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다시 만지도와 연대도에 들어갔다
이 섬들의 매력은 섬의 해안선을 따라 걷는 트레킹에 있다.
만지도에는 구릉 너머 섬 끝까지 갔다가 동백 숲 터널을 걸어 되돌아오는 ‘몬당길’이 있다
연대도에는 해안 오솔길을 따라 섬 한 바퀴를 걸어 되돌아오는 ‘지겟길’이 있다.
두 개의 섬은 2015년에 출렁다리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나 진배없다.
출렁다리가 놓여진 후로 관광객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있다.
전주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약 세 시간 만에 통영 삼덕항에 도착하였다
삼덕항에서 오전 9시 30분에 출항하는 만지1호에 몸을 실었다.
우리를 태운 유람선은 약 15분 만에 만지도항에 닿았다.
만지도는 찻집과 근사한 펜션, 식당들이 즐비하여 관광지다웠다
만지도의 서쪽을 한 바퀴 도는 ‘몬당길’이 조성되어 있다.
‘몬당’은 ‘양지 바른 언덕’이라는 뜻의 통영 사투리라 한다.
주변의 다른 섬보다 늦게 주민이 정착하였다 하여 만지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마을 앞을 지나 방파제 끝까지 가서 해안 데크길을 따라 걸어갔다.
연대도와 만지도가 지닌 매력은 섬의 해안선을 따라 걷는 트레킹에 있다.
데크길의 중간 쯤에서 두 마리의 귀여운 수달이 반겨주었다
함께 모인 세 명의 친구들이 수달보다 훨씬 귀여웠다.
데크길이 끝난 곳에서 높지 않은 산 정상쪽으로 난 길이 있다.
등산로는 동백숲길로 이어진다.
꽃은 없지만 선혈이 낭자한채로 떨어지는 동백꽃이 눈앞에 선했다.
몇 차례의 오르내림 끝에 욕지도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북동쪽으로 보이는 섬들이 연화도와 욕지도이다.
며칠 뒤에 들어가기로 예약한 욕지도를 보니 가슴이 설레었다.
오늘 산행의 베스트 커플 후보다
토마스 형님이 이 정도의 애정 표현을 한다는 것은 기적이다 ㅋ
근사하게 늘어선 소나무숲을 지나니 만지봉이다
만지봉을 큰산이라고 부르는데 만지마을에서 하나밖에 없는 주산이다.
당산제를 지내던 터와 당산나무를 발견했는데 뱀이 무서워 들어가진 못했다.
만지도에는 기품있게 자란 소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오늘 처음 나오신 부부가 200년 되었다는 소나무 아래서 기를 받고 있다.
만지봉에서 내려오니 산토리니풍의 예쁜 건물이 나타났다.
푸른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건물이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렸다.
산토리니의 카페에서 마시던 미토스맥주맛이 그리웠다
바람길 전망대에서 여인들이 바람을 일으켰다.
여인들이 일으키는 광풍에 남정네들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ㅎ
동백꽃이 그려진 벽을 따라 연대도 방향으로 간다
이 길은 3월에 와서 후두둑 떨어지는 동백꽃을 즈려밟고 가야 한다
글라라의 화사한 미소가 피지 않은 동백꽃보다 아름답다
만지작하우스 앞의 폐가 벽에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다.
누구인지는 모르나 화공의 센스가 돋보인다
때로는 유명한 철학자의 말보다 이런 글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만지도 끝과 연대도는 출렁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이 다리는 길이 98.1m, 폭 2m 규모로 사람만 건널 수 있고 차는 다니지 못한다
2013년 10월에 착공하여 14개월 만인 2015년 1월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늘 당신께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틈을 좀체 주지 않으셨지요
험한 세상 잘 걸어가라
홀로서기 일찍 시킨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 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이해인 <소나무 연가> 부분
소나무숲에서 점심 식사 자리를 찾지 못하고 걸어갔다.
그림같은 풍경에 그늘까지 드리운 몽돌해변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환성을 지르며 몽돌해변으로 내려갔다.
몽돌밭을 식탁으로 삼고, 바다를 병풍 삼아 둘러앉았다
짭쪼롬한 바다 내음이 스며든 음식은 간이 제대로 맞았다
이렇게 좋은 장소로 우리를 초대해주신 주님께 감사 또 감사...
두 사나이가 바다를 향해 걸어간다
고래를 잡으러 가는지,
건너편 섬에 사는 순이를 찾아가는지,
어딘가에 숨어있는 인어를 만나러 가는지 모를 일이다
아주 작은 몽돌밭에 두 여인이 누워있다
회장님이 두 여인들을 향해 걸어가시고 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모른다
왜냐하면...자리를 피해버렸기 때문에...
식사를 마친 회원들이 느긋하게 쉬고 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이대로 앉아있고 싶다
파도도 숨을 죽이고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는듯 하다.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 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문무학 <바다> 전문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움 연대로 지겟길로 들어섰다.
산 중턱에서 바라보는 연대마을의 풍경이 그림같았다
정상에 봉화대를 설치하고 봉화를 올렸다 하여 연대도라 불린다.
정상의 바로 아래엔 섬의 당이 있고 당산나무가 있다.
당집은 건물이 없어지고 돌담을 둘렀다
당집에서 모시는 신단수는 특이하게도 물푸레나무다.
물푸레나무는 신령스런 당숲의 주인이다
물푸레나무 둘레에 콩난이 다닥다닥 붙어 자라고 있었다
당집 입구는 새끼줄로 금줄을 쳐서 이곳이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했다.
숲은 매우 후텁지근해서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연대봉( 220m)은 조망이 꽉 막혀서 옹색하였다.
그래도 후미까지 기다렸다가 인증샷을 찍어주고 내려왔다
정상 아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오면 북바위전망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내부지도, 연화도, 욕지도 등의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연대마을 초입에는 ‘연대도 지겟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바닥에 그려진 파란 선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길의 시작점인 게이트가 나타난다.
‘지겟길’은 섬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다니던 길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세창 베드로가 연대도 슈퍼로 모두를 초대하였다
시원한 얼음과자를 사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신산회는 이런 분들의 사랑을 지양분으로 삼아 발전해 왔다.
마을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게 대문 옆에 내건 문패다.
이름만 덜렁 적어 놓은 평범한 문패가 아니다
문패에는 간결한 문장으로 집주인의 성품이나 이력까지 담겨 있다.
세월로 인해 글씨가 마모되어 분간할 수 없는 문패들이 보여서 마음이 아프다.
만지도로 돌아갈 때는 해변으로 나있는 데크길로 걸어갔다
바닷물 속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가족들이 시원해 보였다
싱싱한 몸을 말리고 있는 젊은 여인들의 체취도 꿈결 같았다
만지도 선착장에서 신산회의 현수막을 펼쳤다
만지도가 명품이 아니라 우리의 미소가 진짜 명품이다
오래오래 함께 걸으며 예쁜 사랑을 키워가리라!!
'이모네해물라면'에서 씨원한 맥주를 마셨다
해물라면을 먹는 시몬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뱃시간이 임박해서 안주도 없이 부리나케 마시고 나왔다.
이제 만지도와 작별해야 한다
이곳은 환영과 환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이다
섬의 정체성을 고이 간직하길 바라며 떠나왔다.
만지도에서 오후 3시 15분에 출항하는 유람선을 탔다
유람선 안은 사람들로 만원을 이루어서 비좁았다.
선실 밖으로 나와서 바다를 온몸으로 마시며 항해하였다.
첫댓글 밤새 깊은 잠을 자고 나니.. 마치 어제의 트레킹이 꿈인듯~~
기행문 읽으며 가슴에 켠켠히 사랑과 감사~ 더욱 찐하게 쌓아 봅니다.
길잡이 역할 까지 더한 총무님~ 수고로움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