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이 영주댐 공사로 수몰위기에 처해있는 내성천을 살리기 위해 법정에 선다. 스님은 12월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내성천 개발계획 철회 소송을 위한 법률적 검토’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율스님에 따르면 내성천 발원지인 물야에서 60km지점인 내성천 중류에 들어서는 영주댐이 완공되면 내성천 19km의 구간, 10.4㎢의 유역이 물에 잠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체로 비유하면 허리가 끊기는 형상이며, 화상으로 비유하면 위급한 치료가 필요한 3도 이상의 화상이라고 경고했다.
내성천은 봉화군 물야면 오전 약수에서 발원해 삼강에서 낙동강과 만날 때까지 106km를 흐르는 낙동강 상류 지천으로 세계에서 보기드문 모래강이다. 전문가들도 세계자연유산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님은 영주댐 물막이 공사가 시작된지 불과 2년 만에 모래유실로 인한 하류 장갑화 현상과 강수위 하강, 생태계 단절, 멸종위기 동식물의 서식지 훼손 등 피해는 점점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주댐 하류 5km 밖에 위치한 무섬강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갑화 현상은 하류 전 구간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장갑화 현상이란 모래가 쓸려 내려간 후 육지식물이 들어오고 강바닥에 자갈만 남는 현상을 일컫는다.
지율스님은 “가처분 소송을 통해 댐이 강 전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 관련법령에 의거해 그 책임 소재를 묻고 앞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 미래를 예측하고 증거를 제시해가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소송 과정을 통해 내성천 가치를 재조명하고 법률적인 정보와 과학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우는 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소송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천성상과 새만금 소송에서 보았듯이 시행처가 정부이고 시공사가 대기업일 경우 그 피해를 증명하기 어려운 환경문제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기대하는 것은 무모한 일 일지도 모른다”며 “영주댐으로 인해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내성천과 같은 자연 하천을 다시 만들려면 어떠한 노력과 경비가 소요될 것인지를 되묻고 싶다”고 역설했다.
내성천을 보호하기 위해 3년 이상 내성천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해온 활동가들과 내성천 보호를 위해 땅 한 평사기에 참여한 사람들, 내성천 유역 주민들이 원고 측으로 나설 예정이다. 영주댐 시행처인 국토개발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시공사인 삼성건설을 피고로 세울 계획이다.
내성천습지와새들의 친구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조계종 사회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불교환경연대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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