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용이 입대하던 날
바람이 불면 날아가고 만지면 부스러질 듯 이 처럼 연약하던 나에 사랑하는 아들이....
이렇듯 어여쁘고 늠름하게 성장하여 나라에 부름에 따라 엄마 아빠 곁을 떠나게 되었구나.
몇 년 전,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홀로 환승을 해 가며 선용이가 호주로 떠나는 날,
엄마가 몹시도 울었는데.
오늘도 그 날과 다름없이 엄마, 아빠가 몹시 힘이 드는구나.
평상시 여유 있는 너에 행동과는 달리 유난하게 긴장하고 다가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는 너의 모습에 차마 눈을 마주치기가 두려웠단다.
물론 우리 아들 선용이가 잘 이겨내고 충분히 견뎌 내리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빠는 조금 걱정이 되는구나.
아들, 힘들어도 참고 참고 또 참는거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거야.
대대장의 인사 말씀처럼 그 곳을 필요에 의해서 온 입대병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그 곳도 역시 너에게 주어진 인생에 한 부분이며 겪고 보내야 할 시간이니까???
속된 말로 국방부 시계는 항시 돌고 있으니 주어진 네 임무에 정성과 최선을
다 하거라. 성공은 능력이 아니라 정성이며 인생은 기다림이라고 하지 않더냐.
함께하는 동기들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네 본분을 잊지 말고 갑갑함이 가슴으로 치밀어도 이성으로 견디며
잘 참아내기를
엄마, 아빠가 너를 위하여 무한 기도 할 것이야.
잘 할 수 있지. 아들아.
선용이가 입대 전, 걱정하던 코골이는 아빠가 듣기에는 너와 선경이의 1살 때 새근 새근
잠자던 모습과 소리가 별반 다를게 없어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아들.
등 따습고 배부르다'란 말이 있지? 잘 먹고 잘 자는 것 간단하지만 너무나 중요한 말
아니겠냐. 잠을 좋아하는 아들, 앞으로 졸음을 어떻게 견뎌낼지 걱정이지만. 황우장사도
졸음 오는 눈꺼풀은 들지 못한다고 하지 않니. 풀턴에 입단해 요즘 날리고 있는 이청용도
시차적응이 않되 졸면서 축구했다고 해서 화제다. 그것도 EPL입단 첫 경기에서 말이다.
졸음도 요령껏 즐기는 것도 앞으로의 힘든 훈련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이제 신병 훈련 기간에는 군인으로서 생활 습관 및 행동을 몸에 익히기 위한 여러 가지
훈련이 있으리라 생각은 된다.
피할 수가 없는 높은 산이 있다면 즐기며 올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리라.
각설하고.
엄마 걱정은 하지 말거라.
너를 대신해 심심해하시는 엄마를 위하여 화투 놀이도 대신하고 쓰레기도 자주 비워주는
아빠가 될 거라고 약속하마.
그래도 예전 호주에서 있을 때와 달리 우리는 같은 곳에서 똑 같은 공기로 같이 숨을
쉰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자구나.
눈에 눈물이 그윽한 엄마 얼굴에 화색이 돌고 아들 체취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너에 방을
몇 번 정도 들락 달락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작이 우리 아들 선용이 우리 곁에 서 있겠지.
이제는 너를 기다리며 그리며, 보내는 하루가 마냥 즐거워지는 그런 날들이 되겠구나.
조금 씩, 조금 씩 늠름해지는 모습이 기대도 되고......
사랑하는 선용아 우리 약속하자구나
너는 군대에서, 선경이는 학교에서, 엄마 아빤 일터에서 ,
우리 모두 주어진 삶에 충실 하자.
사랑한다 선용아.
무사히 군 훈련 생활 잘 마치고 우리들 가족 품에 행복한 얼굴로 달려올 그날을 위해
우리 모두 기원하며 이선용 화이팅!
아빠가.
첫댓글 선용이는 약속지킬것 같은데 만복대 약속 잘 지켜질까? ㅋ ㅋ
작심삼일이란 단어가 생각나게하는군요... 그래도 이번엔 지키시겠죠.(3일 이상은^^) 아들에 대한 부정이 가득 담긴 한통의 편지네요! 선용이 건강히 놀다 오거라....
의젓한 선용이가 군에 갔군요. 남일같지 않습니다.
선용이는 어린나이에 유학도 다녀왓는데 그깟 군대쯤이야.......
아마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고있을겁니다.
만복대님글을읽고나니 가슴이웅클합니다 첫번째휴가 엄청잘해주게죠
두번째휴가 밥먹자 세번째휴가 목욕해라 네번째 휴가 언제가야
ㅋㅋ 그래도 아드님이 나라를지키니깐 우리가 술도마시고 산에도가고요
아무쪼록 제대하는 그순간까지 건강하기를 빌게습니다
가슴찡한 부성애를 느끼게 합니다. 부모님께 더 잘해야겠어요
선용이 어릴때 부터 영특한 아이니까 군생활도 잘 적응 할겁니다.마음 아프 시더라고 화이팅 입니다.
눈팅만 하기엔 너무 감동이네요... 근심걱정관 달리 멋진 아들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빠가 넘 멋지잖아요.......
우리 아덜놈 지난 28일날 군대 들어갔는데 난 안보이니까 속이 시원한데.. 만복대님의 아들 사랑에 감동
공익이시죠 ㅋㅋ 고생마니 하시것습니당
부성애가 많으시군요. 보통은 엄마들꼐서 더 애절하게 글쓰고 그러는데 대단 하십니다. 아들들에겐 아빠가 더 좋다고 합니다. 부러운 부자간 같아요. 잘 하고 오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