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의 대가 전기철의 섬산행- 진도 접도 남망산
장재호가 개척한 등산로
쥐바위봉.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진도에는 진도지맥(珍島支脈)의 첨찰산(尖察山,485m), 여귀산(女貴山,457m), 지력산(智力山,328m), 동석산(銅錫山,240m), 금골산(金骨山,195m), 남망산(南望山,164m) 등 산세가 아름답고 전망이 좋은 산들이 많다.
그중 남망산은 진도 남쪽의 섬 접도(接島)에 있다. 접도는 의신면 금갑리 해안에서 남쪽으로 500m 정도로 가깝고 면적이 4.35km2의 작은 섬이며 진도의 금갑리와 연륙교로 연결돼 있다. 접도는 조선시대 많은 죄인들이 유배되었던 곳이다. 섬 곳곳에 자리 잡은 기암절벽은 절경을 이루고 상록활엽수림, 낙엽수림이 혼재된 천연 숲이 잘 보존돼 있다. 접도의 수품항은 전남 지방의 30개 국가지정 어항 가운데 아름다운 어촌에 선정된 곳이다.
접도를 이루고 있는 남망산은 높지 않지만 산의 능선에 오르면 날씨가 좋을 때는 해남반도, 보길도, 추자도, 제주도, 조도군도가 그림처럼 조망된다. 글자 그대로 남쪽을 전망하기에 좋은 산이라 이름이 만들어진 듯하다.
작은 여미 몽돌밭 해안. 남망산 등산로는 진도군 문화관광해설가인 장재호(68)씨가 만들어 놓은 걸작이다. 장씨는 틈나는 대로 남망산을 등산하여, 등산로를 새롭게 개척하며 남망산의 곳곳에 바위와 나무에 이름을 짓고 스토리텔링하면서 산자락에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겼다. 장씨는 남망산을 수백 차례 오르면서 등산로 정비계획을 진도군에 건의, 남망산에 웰빙 등산로와 둘레길을 조성하였다.
남망산 등산로는 능선에 오르면 다도해를 바라보고, 바닷가로 내려가면 해식애 절벽길과 몽돌밭 해안을 걷고, 산에 올라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 모래밭을 맨발로 걸으며 체험하는 이색적인 등산로다. 남망산 등산로는 장씨의 노고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등산로다. 이 등산로가 조성된 이후부터 남망산 등산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다.
산행은 수품항의 접도 웰빙마을 정보회관을 거쳐 해강수산 오른쪽 골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정표가 골목 어귀에 자리 잡고 있어 등산로 찾기에 불편이 없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르다가 이내 오솔길로 접어든다. 숲 사이로 간간이 뱃소리가 들린다. 땀방울이 등줄기에 맺힐 무렵 일출바위 사거리 능선으로 접어들어 왼쪽으로 걸어가면 진도군에서 세운 높은 일출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는 한반도의 최남단 땅끝 해역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매년 1월 1일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명소다.
무명봉을 오르는 산악인 뒤로 멀리 남망산의 남쪽 해안풍경이 보인다. 동쪽 만호바다 뒤로 해남반도와 완도의 다도해가 보이고, 서쪽으로 아홉봉의 아름다운 해안 풍경이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조도군도와 구자도가 바로 앞으로 보인다. 날씨가 맑은 날은 추자도와 제주도가 조망된다.
사거리에서 약 25분쯤 걸으면 여미삼거리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5분여쯤 오르면 아홉봉이다. 아홉봉은 바다에서 보면 마치 바위들이 아홉 봉우리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일출, 일몰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고 하여 ‘일출·일몰바위’라고도 불린다.
왼쪽으로 일출바위 반도가 조망되고 오른쪽으로 말똥바위 반도 아래로 큰여미 해안이 조망된다. 아홉봉삼거리에서 15분쯤 내려가면 잘 정비된 주차장과 몇 채의 가옥들이 들어서있다. 정비된 빈터는 전복치패양식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주차장을 거쳐 다시 오른쪽 등산로를 오르면 등산로 좌우에 나무로 된 기둥에 동아줄이 묶여있다. 등산로를 따라 20여 분을 오르면 쥐바위 능선 입구 주차장이다. 주차장이 있는 재를 접도 사람들이 큰여미로 넘어가는 재라고 하여 ‘큰여미재’라 부른다.
고래바위에서 남쪽바다를 보는 산악인. 등산로 입구에 세워진 ‘體力은 精力’이라는 석비가 이채롭다. 쥐바위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가파르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다. 암릉 구간을 우회하여 능선에 올라, 쥐바위봉(159m) 목교를 따라 오르면 북쪽으로 남망산의 정상과 진도의 남쪽해안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남망산 정상은 쥐바위봉의 북쪽 줄기의 끝에 위치한 봉우리이고, 주능선을 벗어난 까닭에 대부분은 산악인들이 오르지 않고 주능선을 따라 산행을 한다. 쥐바위봉에서 서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능선을 따라 15분여쯤 내려가면 남쪽 바다를 향하여 기어가는 듯한 모습을 한 거북바위가 보인다. 거북바위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다시 오솔길 같은 숲길로 들어서서 소사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왼쪽 아래로 커다란 구실잡밤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이 나무는 일명 ‘12간지나무’라고도 부른다. 한 나무 몸통에서 자란 12개의 가지에 12마리의 동물을 뜻하는 글자를 붙여 십이간지를 표기해 놓았다.
고래바위능선을 내려가고 있다.
다시 20분여쯤 걸으면 금갑진성 군막터가 보인다. 군막터는 남망산 큰여미 해안 쪽, 금갑진성을 침략하려는 왜적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 모양이다.
병풍바위 주변에 위치한 동백수림 지역은 3월이면 붉은 꽃망울이 만개한다. 동백숲 울창한 주변은 산림청이 지정한 야생화자생지이며, 봄, 가을에는 50여종의 야생화가 피고 지는 곳이다.
동백수림 지대를 10여 분쯤 내려가면 오른쪽 큰 바위 아래 ‘선녀와 나무꾼 굴’이 있다. 옛날 옛적 동네 총각과 처녀가 나무를 하러 와 사랑을 속삭였다는 곳이다.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해발 154m의 병풍바위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쥐바위봉 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다시 등산로를 따라 약 5분여쯤 걸으면 등산로 오른쪽 아래에 큰 나무 둥치에 구멍이 둥그렇게 뚫린 희한한 연리지 느티나무가 한 그루가 서있는데 ‘부부느티나무’라고 한다. 만들어진 구멍 사이로 산악인들이 누구랄 것 없이 사진촬영을 하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연리지에서 다시 10여 분쯤 걸으면 선달봉(156m)이다. 이 봉우리에서 금갑진성 망을 보았다는 수군 선달의 무덤이 있었던 곳이라 하여 봉우리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선달봉에서 너럭바위로 내려가는 등산로 경사면에 세계 최대의 모새나무가 있다. 5m가 넘는 남망산의 모새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블루베리의 원조이며, 세계 최대의 모새나무로 알려졌다.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십이지신나무.
선달봉삼거리에서부터 등산로를 따라 10여 분 내려가서 암릉을 따라 다시 오르면 50여 명이 쉬어갈수 있는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일명 고래바위라 부른다. 날씨가 따뜻한 날은 쉬어가기에는 안성맞춤인 바위다.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을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린다. 솔섬해안 등산로는 너럭바위를 오르기 전에 오른쪽 좁은 협곡 아래로 이어진다.
작은 여미를 내려가는 등산로는 다시 너럭바위의 암릉을 따라 내려가 암릉의 끝 못 미쳐서 왼쪽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도 된다. 등산로에 설치되어 있는 안전로프를 잡고 솔섬해안으로 내려가면, 30m 높이의 암벽 사이로 겨우 한 명이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곳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솔섬해안이다. 해안은 마치 지질공원을 연상하듯 바위들은 용암이 바다로 흘러가다 순식간에 식어 굳어진 모습이다.
솔섬해안길을 걷는 산악인들. 왼쪽 약 20~30여 미터 되는 수직 해벽에 볼트가 무수하게 박혀 있다. 여름이면 바위꾼들이 즐겨 찾는 해벽이다. 솔섬해안 등산로는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파도가 거세 위험한 등산로이므로, 솔섬바위봉 삼거리에서 작은 여미로 내려가야만 한다. 솔섬해안의 해안로를 따라 걸으면 왼쪽으로 작은 여미의 낮은 절벽 위에 정자가 서있다. 등산객들이 파도소리를 벗 삼아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작은여미는 조선시대 실학자 연암 박지원 선생의 ‘역학대도전(易學大盜傳)’을 영화화한 ‘대도전’(1962년 작품)의 촬영지라고 한다. 정자를 따라 이정표에서 직진하면 곧장 큰여미사거리로 가는 지름길 등산로다. 정자 아래의 바위 등산로를 따라 작은 여미의 몽돌밭을 지나, 우거진 동백나무숲으로 접어들어 말똥계곡을 15분정도 힘겹게 오르면 말똥바위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10여 분 내려가면 말똥바위다. 말똥바위에 다다르면 시원스럽게 조망이 펼쳐진다.
동쪽으로 해남반도, 보길도가 남쪽으로 구자도 너머로 추자도와 제주도가, 서쪽으로 독거도, 관매도, 슬도, 조도가 보인다. 말똥바위는 바다에서 바라보면 바위가 마치 말의 항문처럼 생겼고, 둥그런 바위 세 개는 말똥처럼 생겼다하여 ‘말똥바위’라고 한다. 말똥바위에서 바라보는 남쪽 바다 풍경과 큰 여미와 작은 여미의 기암절벽은 약 20여 분 왕복하는 시간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말똥바위 삼거리로 되짚어 돌아와 10분쯤 오르면 작은 여미재다. 상록수림숲지대를 20여 분을 더 걸으면 어느덧 해안 백사장에 나 있는 맨발체험 등산로다. 맨발이 피곤해질 무렵 100년 묵은 느티나무가 산행객을 반긴다. 해안 누리길은 밀물이 되면 출입금지구역이다.
[INFORMATION] 남망산
높이 164m 위치 전남 진도군 의신면 금갑리
백금향-세방낙조.
산행길잡이
산행 코스는 세 가지다. 일출 코스라 불리는 3.5km의 제1코스는 수품항~일출전망대(아기밴바위)~아홉봉에 이르는 등산로로, 왕복하는 데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제2코스는 여미주차장(제일수산 앞)에서 출발 큰여미재 주차장~쥐바위봉∼거북바위∼12지신나무~병풍바위∼ 부부느티나무∼선달봉 삼거리∼너럭바위∼솔섬 해안∼ 작은여미 몽돌밭∼여미삼거리∼말똥바위∼여미삼거리∼여미주차장에 이르는 약 9km,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등산로다.
산행을 좀 더 길게 하고자 할 땐 1, 2코스를 연결하여 할 수 있다. 하지만 도상거리가 약 11km에 달하고 약 5~6 시간이 소요된다.
접도 및 남망산 산행 문의 장재호(010-861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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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승용차 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 북항→목포대교→영암호방조제→금호호방조제→진도대교→진도읍→접도(5시간 30분 소요)
버스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진도버스 터미널까지 1일 3회(07:35, 15:30, 17:35) 우등과 일반버스가 운행한다. 요금 우등 34,600원. 일반 2만3,200원.(5시간 소요)
서울 동서울버스터미널→진도버스 터미널 1일 2회(09:10, 16:20) 운행. 우등 30,600원. 일반 24,600원 (5시간 30분 소요) 광주 광천터미널에서는 1일 9회(첫차 05:50, 막차 19:50) 일반버스가 운행한다. 요금 12,200원. 약 2시간 소요. 진도버스터미널에서는 금갑·접도행 군내버스가 1일 8회(첫차 06:50, 막차 18:50) 운행한다. 요금은 2,200원 (30분 소요). 진도여객 (061)544-2062. 진도읍에서 택시를 탈 경우 접도 수품항 남망산 입구까지 15분이 걸리고 요금은 20,000원이다. 진도택시(061)544-2022
진도여객 위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남문길 5 진도공용버스터미널 전화번호 061-544-2062 진도택시(유한) 위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고작길 75-7 전화번호 061-544-2022
-------------------------------------------------------------------------------- 숙소 접도에 민박집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 곳이 많다. 진도 접도웰빙마을 홈페이지 참고 진도버스터미널 근처에 모텔 등이 있다. 진도군청 홈페이지 참고
접도웰빙 정보화마을 위치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수품길 52-2 전화번호 061-544-5006 홈페이지 http://jdwellbeing.invil.org
진도군청 위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철마길 25 진도군청 전화번호 061-544-2181 홈페이지 http://jindo.go.kr
-------------------------------------------------------------------------------- 맛집 진도 서촌지역에서 잡은 겨울 간재미의 맛은 최고라고 한다. 간재미살에 무, 미나리, 각종양념을 넣고 막걸리식초로 무쳐서 스텐 양푼에 내놓은 간재미회는 부드럽고 새콤달콤하다. 손님의 취향에 따라서 식초의 농도를 맞추어서 주문하면 된다. 남은 양념은 밥에 비벼 먹으면 별미다.
일학식당 진도읍 시장통에 자리잡고 있으며 진도의 전설적인 간재미회 목로주점으로 알려져 있다. 탁자도 부족하여 자리잡기도 어렵다. 3인분 30,000원, 전국으로 택배주문 가능.
단 5인분 이상 주문하여야 한다고 한다. 간재미살, 각종 양념과 간재회무침을 무칠 수 있는 막걸리식초도 보내준다.
일학식당 위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쌍정2길 36 전화번호 061-542-2798 010- 9221-2798
-------------------------------------------------------------------------------- 명소 민속의 고장 진도에는 볼거리등이 많다, 신비의 바닷길(명승 제9호), 운림산방(지방기념물 제51호), 남도석성, 세방낙조 등이 있다. 주말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매년 3월∼12월)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진도 씻김굿, 다시래기, 진도북춤, 진도만가, 진도아리랑, 사물놀이, 남도민요 등을 공연한다.
접도(接島) 접도는 면적이 4.3km, 해안선 길이 12.3km에 불과한 보통 크기의 섬이다. 그 안에는 원다리, 수품리, 접도리 3개 마을이 있다. 마을 크기는 모두 고만고만해서 전체 165가구에 393명(2014년 기준)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접도는 ‘웰빙 정보화 마을’로 알려졌고, 2010년에는 전국 최우수 어촌체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접도’는 진도와 가까이 접해 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며 ‘접섬’, ‘금갑도’, ‘갑도’, ‘접배도’라고도 불리어왔다. 진도군의 대표적인 항구인 이곳 수품항은 국가지정 제1종항이다. 겨울에는 김 어선들로 붐비는 곳이다. 수품항 인근에는 어종이 풍부하여 오래 전부터 어민들의 생활근거지였다. 북측이 만입되고 동측이 본섬으로 가로막혀 있어 하절기에 태풍의 영향이 비교적 적을 뿐만 아니라 동절기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 천연의 항구다. 수품항은 1971년 11월 21일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다.
진도남도석성.
산에서 만난 사람 - 목포 주희주(50세, 양봉업) 목포가 고향인 희주씨는 진도의 한 공업사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남망산의 쥐바위봉에 처음 올랐을 때 사방으로 확 트인 진도의 다도해와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주말이면 혼자만의 산행을 즐긴다고 한다. 고래바위에서 바라보는 진도 다도해의 풍경과 솔섬해안으로 내려가는 등산로 주변이 가장 멋진 곳인 것 같아요. 암릉 등산로와 아름다운 해안을 함께 등산하는 산은 드물거든요.
글·사진; 천기철 해남주재기자
출처 : 월간사람과산 |
첫댓글 멋저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