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마지막날이다
오늘도
밉상스런 날씨가
미깔스런 더위가
계절도 망각한듯
정신줄을 놓은듯
까끄래기같은 햇볕을
지멋대로 쏟아낸다
바람이라고
야시꾸리하게
생색을 내면서도
열불나는
온풍만을 불어준다
추석연휴라고
콧배기
맛배기는 고사하고
흘리고 간
떡고물 부스러기도
못 얻어 걸린 신세고 보면
연휴야
가든지 말든지...
늘
쳇바퀴위에 올려진
늘상의 일상인양
늘어지게 한소큼 자고
아침겸
이른 점심을 먹고
머그잔에
꿀커피한잔 옆에 놓고
폼나게
로맨스 소설책 펼쳐놓고
애청자가 되어버린
아이넷 방송
성인가요방송 체넬로
눈 호강
귀 호강으로
무료함과
공허함이 마주보는
허허한 거실 공간에
오늘 하루를 쉰다
한때는
노는 것이
술이
사랑이
연애가
인생 전부인양
세상 전부인양
애면글면하든 때도...
밥지리에도
술자리에도
모임자리에도
어김이 없었는데
어느날부터는
핑갯거리가
다시
핑갯거리를 만들고
그 열정이
시지부지 뻘쯤해지더니만
요즘은
외출은
아예
땡땡이만 쳐댄다
활자중독증...
아마
내가
좀
그런것 같다
누군가는
독서가 좋은 취미란다
글쎄
글쎄다
400페이지 정도는
하루
한권은 읽는다
여기다
매몰되다보니
모든
왠만한 일상은 후 순위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지는
나도...
아마도
더위 탓일까?
게으름 탓일까?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 했는데
이러다가
내가
내 신세가
외토리로
잊혀진 사람으로
남는 건 아닐런지?
어느새는
베란다너머로
붉은
저녁노울이 졌다
그럭저럭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