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시간도 안 맞고, 또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가끔 들어와 정보만 잘 얻어가고 있는 회원입니다.
여태껏 댓글 조금, 그리고 원글은 네 번을 썼는 데, 창녕 시래기밥상 한 번, 그리고 이 집 주인이 하던 초유하고 그리고 오늘 이 집입니다. 그만큼 이 집 주인을 제가 믿고 좋아합니다. 기호가 다르니 호, 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몸에 나쁜 것은 주지 않으리라는 믿음만큼은 확실합니다.
원래 저희는 한정식을 좋아해서 부산의 왠만한 한정식은 다 가봤는 데, 예쁘게 차리고 종류가 많아 처음엔 보기에 와 하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그다지 손갈게 없더군요. 우연히 부맛기에서 알고 한 번 가 본 초유는, 화려하진 않지만 얼마나 정성이 가득하고, 또
하나하나 다 먹을 수 있는 것만 주셔서 한동안 많이 애용했었는 데, 어느 날 보니 없어졌더군요.
아쉬웠던 차에 아래 다른 분이 구. 초유라고 적어주셔서 마침 다음주에 어버이날도 있고 해서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가 보았습니다.
근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수육 큰거하고 소고기국밥 네 그릇을 시켰는 데, 수육은 저희 식구들이 모두 고기를 좋아하면서도 살고기만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곳에 가면 맛있다고 자랑하시며 내주시는 게, 소머리, 애기보, 내장.. 등등 잘 드시는 분은 그런 걸 좋아하시기도 하겠지만, 저희는 그런 걸 잘 못 먹는 데, 여기는 한우양지만 쓰시니 전혀 누린내가 나지 않고 좋은 고기만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함께 내어주시는 스지도 잘 삶겨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전체적으로 고소한 뒷맛이 나는 게 좋은 한우고기를 쓰신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소고기국은 칼칼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는 데, 우리 장모님이 그러시더군요. 이 집은 고추가루를 좋은 걸 쓰는 것 같다구요.
국산 고추가루가 그렇답니다. 아무리 매운 걸 써도 깊은 맛이 나지, 목이 화끈거리고 그런게 없다고 하시는군요.
그래서인지 얼큰하면서도 깔끔하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습니다.
오랜 만에 옛날식 소고기무국을 맛있게 드셨다고 좋아하시는 장인, 장모님을 보니 저도 좋더군요.
여기는 전에 초유일때도 몇 번 모시고 왔었는 데, 두 분이서 주인 칭찬을 많이 하십니다.
애들 생각이 나서 우리는 다섯 그릇, 장인 장모님은 두 그릇.. 각각 포장해가서 저녁과 아침에 또 먹었는데도 질리지가 않는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번에도 예전, 아니 그 예전 그릇을 그대로 쓰시더군요. ㅋㅋ 정말 알뜰한 주인...ㅋㅋ
좋은 그릇인줄은 알겠는 데 그래도 왠만하면 한 번 바꾸시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그릇을 먹는 건 아니지만요.
오랜만에 초유 주인도 만나고, 한우양지만으로 된 수육과 국밥, 잘 먹고 왔습니다.
첫댓글 얼마전 일요일에 갔는데 휴무일이던군요
매주 일요일은 휴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가고 있는 집...
시간 맞춰 가보시죠~
역시 옛날 분들이 맛을 아는 군요~ 제가 아직 20대이지만(?) 우리 아부지께서는 80대를 넘어선 분이신지라...그래도 저만큼 맛있는 것 좋아하시고 저보다 훨씬 약주는 절제할 줄 아는 양반이신데...요즘 고기는 옛날맛이 아니라서 싫다, 회도 싱거워서 못 먹겠다 하시는데..맛은 기통차게 구별하십니다. 이 집은 고추가루 우리 것 아니다 청량 아니다 그러니 이런 집은 가지 마라~~등등 존경스럽죠~ 우리 옛날 사람은 먹을 것으로 장난 안 했거던요... 그런 정도의 믿음을 주는 집입니다, 이 집은.... 정말 번창하지 마세요~~(초심을 버릴까봐~~)
이 집은 아무리 번창해도 초심을 잃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퍼진라맹님도 노부모님을 모시고 계시군요. 저희 부모님도 70 대이십니다.
초유한정식에 가서 밥을 먹고 담에 한번 더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없어져서 실망하고 있던차에 제가 좋아라하는 소고기국밥을 다시 하신다는 말을 듣고 또 다시 들러봐야겠다고 생각만하고 있는 1인입니다. 가깝지만 주차장의 압박과 시간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네요. 하지만 집사람도 기억하는 맛이라 다시 한번 꼭 들리게 될 것 같습니다.
정식 주차장이 아니라 그렇긴 하지만, 뒷 골목에 댈 수 가 있으니 그다지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맛있으니...
음식을 만드는 철학은 상호가 바뀌어도 유지가 되니, 모두들 믿고 찾아가나봅니다^^번창하세요
거창한 철학보다도, 심성이 고우신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요즘 보기드물게 순수하다고 해야할까요.
저랑 꼭 같은 마음이시네요.~ 믿을 수 있는 음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