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업계, 소셜 미디어에 조심스럽게 발을 딛다
패션업계만큼 진보적인 분야에서 전자 상거래나 소셜 미디어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섣불리 발을 딛지 못하는 것은 그저 당황스럽다는 말 만으로는 설명되기 힘들다. 명품 공급업체 상당수는 패션이나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전통적인 거래방식과 마케팅 채널에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Forrester Research가 전 세계 178개 프리미엄 회사와 명품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고작 3분의 1만이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반면 부유한 소비자들 10명 중 8명은 인터넷을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명품과 고품격 서비스를 조사하고 구매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었다.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는 매장수는 2008년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놀랄 만큼 낮은 수치다.
Yoox의 설립자이자 CEO인 Federico Marchetti는 현재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를 진행하는 명품 브랜드가 절반 정도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우리가 이야기를 나눈 몇몇 업체는 광범위한 경기 침체로 그 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브랜드가 온라인 매장을 열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의 고급 손목시계회사와 그 외 명품 제조업체는 더더욱 온라인 매장 개점을 거부하고 있다.
매장에서 웹으로- 전자 상거래라는 도전 Hublot의 CEO인 Jean-Claude Biver는 지난 여름 ‘세계 명품업계 경영자 회담’에서 ‘우리는 400여 개 독점적인 소매업체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운영이 되지 않는다.
만약 온라인으로 운영한다면, 더 이상 독점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들 역시 브랜드가 제공하는 쇼핑 경험이 웹에서는 성공적으로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수의 고품격 여행/패션 회사를 위한 소셜미디어 전략을 지휘하고 있는 Matt Rhodes는 소비자가 명품 매장으로 걸어 들어갈 때는 물건 그 이상의 환경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만약 $1,000짜리 구두 한 켤레를 사러 간다면, 와인 한 잔을 들고 점원들의 관심을 받으며 돌아다니고 싶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구매만큼이나 중요하다.’ 매장 디자인부터 점원 교육까지 명품 업체는 소비자의 이런 경험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소매업체를 마치 ‘판매 공간이 아닌 친밀한 장소’로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
웹 페이지에 이런 환경까지 재창조하기는 어렵다.
Burberry나 Christian Louboutin 같은 일부 브랜드는 상품을 클로즈업해서 찍은 비디오를 제공함으로써 쇼핑객이 마치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들고 보는 것처럼 트렌치 코트의 질감과 흐르는 선, 보석 장식 스트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소매업체인 Net-a-Porter는 오프라인 매장의 고품격 서비스를 따와서 뉴욕, 런던에 있는 소비자에게 당일 배송을 제공하고 프리미어 고객을 위한 반품도 처리해준다.
Oscar de la Renta의 CEO Alex Bolen는 매장내 서비스를 스타일링 제안이나 의복 수선 등으로 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Bolen은 회사의 주력 상품이 온라인에서 얼마나 잘 팔리지 ‘완전히 잘못 생각’했다고 말한다.
몸매를 드러내는 4천 달러짜리 칵테일 드레스를 ‘피팅룸이 있는 곳에서만 팔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매우 비싸고 몸매에 딱 달라붙는 옷의 판매 성적도 상당히 훌륭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소비자들이 같은 옷을 두개 사이즈로 주문하고 하나를 반품하는 일도 종종 일어날 것이다.
현재 온라인 판매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지만, Bolen은 언젠가 온라인이 Oscar de la Renta 구매의 가장 큰 “문”이 될 날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 컨텐츠 창작소가 되다 웹은 또한 많은 고급 브랜드의 주요 마케팅 채널역할을 한다.
전자상거래를 싫어하는 브랜드 조차 브랜드를 강화하는 미디어 컨텐츠를 웹사이트에 전시하고 디자인 통제력을 약간 희생하더라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더 많이 배포하려고 한다.
Chanel은 온라인에서 직접적으로 상품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디자이너 Karl Lagerfeld와 Martin Scorses가 올 여름 제작한 예술적인 짧은 영화를 배포했다.
수십 곳이 넘는 고급 패션, 주얼리, 여행 회사들이 iPhone과 iPad 용으로 이미지와 비디오 어플을 지난 3년간 배포해왔다. London Fashion Week에서 Burberry 의 수석 디자이너인 Christopher Bailey는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Burberry는 ‘이제 미디어 컨텐츠가 종합적인 경험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Berberry는 디자인 회사였던 만큼이나 커다란 미디어 컨텐츠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고급 양장점과 마찬가지로 Bruberry는 무대 장면을 담은 많은 수의 사진과 비디오를 배포하고, 팬들에게 쇼를 온라인 생방송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잃어버린 기회 Rhodes는 ‘이것은 마치 당신이 초대한 사람들이 있는 무대를 내 팽개치고, 다른 사람이 벌인 파티에 가서 그곳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는 격이다.
자기 자신의 도메인에서 사람들을 위해 경험담을 조직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에서는 문을 열고 딱히 원하지도 않는 토론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Pepsi나 Dunkin’ donuts 같은 거대한 브랜드가 많은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주요한 상호 캠페인을 발족해서 수백만 명의 팬을 끌어 모으는 동안, 이런 캠페인을 시작한 명품 브랜드는 거의 없다.
명품 업계 대부분은 소셜 네트워크는 단지 뉴스를 알리기 위한 또 다른 채널이고, 브랜드를 고취하기 위한 상상의 공간이다.
일부만 소셜 네트워크에 신상품 이미지와 구매 가능 사이트를 직접 연결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물론 열정적인 쇼핑객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흥미를 보이는 예외적인 브랜드도 있다.
BMW와 Marc Jacobs는 각각 SUV나 남성 향수 같은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페이스북에서 소셜 캠페인을 진행했다.
Jimmy Choo는 위치 기반 소셜 게임인 Foursqure에서 Cathc-a-Choo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게임에서 여성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브랜드를 광고하는 다양한 장소를 찾아서 Jimmy Choo의 새로운 스니커즈 라인을 잡기 위해 런던을 돌아다닌다.
Oscar de la Renta 는 Bergdorf Goodman에서 열린 ‘bridal trunk show’에 관련된 트위트를 한 후에 신부 가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들은 거의 드물고, 이 경우 열정적인 쇼핑객 보다는 부유한 쇼핑객의 참여 기회를 저버리게 된다. 최근 Unity Marketing이 1,614명의 중산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의 80%에 이르는 사람들이 최소한 한 가지 소셜 네트워킹(주로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략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브랜드와 연결되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또 다른 L.E.K consulting 조사 결과 부유한 소비자들(1년 가정 수입 $150,000 이상)의 구매 결정에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소셜 네트워크에서 친구가 추천한 상품의 12%정도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브랜드가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계속해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이 시장에서, 제품을 웹에서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법을 위해 투자가 거의 없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선두그룹은 이미 럭셔리 분야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나머지 업체는 이제 결정해야 할 시간이다. 혁신하고 번성하든지 아니면 뒤 떨어지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