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달서구 대곡동 대구수목원. 소나무, 전나무, 이팝나무, 층층나무 등 갖가지 나무들과 알싸한 향을 풍기는 허브, 꽃 등 다양한 화초들이 무성한 잎을 뽐내고 있었다. 곳곳에 드리워진 그늘 아래에 앉은 중년여성 10여 명은 유쾌하게 수다를 떨고 있었고 아이들은 탐방로를 따라 숲 속을 들락날락 거리며 더위를 잊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발 밑에는 무려 410만 t의 생활쓰레기가 고스란히 묻혀 있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됐던 이 곳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모기떼가 들끓기로 악명 높았다.
그러나 2002년 6월 쓰레기 천지는 나무와 꽃이 숨쉬는 도심 숲으로 거듭났다. 대구시가 103억 원을 투입해 전국 최초로 쓰레기 매립지에다 도시형 수목원을 조성한 덕분이다.
사용이 끝난 대구시내 쓰레기 매립지들의 사후관리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폐쇄된 지 20여 년이 지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침출수나 유해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심 속 생태공원이나 녹지공간 등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시내 비위생 쓰레기 매립지는 율하(동구 율하동), 평리(서구 평리동), 대암(달성군 구지면), 대곡(달서구 대곡동) 등 모두 4곳이었다. 4군데 모두 지난 1991년 대구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에 위생매립장이 들어서면서 폐쇄됐다.
달서구 대곡 매립장의 경우, 연간 130만 명이 찾는 도심 숲으로 변모, 2002년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복원 우수 사례지로 지정됐다.
혁신도시 예정지 인근 율하매립장(4만2천 평.1984년 12월~1986년 2월까지 생활쓰레기 49만 t 매립)은 2002년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고시, 현재 아파트 건설을 위한 대지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07년이면 6천376가구, 2만여 명이 이곳에 입주한다. 매립지는 녹지대로 조성,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될 예정.
1983년 폐쇄된 서구 평리매립장 자리엔 공장과 주택가가 들어섰고, 1984년 4월~12월까지 15만 6천t 가량의 연탄재가 묻힌 달성군 대암매립장은 농지로 쓰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매립지의 오염도가 크게 감소, 대구시의 쓰레기 매립장 관리정책이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0년 침출수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기준치(70㎎/ℓ)의 4배가 훨씬 넘는 319 ㎎/ℓ를 기록했던 대곡매립지는 2002년 BOD가 65.9 ㎎/ℓ를 기록,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고, 2003년에는 9.4 ㎎/ℓ를 기록, 놀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해 실시한 대곡 매립지 지하수 수질검사에서는 생활용수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율하 매립지의 경우도 지난 해 6월 실시한 지하수 수질조사에서 대장균균 개체수(900만 마리)가 기준치(5천 마리 이하)를 초과했지만 나머지 항목에서는 모두 기준치 이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 2002년 오염도와 이용실태,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평리 매립지와 대암매립지를 사후관리 대상 매립지에서 제외했다. 율하 및 대곡매립지도 단순관리대상으로 분류했다.
시는 대곡매립지에 대해 토양오염도와 발생가스, 침출수 등을 매년 1회 조사하고 있고 율하매립지는 분기마다 하천수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전관수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침출수와 발생가스, 지표수 등의 오염여부에 모니터링을 하고 불연성 물질을 별도 매립하는 등의 조치를 용도 폐기 후에도 지속하면 매립장이 큰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첫댓글 여기 참 좋죠 ^^
월드컵 때 서울 상암구장 일대에 가려진 비운의 '쓰레기장 변신'이죠.. 그때 상암과 시기 피해 개장했어도 대구 광고효과가 참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