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제3호> 2008.7.23.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빼앗긴 도서관에도 봄은 오는가....
우리는 올 1월까지만 해도 직영체제로 운영될 세부계획과 필요한 인력 수급계획까지 다 나와 있던 영종시립도서관을 지난 4월 이후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의 밀실, 졸속행정으로 빼앗길 위기에 처한 현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
인천시는 인천문화재단이 6월 27일 이사회에서 본 영종시립도서관 수탁을 위한 정관 개정을 보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7월 14일 인천문화재단에 영종시립도서관을 비롯한 수봉, 율목도서관 등 3개 도서관의 위탁을 발표하였다. 어찌된 일인가, 어찌 이리 허술한가. 내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꼭 통과될 것을 보장받은 양 의기양양하지 않았던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다지만 썩은 내가 나서 봐줄 수가 없다. 인천문화재단의 정체성을 밝혀라. 과연 독립된 재단인가. 초창기의 결기는 다 어디로 갔는가.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시가 해야 하는 일을 넘보지 말라!!
인천시의 문화예술에 관한 정책은 “없음”이 정책이다. 도서관 정책도 마찬가지다, 연간 몇천억대의 예산을 계획하고 집행하면서 수 십 년간 “시립도서관 고작 한 개”로 대외 이미지를 버텨왔다. 그리고 올해 처음 영종시립도서관을 비롯한 수봉도서관, 그리고 동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구월동 도서관을 시립으로 지어놓고 애면글면 징징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대로 된 문화예술정책과 도서관 정책을 생산하라. 전문가 집단 용역을 꾸리는 한이 있더라도 직접 공부하고 장기적으로 노하우를 전수하라. 영종시립도서관부터 차근차근 성심을 갖고 발을 담그길 바란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시가 해야 하는 일을 넘보지 말라!!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난 해 10월 개정된 <인천시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를 보면, 민간위탁 대상 사무의 기준은 공익성보다 능률성이 현저히 요청되는 사무로 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만 나와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얘기다. 공공도서관 사업에 효율성이란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손을 탄 복숭아처럼 물러터져 버리는 것이다. 또한 수탁기관은 인력과 기술, 시설, 장비를 보유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인천문화재단이 감히 할 말이 있는가. 게다가 이 사무의 결정은 시의회 동의를 획득한 이 후로 규정되어 있다. 시의회 동의도 받기 전에 인천문화재단으로의 민간위탁이 기정사실화 되다니 시의회 의원들은 본인들이 만든 조례를 안팎으로 이토록 무시하는 처사를 가만히 두고 볼 것인가.
인천문화재단은 초심으로 돌아가라
인천문화재단에 엄중 경고한다.
내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도서관 운영관련 정관개정안 상정을 철회하고 시가 직영할 것을 인천시에 건의하라!!
독립운동을 하는 듯 뼈아프고 참담한 영종주민의 심정을 헤아려 안으로 친 인천시스러운 경박한 행동을 자제하고 밖으로 초창기의 담박하고 순결했던 문화예술의 지향할 바를 천명하기 바란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오는 봄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영종주민에게서 봄조차 빼앗지 말라!!
영종주민은 결코 민간위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인천문화재단은 영종주민에게서 시 직영의 도서관을 빼앗지 말라.
우리는 영종시립도서관의 직영이 재결정되는 그날까지 독립투사와도 같은 명분을 걸고 헌신적으로 싸울 것이다!!
영/종/시/립/도/서/관/민/간/위/탁/을/반/대/하/는/주/민/모/임
2008.7.23/ http://cafe.daum.net/iianewtown / 인천시 중구 운서동/ 담당자: 최애란 011-9992-2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