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비행기 사고를 뉴스에서 접합니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생존 가능성이 가장 낮은 사고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이 또한 그렇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탈출할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 안은 평범한 공간이 아닙니다. 수백 km로 달리고 있는 공간입니다. 그 속도대로 내려야 할 공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착륙지점을 잃는다면 어찌 하겠습니까? 또 한 가지 위험은 조종사입니다. 대체가 어렵다는 문제입니다. 누가 감히 나서서 운전을 하겠습니까? 그러니 기장과 부기장에게 사고가 나면 이 운반체는 그야말로 폭탄과 같은 운명이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어디다 들이 받느냐 그것만이 문제입니다.
드물게 공중 납치 사건도 발생합니다. 때로는 비행기 운전 가능자가 무리 가운데 껴있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장을 위협하여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운항을 하도록 만듭니다. 본인을 직접 위협할 수도 있고 승객이나 승무원 등 다른 사람을 위협해서 강제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기장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혹시 자기네가 직접 운전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위협은 단순히 위협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내에 있는 사람들이 함부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약점이면서 강점이 됩니다. 왜냐하면 자기들도 살고 싶으면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이런저런 비행기 사고가 겁이 나고 두렵다면 비행기 여행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실제 비행기 여행을 마다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 비싼 여행은 그럴 만한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대부분 사람들이 선망하고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다면 그야말로 불운일 뿐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혹 그런 사고를 당한다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일까요? 사실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우리는 그런 불운이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리라 확신하며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그런데 한 가족에게 일어납니다. 아마도 가족을 이루고서는 첫 해외여행이 되는 모양입니다. 부부야 그렇다 치고 그 딸(아마도 초등학생?)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겠지요. 돌아오면 특히 친구들에게 기막힌 이야깃거리가 될 것입니다.
가족여행, 그것도 해외여행이고 지상낙원 비슷한 ‘하와이 여행’입니다. 더구나 경품 당첨으로 가는 여행이니 자체 경비는 걱정할 일도 아닙니다. 우리 형편에 무슨, 하고 생각했지만 딸 ‘나리’를 생각해서라도 ‘가자!’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잘 가더니만 웬 이상한 사람들이 갑자기 비행기를 점령합니다. 승객들이 놀라고 소리 지르고 야단이 납니다. 몇 사람만 있으면 제한된 공간의 비행기 점령은 쉽게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조종실을 장악합니다. 테러범들 조장이 지시를 내리는 대로 항로 변경을 꾀합니다. 겁에 질린 승객들이 아우성을 치지만 꼼짝 못합니다. 여차하면 총알이 날아갈 것입니다. 목숨 건 영웅이 아무 때나 나오는 것은 아니지요.
일백 명이 넘는 승객들 가운데는 별의별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은 검은 마스크로 가린 젊은 여성,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마치 뭐나 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테러범들이 찾는 바로 그 대상처럼 보입니다.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사실 국회에서도 제 구실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역시나 아직 상황 파악이 잘 안 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가만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나서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구색이 맞지 않지요. 코미디를 만듭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여행을 하다니, 아마도 임신한 며느리 원정 출산을 강제하는 듯합니다. 그러니 이 며느리의 시어미 앞과 뒤가 다릅니다.
손자 봐주러 간다는 젊어 보이는 할아버지는 스스로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려다가 괜스레 말쟁이(?)한테 걸려서 귀가 따가워집니다. 다행히(?) 이 테러 사고가 그 고난에서 구해줍니다. 빠질 수 없는 이야기의 감초 역할을 하는 승무원, ‘현민’은 상사에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제임스 본드라도 흉내 내려는 듯 왔다갔다 바쁩니다. 고소공포증으로 오금을 떠는 젊은 공직자가 동승하는데 한쪽 구석에 자리하더니 이야기 다 끝날 때까지 눈을 가리고 잠에 취합니다. 꽤나 유명한 배우가 그래도 이 역을 맡아주었습니다. 소위 카메오 역할이지요. 물론 기대할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냥 얼굴만 잠깐 보여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집안 식구입니다. ‘석환’과 ‘미영’ 부부와 딸 ‘나리’지요.
액션 영화로 막을 엽니다. 여느 영화에 뒤지지 않는 장면이 전개됩니다. 조금 뒤에는 재래시장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잘 나가는 꽈배기 집, 소문난 대로 하루 분량 반나절도 되지 않아 완판입니다. 집에는 컴퓨터 수리공 남편이 애처가로 재택근무 중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 사랑의 열매 ‘나리’가 함께 있습니다. 그다지 풍족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입니다. 어느 날 해외여행 경품에 당첨이 됩니다. 사실은 남편의 선물이지요. 그래서 신나게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런데 그들을 기다린 뜻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액션과 코미디가 비빔밥으로 기내식사가 되어 올라옵니다. 코미디를 그럴 둣한 이야기 속에 담아 액션과 더불어 볼거리와 들을 거리로 반죽해서 내놓았습니다. 쫄깃하면서도 신나게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 ‘오케이 마담’(OK! MADAM)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복된 주말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