다.ㅎ
오이지담그기
재료: 조선오이 25개
삭히는 물: 물 7리터에 소금3컵
오이지는요,
개량종 오이보다는 조선오이가 훨씬 좋아요. 보통은 '오이지용 오이'를 6월이 되면 장터나 시장에서 팔아요. 그것을 사다가 하시면 됩니다.
기본방법은 소금물을 만들어서 팔팔 끓인후 바로 붓습니다. 소금물에 뜨지않게 눌러두고 3일간 서늘한 곳에 보관합니다.
그리고 3일후에 물을 따라내어 팔팔 끓여 완전하게 다 식힌후에 다시 오이에 붓습니다. 이것을 3번정도 반복합니다.
그리고난후, 냉장고에 보관하여 필요할때 꺼내서 물기꽉짜서 양념에 무쳐내면 됩니다.
세번씩이나 끓여붓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오이 특성때문에 그러합니다. 오이가 수분이 워낙 많기때문에 자체수분이 충분히 빠져나올때까지 해주는 것이구요. 또, 수분이 나오기때문에 염분의 농도가 떨어져서 다시 끓이기를 반복하는 것이랍니다.
거기다가 상온에 있으면서 변질될 수있기때문에 끓여서 소독하는 효과도 있구요.
소금물의 농도는 아주 짜면 됩니다.ㅎ 7리터에 소금3컵을 했는데요. 물양이 오이에 비해 너무 많아서, 6리터에 3컵정도면 좋을듯 합니다. 보통 반접(50개)으로 많이 담그시기때문에, 10리터에 5컵 정도면 되지않을까 싶어요.
짠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싱거운것은 문제가 되요. 싱거우면 오이가 삭히는 동안 물러져서 완전 망치거든요.
짠것은 꺼내서 물에 담가 짠맛을 빼주면 되는지라 특별하게 문제가 되지않는답니다.
앗! 오이지 담글때 주의점은 오이가 소금물에 폭 담겨져야 해요. 안그러면 워낙 수분이 많은 식재료이기때문에 금새 물러져서 또 망쳐요!
저는 25개정도만 하려고 해서, 직거래장터에서 6천원어치 정도를 샀답니다.
상당히 많이 주셔서 25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생으로 챙겨먹었답니다.
생긴것을 보니, 딱! 조선오이쥬? 개량오이처럼 쭉쭉 빠지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멋스럽게 잘 컸습니다. 이 가뭄에도..크기도 들쭉 날쭉하고 생긴것도 지 맘대로이지만, 맛하는 끝내주기 때문에..저는 너무나 사랑한답니다.
자~ 손질법은요, 오이를 손에 쥐고 굵은소금으로 문질러서 뾰족뾰족한 부분을 문질러줍니다.
꼭지를 제거하지않기때문에, 오돌토돌한 몸통부분만 소금으로 잘 문질러 깨끗하게 씻어주기만 하면 된답니다. 다 씻은 오이는 스텐대야에 차곡차곡 담아놓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을 것이라 스텐이 좋습니다. 항아리도 좋구요.)
소금물은 (들통에) 물7리터에 굵은소금3컵을 넣고 끓여줍니다. 팔팔 끓일필요가 없구요. 굵은소금이 다 녹을 때까지만 끓여주세요!
물에 소금을 넣고 끓이면 끓는점이 올라가서 마냥 끓여야 한답니다. 소금이 녹을정도의 온도로도 충분히 오이를 아삭하게 만들어 줄수있으니 그정도에서 바로 오이에 부어주면 됩니다.
뜨거운 물이 식을때까지 그대로 나둡니다. 식으면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고 그위에 무거운걸 올려두면 되는데요.
돌이 없어서리.. 강화유리접시3개를 올려 눌려주구요. 3일을 상온에 두었습니다.
하얀것이 살짝 막처럼 만들어졌어요. 오이의 시원한 향도 폴폴 납니다.
3일째 되는날 접시를 빼내니 오이가 둥둥 떠오르네요. 노랗게 잘 삭았지요?
먼저 오이를 꺼내 깨끗하게 한번 씻어서 다른 볼에 담아두고요. 이때! 통도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그리고 물은 들통에 담아 팔팔 끓여줍니다. 아주 팔팔 화끈하게 끓여주세요!
끓이기전에 고운 채반에 밭쳐서 하얗게 뜨는 것들을 제거해줍니다.
끓는물이 다식었으면 깨끗하게 씻은 보관통에 한번 씻어놓은 오이지를 차곡차곡 담고
유리접시올려주고 끓여식힌물을 부어줍니다.
요로코롬 3일에 한번씩 3번을 합니다. 그리고 냉장고에 넣고 꺼내드시면 됩니다.
저는 끓여붓는 마지막날에 4개 꺼내서 맛봤습니다.
우선, 오이지를 깨끗하게 씻어주고요. 2미리-3미리 두께로 도톰하게 썰었습니다.
그리고 물에 담가 짠기를 뺐습니다. 이때! 너무 완벽하게 짠기를 빼시면, 다시 소금간을 해야해요!
먹을때의 간을 생각해서 적당한 시기에 건져내주세요!
면보에 적당량의 오이지를 담고 꽉~ 짜주세요! 있는 힘껏! 물이 안나올때까정...
아마..물이 안나올때까지 할라면..무척 힘드실꺼여요. 최선을 다해..짜줍니다.
짠 오이지는 볼에 담고, 기본 짠맛이 있으므로 짠맛양념은 하지않습니다.
혹여, 너무 짠기를 많이 뺐다 싶을때는 소금간을 약간 해주시면 된답니다.
고춧가루1과1/2큰술, 참기름1큰술, 다진마늘1/2큰술 넣고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그리고 통깨뿌려 마무리~
자~
접시에 담습니다.
여름밑반찬으로는 최고 여요!
오돌오돌 씹는맛이 하도 좋아서 그 맛에 더 많이 먹게됩니다.
워낙 오이지를 좋아하는 뉘님이 계시는지라.. 밑반찬으로 분명 만들었는디..금새 없어집니다.
만드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지만, 든든한 여름밑반찬이라서 만들고 나면 든든해집니다.
여름이 아니고서는 만들수없는 요리이기도 하구요, 여름에 만들어두어야 또 제맛이고 맛있답니다.
두고두고 오랫동안 먹는 찬으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무더운 여름 오돌오돌 씹는맛에 여름밥상이 즐거워집니다. 적은양이라도 만들어두고 든든한 여름밥상 만들어보세요!
개인적으로 '오이지'는 여름에 만들어 먹는 제철음식으로 잘 자리잡았으면 한답니다.
많이 담가 겨울까지 드셔도 아주 좋은 밑반찬이랍니다.
혹여, 너무 번거로워서 안담그시는 분들은 적은양으로라도 한번 도전해보세요!
오이가 맛있을때 담가야 하고, 제철에 담가야 장아찌는 제맛이랍니다. 그맛을 배우는 것은 또 소중한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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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식재료가 중요한 까닭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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