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이자수익만으로는 금융산업 한계 봉착"
<창조경제활성화를 위한 금융제도 개혁 축사 원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무위원장 정우택 의원입니다.
오늘 ‘창조경제활성화를 위한 금융제도 개혁’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 공동으로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해주시고 뜻 깊은 이 자리에 초대해주신 글로벌금융학회 오갑수 회장님, 한국금융연구원 신성환 원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바쁘신 와중에도 포럼에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근 IMF는 금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3.5%까지 낮추는 등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입니다. 우리나라가 창의와 혁신에 기초한 창조경제로의 체질개선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금융혁신은 국내 4대 혁신과제 중 하나로서, 실물경제의 발전은 물론 금융의 자체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의 활력을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금융산업은 저성장과 저금리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국내 금융산업이 ‘보신주의’에 안주해 향후에도 이자수익에만 의존한다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혁신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첫째, 이자수익에만 치중하는 국내 금융의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합니다.
금융산업의 대표격인 국내은행의 순수익은 2005년 13조 6,000억원에서 2014년 6조 2,00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반토막이 나고 말았습니다.
은행수익의 핵심요소인 순이자마진(NIM)은 2005년 2.81%에서 2014년 1.79%로 감소하였고,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005년 18.42%에서 2014년 4.19%로 급감한 결과입니다.
기준금리가 1%대(1.75%)로 떨어짐에 따라 총이익 중 이자수익의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이자수익 비중이 매우 높은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이자수익 비중이 미국 65%, 일본 69%, 영국 44%, 유럽연합 57.5%, 중국 79.5%인 것에 비하면 90%가 넘는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 은행이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자산관리, 투자은행 업무 등 수수료 영업 기반을 강화하는 등 비이자수익을 증대해야 합니다. 최근 도입된 금융상품자문업(IFA) 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국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해외투자 진출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황금시장으로 꼽히는 미얀마가 외국계 은행에게 금융시장 문호를 개방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신한, 기업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모두 탈락하였습니다.
※ 일본은행 3개(미쓰비시도쿄UFJ, 스미토모니쓰이, 미즈호), 싱가포르 2개(OCBC, 싱가포르은행), 중국(공상은행), 태국(방콕은행), 말레이시아(메이은행), 호주(ANZ) 등 9개 은행이 선정
일본(3개)과 싱가포르(2개), 호주(1개)는 차치하더라도 태국(1개)과 말레이시아(1개) 등 동남아 은행들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한국금융은 세계시장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미얀마로부터 지점 승인을 받은 일본은 1980년대부터 연간 3,000만달러의 무상원조를 제공해오는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공조가 있었던 결과입니다. 향후 국내은행들이 미얀마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내 은행도 해외진출이 성과를 내려면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M&A 등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셋째, ‘핀테크(FinTech)’등 새로운 금융산업 변화의 적극적인 대처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핀테크(FinTech)’가 커다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핀테크의 등장은 기존 금융권의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금융‧보험업 등 금융권 종사자는 84만명으로 2013년 같은 기간 86만 4,000명보다 2만 4,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입니다.
은행의 주요업무인 입출금‧자금이체‧조회의 대면창구 활용도는 겨우 10%에 불과하고 80~90%가량의 업무가 인터넷 뱅킹, 텔레뱅킹, 자동화기기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시중 은행과 농협, 수협 등 제1금융권의 국내영업점은 작년말 7,433개로 2013년에 7,701개에 비해 268곳이 줄어들었습니다. 생명보험사 점포도 작년말 3,683개로 268개 감소하였고, 우체국은행도 작년말 2,666개로 104개가 감소하였습니다.
이처럼 인력구조조정과 점포 통‧폐합은 단순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없애는 차원이 아니라, 은행과 보험 등 전통적인 금융업계에서의 고용은 축소되고, 핀테크 등 금융과 연관한 새로운 IT 산업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금융산업의 구조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핀테크 혁명은 국내 금융회사에게 닥친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SNS업체(카카오)가 16개 은행과 공동으로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를 지난해 11월에 출시하면서 핀테크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7년 아이폰 등장으로 시작된 모바일 혁명이 IT와 금융의 융합을 가속화시켰고, 이러한 움직임이 ‘핀테크’라는 용어로 집약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이 금융‧결제서비스 혁신을 이끌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분석 기업인 Gartner에 따르면, 핀테크 산업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2014년 363조원에서 2017년 756조원 규모로 2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결제시장의 성장과 함께 세계의 거대 ICT기업인 애플‧페이스북·구글 등은 자사 경쟁력에 모바일 결제‧송금서비스를 결합하여 제공함으로서 온‧오프라인 융합 및 국경을 뛰어넘는 국경간 거래를 주도하면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적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는 알리페이 서비스를 선보여 국내에서 중국관광객에게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미국‧EU 인허가를 받고 글로벌 송금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난 5년간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008년 9억 2,000달러에서 2013년 29억 7,000달러로 3배이상 성장하였습니다.
특히 영국은 핀테크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2008년부터 최근 5년간 7.8억달러 투자금이 몰려 600%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30일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전통금융회사들이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될 수 있도록,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회사, ICT기업, 전산유관기관, 정부의 자원과 역량을 결집한 ‘핀테크 지원센터’가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구축되었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혁신을 담당하고, 금융사들이 혁신을 지원하고 자사 서비스에 도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대한 개혁입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을 산업으로 보지 않아 금융이 자율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수익도 내고 다른 활동이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금융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금융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회에서도 핀테크 등 새로운 금융환경에 발맞춰 IT‧금융 융합 관련 금융거래 및 규제 환경의 종합적 개선을 통해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고시 책임부담을 명확히 하는 등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고자 합니다.
지난 4월 30일, 정무위에서는 온라인 펀딩 포털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크라우드펀딩 법안(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또한, 급변하는 금융산업의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관련 규제들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등 핀테크 발전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핀테크 발전이 창조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같은 시점에 핀테크가 예고하는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한 중장기 성장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핀테크 기업이 기존의 금융시장을 잠식만 하는 구조가 아닌,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로운 창조기업의 출현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모두들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행사에 참석해 주신 이한구 의원님, 원유철 의원님,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님, 한정화 중소기업청 청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포럼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바라면서 참여해주신 내빈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