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눈꽃산행
▒ 태백산(1567m)
▒ 2017년 2월 11일(토) 05:00 → 20:00
* 등반시간 → 08:50 ~ 15:50(6시간)
* 등반거리 → 8.8km
▒ 14명 참가
고영숙, 김정욱, 박노임
문영숙, 신민숙, 진미경, 허필용, 김대진, 이회숙, 조원준, 조정한, 김은수, 김민서, 손님1
▒ 날씨는 맑고 청명한 하늘에, 바람은 비교적 적게 불고, 기온은 영하 11도 ~ 14도
2016년 여름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늘고 각 집마다 냉방기를 가동하느라 전력요금 급증에 따른 누진세로 인해
전력요금체계 개편까지 거론되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기상청 전문가는 폭염이 지나간 그 해 겨울에는 엄청난 한파와 폭설이
예상된다고 했는데 그 많던 눈은 다 어디로 갔는지 2월 중순으로 들어갈 때까지 인색하기만 한 하늘 ~~
하늘이시여 ~~ !
이미 눈꽃산행은 예고되었지만, 눈이 내릴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하루종일 청명하겠다는 일기예보를
들을때마다 마음이 쓰리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고 칠흑같은 길을 물어물어 달리다가 오전 9시 가까이 되어 태백산 당골에 도착하였다.
내리자마자 엄청난 냉기와 함께 세찬 바람이 후려치는 바람에 산행 시작부터 잔뜩 긴장한채 산으로 산으로 ~~
* 당골에는 기대하던 풍성한 눈은 별로 보이지 않고, 반갑지 않은 골바람만 내리는 사람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는 호된 신고식을 하고서
* 당골 우측에 병풍처럼 둘러선 작은 야산에는 낙엽송이 하늘을 찌르듯 쭉쭉 뻗어 있어서 시원합니다
* 손님을 맞이하느라 도로위의 눈을 말끔하게 치워버린 태백시가 오늘따라 무척 야속하기만 합니다
* 밟히는 눈이 아무리 많으면 뭐합니까? 그래도 눈을 즐겁게 해주는 눈이 있어야 하는데 ~~
* 새벽부터 일찍 등반을 다녀오신 분들의 조언대로 일단 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 부부끼리 챙겨주는 훈훈함이 세찬 당골 바람도 날려버렸습니다 ^^
* 이미 해가 떠올랐지만 숲길은 아직도 어둠이 조금 서려있습니다
* 그런데 신기하죠 ~ 당골에서 여기까지 불과 200m 남짓을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쌀쌀맞던 바람은 어디로 갔는지?
* 등산화 밑에 착용한 아이젠이 얼음길을 파고 들때의 경쾌한 소리와 푹신한 탄력이 귀와 전신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마냥 좋습니다
* 산악지대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돌무더기 애추(Talus)
결빙되는 조건에서 기반암이 동결, 융해되면서 붕괴되어 아래로 떨어진 지형을 말하는 것이지요. 밀양 얼음골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 1월 중순경에 내린 폭설을 잘 비축해 놓은 흔적들입니다. 마치 백설기처럼 보이네요 ^^
* 오르막길이 힘들다 싶을 즈음에 카메라 캡을 열고 세 분을 불렀습니다 잠깐 돌아보는 순간 한 장 찰칵 ~~ 저 눈치 있죠? ^^
* 처음에는 그럭저럭 태백산 등반이 이정도겠거니 했는데 여기부터 눈물콧물 빼는 곳인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경사진 곳이라 데크가 끝나는 지점부터 정상까지 급경사로 계속 차고 올라가는 길인 것을 ~~
* 잠시후에 일어날 일을 모르는게 때로는 약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신나게 올라갔거든요 ~~ ^^
* 연방 뿜어대는 하얀 콧김이 빙수를 만들어낼 즈음 ~ 잠시 데크 계단에서 쉬면서 콜라비를 먹었습니다. 와~ 콜라비가 이렇게 맛있는줄 ^^
* 나중에 알았지만 유일사 방면으로 올라가면 마치 선자령 넘어가듯 완만한 능선길이라고 하던데~ 우리는 급경사로를 선택했기 때문에 고생이 말이 아닙니다 ^^
* 곧 완만해지겠지 라는 희미한 착각속에 앞사람 엉덩이를 바라보며 계속 올라가기만 했습니다.
* 정상을 올라갈때까지 희망사항이었음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 흑 .......
* 1500m급 고봉을 올라간다는 긍지를 가지고 나름대로 용쓰며 애쓰지만 장딴지에는 슬슬 근육들이 뭉치기 시작하고
* 허물을 벗고 비상하는 나비처험 얇은 껍질을 벗은채 마냥 하늘로 올라가고 싶은 "거제수나무" 자작나무와 사촌 ^^
* 여기서 정상까지 2km 절반 조금 넘게 올라왔군요. 바람도 잔잔하고~ 햇살은 차거운 고지대의 숲속을 비집고 틈새마다
내려 꽃힙니다.
* 여기서 로켓 2단 분리작업 진행중 ~~ 잘 오던 진권사님과 박집사님.... 내일을 위해 무리하지 않고 하산하기로~ 현명한 결정이지만 그래도 섭섭합네다
* 등반하기에는 정말 좋은 날씨입니다. 오래간만에 착용한 아이젠과 스패치... 목에 두른 머플러와 귀까지 푹 덮어버린 털모자에
겨울등반 복장을 하고.... 냉기가 서려있지만 맑고 알싸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며 폐로 들어갈 때의 그 상쾌함이란 아~으 !!
* 갈색톤에 왠 녹색이 ~ 반갑기만 합니다. 성삼문이 읊조리던 그런 기개를 배우고 싶습니다
정권을 불법적으로 탈취한 못된 숙부(수양)의 회유에 대한 그의 마음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한 글입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곤건할제 독야청청하리라
* 티 스푼에 가득 담은 설탕 ??
* 그래도 명색이 눈꽃산행인데 이 정도의 눈 속에 파묻히고 싶은 마음은 본능이겠죠~ 눈이 제법 많이 왔었나봅니다
* 한 컷을 찍으면서 우리끼리 이야기했어요~ "야 ~ 여기 히말라야라고 해도 모르겠다" ^^ 히히 ~~
* 산악회 산행도 오래간만인것 같아요. 그리고 매년 2월이면 눈꽃산행은 이제 정규일정이 되었고 당연히 기다려지기도 하구요
* 푸른 하늘 단청을 입힌 처마 밑에 드리워진 고드름이 단아합니다~
* 여기는 망경사 입니다
* 이 곳 산사의 위치는 좀 특이합니다. 길 옆에 길게 늘어서 있고 웬지 불안한 구조물들...
그러나 혜안이 있음을 조금후에 깨달았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바람이 잔잔하고 한쪽은 일망무제 조망권이 있고
더구나 일년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도 않고 얼지도 않는 용정이 있는 천혜의 장소인 것을 ~
* 우측으로 천제단이 보이고
* 봄나들이 나온 병아리마냥 많은 사람들이 볕이 드는 곳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 장소로 애용하고 있음을 ~~
* 요즘 많이 바쁘죠?
* 아직까지 무릎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참으로 신기합니다
* 셀카로 세 분이 하나가 되는 고요한 시간 ~
* 점심을 먹고 가자는 유혹을 이기고 우리팀은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 꿈에 그리던 정상 태백산 ~
* 저 편 너머에 마주보는 함백산(1573m)보다 6m 낮지만 태백산의 위엄을 보이기에 충분한 위치와 높이
* 태백산 반경 20km 안에는1,000m 고봉 100여개가 어깨를 겹치며 산맥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백두대간의 등줄기
* 혼자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30년전만 해도 이곳에 올라오는 사람들이 무척 적었을텐데... 지금은 사람 반, 산 반.....
* 우측으로는 천제단이 보이고
* 흑까마귀가 수직 이착륙하듯 특이한 비행을 하며 객들을 둘러봅니다
흉측하게 보이지만 생물학적 습성을 알고 나면 감동입니다. 늙은 어미를 돌보는 반포조 ~ 외모와 다른 중심의 따스함이 매력입니다
* 블랙야크에서 주관하는 국내 100대 명산 인증샷 때문에 우리나라 웬만한 산 정상은 줄서기로 몸살을 앓고
천제단은 시루떡에 솥단지를 들고 와서 나름대로 제를 올리는 사람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 대표적인 영산으로 계룡산과 더불어 온갖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가득찼던 태백산
산 입구에는 단군을 위한 단을, 정상에는 하늘에 제를 올리기 위한 돌무더기 천제단를 쌓고 ~
인류의 호기심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요?
종교심은 대단했지만 그 열심이 지나쳐서 "알지 못하는 신"의 단까지 만들어 가며 숭배했던
아덴 사람들의 그 정성도 바람이 불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마는 부질없는 짓을 ~ [행17:23]
불안한 미래를 염려하는 인류의 처절한 몸부림은 토템, 미신, 전통, 징크스 등의 이유를 둘러대며
오늘도 저기 천제단에서 시루떡을 바치고 절하기에 바쁩니다. 도대체 누구에게 빈다는 것인지요?
하늘에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칩 하나로 도서관의 방대한 지식을 담아버릴 수 있는 지식 기반의 시대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의지하는 영적세계는 아득한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변한 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에 서 있는 나와 내 믿음의 동료들은 참 신을 의지하고 섬기는 자체가 기적이요 은혜일수 밖에 없는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앞에 감사했습니다.
* 하산하면서 보니 내려가는 길의 경사가 상당히 가파릅니다. 비로소 무릎이 이상하다는 경고음이 남발되고 ~~^^
* 하지만 등산로에 잔뜩 쌓여있는 눈이 양탄자처럼 푹신해서 그나마 부담이 적어 다행입니다
* 태백산을 언제 다시 찾아올런지 ?
* 여기 고사목에 새긴 흔적들을 살펴보면 태백산의 역사가 조금은 보이겠지요??
* 숙부의 욕심으로 왕좌를 쫒겨난채 비운의 생을 마감한 단종을 기리는 비각이 600년 세월을 하루도 거름없이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쏟아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역사란 누구에게는 억울하고, 누구에게는 기회가, 어떤 이에게는 나하고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움이란?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6시간의 제법 힘든 산행을 마치고 모두가 무사히 내려와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당골 광장에서 출발할때 너무나 세찬 바람을 맞고 시작해서인지... 오늘은 간식 먹는 횟수도 줄고
늘 부르던 찬양도 하지 못한채 그냥 하산하고 말았습니다.
산이 거기 있어서 산에 가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산 속에 거니는 시간을 보낼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다듬어지고, 무엇보다도 자연을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보배로운 곳으로 생각하며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가고픈 고향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오고 가는 장거리에 안전운전으로 모두를 안심시켜준 조집사님 감사드리구요
없는 눈을 탓하지 않고 그나마 밟으며 느끼라고 배려해준 집행부의 눈꽃산행 기획과 준비와 진행에 감사드립니다
오래간만에 동행한 김 집사님과 칭구분 환영하구요
산에서의 교제와 동행은 우리 믿음의 가족들을 칡뿌리처럼 단단하게 얽어매주는 동아리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산악회가 활동하는 주 무대인 산
산은 어제도 오늘도 아니 내일도 그 자리에 변함이 없이 정중동인채 묵묵히 모든 이들을 맞이합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도 내 주변의 작은 일들로 인해 쉽게 변하거나 마음을 풀어버리지 않고 산처럼
뚝심있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신앙생활도 열심히, 산행도 열심히 아자 아자 ~~
첫댓글 그날의 광장에서 맞은 칼바람~~~~
헐~~~ 그래도 좋았슴다...^^
늘 그렇듯 정겨운 분... 새로운 분....
뭔가 늘 기둘리고 있어서요...^^
추울 땐 카메라도 가볍고 다루기 쉬운게 좋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ㅎㅎ
집사님의 스토리 산행일기를 보기 위해서라도 산행을 빠지지 않고 챙겨야겠습니다~^^
올해는 공부다 뭐다 해서 시간이 빠듯하겠지만...책을 들고서라도 산에 오르겠슴돠~ㅋㅋ
아자 아자 ~~
집사님의 사진과 함께하는 후기는 늘 읽고 생각할거리를 주십니다^^
오늘도 감사하고...늘 그자리에 잇는 산처럼, 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경이롭게 뿜어내는 산처럼,,,
신실한 믿음갖고 살기를 소망합니다.
함께한 모든 회원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