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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1 10: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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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무슨 일인가 일어나는 한국에서는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축구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프 시즌인데도 불구하고 수 많은 이슈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소식들은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또 어떤 것들은 정말 어이가 없는,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들도 있다. 당장 최근 7일을 돌아봐도 많은 뉴스와 이슈들이 터져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목요일- 차범근 감독 차범근 감독은 “최대한 대표팀을 돕겠다. 대표팀이 무엇을 원하건 간에 우리가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허정무 감독에게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매우 괜찮은 얘기로 들린다. 하지만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베어벡과 나눴던 개인적인 대화를 생각해보면, 이들 중 차 감독이 협조적이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이럴 때 떠오르는 영어 속담이 있다. Better late than never! 금요일- K리그 랭킹 54위 갑자기 축구 팬들의 입에서 ‘세상에’ ‘맙소사!” 등의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K리그가 세계 프로축구 랭킹에서 54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그런 허술한 (마치 80년대 사람들이 만든 80년대 웹사이트처럼 보이는) 웹사이트에서 나온 정보가 대한민국 축구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다니…….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IHFS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는 공식적인 기관도 아니고 커다란 존중을 받고 있는 웹사이트도 아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통계나 정보는 그냥 무시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 같은 어이 없는 정보에 시간 낭비를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이슈에 대한 토론을 해야 한다. 토요일- 김두현 김두현에 관한 일이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다. 웨스트브롬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은 김두현의 에이전트 때문에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다. 그 에이전트는 김두현의 결혼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며, 한 밤 중에도 영국에 전화를 걸어 모브레이 감독을 괴롭히고 있다. 모브레이 감독은 “아마 에이전트가 이곳 시간을 잘 계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곤란한 시간에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을 상대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김두현의 에이전트 측은 이러한 작전이 이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이는 마치 옷 좀 구경하려고 하면 “한 번 입어보세요!”라며 사람들을 피팅룸으로 밀어 넣는 백화점 여직원들의 행동과도 같은 것이다. 일요일- 윤빛가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수 없이 많은 전화를 받았다. 블랙번이 윤빛가람을 정말 영입할까? 윤빛가람이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블랙번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윤빛가람의 기량이 무척 출중하다 해도, 우선 워크퍼밋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블랙번이 윤빛가람을 정말로 원한다면, 맨유 동팡저우와 같은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아마도 그는 블랙번의 제휴 구단인 벨기에리그 세르클레 브뤼주로 3년간의 임대를 가야 할 것이다. 벨기에에서 경험을 쌓고 워크퍼밋 조건을 충족시키면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할 기회도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월요일- 허정무 감독의 인천행 허정무 감독이 장외룡 감독을 만나러 인천에 갔다. 이 모습을 접하고 나니 “Mr. Smith goes to Washington”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장외룡 감독은 매우 쿨한 가죽 자켓을 입고 런던에서 돌아왔다. 아마도 자신이 머물던 동네 근처의 캄든 마켓에서 산 옷인 듯 하다. 라파엘 베니테즈보다 훨씬 멋있는 수염을 기른 장 감독은 축구 감독이 아니라 영화 감독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난 해 인천에서 벌어졌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떠올려 볼 때, 올 시즌에 장외룡 감독이 “액션!”이라고 외치치 않기를 바란다. 그랬다가는 피 튀기는 ‘인천판 올드 보이’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허정무 감독의 K리그 감독들과의 대화 시도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팀과 K리그의 친밀한 관계 정립은 한국인 대표팀 감독이 가질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를 잘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화요일- 부산의 관중석 부산 아이파크가 아시아드의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에 5천 석 규모의 임시 좌석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드에 가 본 팬들은 알겠지만 그곳의 관중석과 그라운드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어, 마치 꽉 막힌 강변 북로에서 올림픽대로의 교통 상황을 살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 정도다! 아시아드의 관중석 현실은 축구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산 구단의 이러한 움직임은 장려되어야 하며,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소식이다. 황선홍 감독은 새로 만들어질 임시 좌석이라도 항상 꽉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시내에서 좀 더 가까운 곳에 피치와 임시 좌석으로 이루어진 전용 구장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까? 사실 꽤 간단한 작업이지만, 한국에서 K리그를 접하며 느낀 것은 K리그에서는 간단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수요일- 세계 100대 클럽 IFFHS로부터 나온 또 다른 어이 없는 뉴스였다. 언론은 왜 자꾸 이 따위 자료(crap)를 보도하는가? 이 우스운 웹사이트가 이번에는 성남이 세계 119번째 팀이라고 주장했다. 하도 이상해서 순위를 잠깐 살펴보니 그 신빙성이 무척 의심스러웠다. 이 웹사이트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AFC컵에 참여했던 팀만 고려한 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만 높은 랭킹에 올려놨다. 문제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AFC 컵이 별다른 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대회라는 점에 있다. 또한 IFFHS는 AFC컵이 약한 리그에서 나온 팀들이 참여하는 대회라는 사실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까닭에 요르단과 싱가폴 클럽이 성남보다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가 수원 삼성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로써 IFFHS로부터 나온 이야기에 더 이상의 시간 낭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또 증명됐다. 이런 정보가 헤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http://cafe.empas.com/duerden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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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울한 부분도 있네요.
첫댓글 처;;; 처음이다;; 듀어든 선생님글은 언제나 읽으면서 동감에 또 공감;;
iffhs 부분에서는 참 우리나라 언론이 부끄럽다는...
매번 옳은 소리만 하시는 당신 존경스럼
이분을 축협으로 ;;
한국에서 K리그를 접하며 느낀 것은 K리그에서는 간단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 K리그를 접하며 느낀 것은 K리그에서는 간단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 캐공감
진짜 듀어든씨너무 좋아... 이분을 엿맹으로~!
듀어든도 슬슬 언론이 K리그를 깐다는걸 느끼고 있구나....
이토록 k리그를 사랑하는 외국인 기자라니...
"장외룡 감독이 “액션!”이라고 외치치 않기를 바란다." 정말 장외룡 감독님 영화감독 느낌이 나는데요 ㅋㅋㅋ
늘 느끼는거지만 듀어든은 정말 한국축구를 사랑하는것 같습니다,
이 아저씨 천재임 ㅋㅋ
듀어든 이분 진짜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확하게 보는 눈을 가지셨네요,
역시 멋진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