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를 해체할 때가 되었다.
저자: Shawn Tully, senior editor-at-large
2012년 9월 25일
자료출처: http://finance.fortune.cnn.com/2012/09/25/euro-break-up/
정치인들일 믿지 말라. 유로 단일통화는 지금처럼 유지될 수 없다. 유로 분열을 막을 올바른 길은 이것이다.
(포츈) - 로저 부틀(Roger Bootle)은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라고 스스로 자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 그는 영국 경제학자로 1999년에 닷컴거품 붕괴를 예언했고, 2003년 『쓸모없는 돈(Money for Nothing)』이란 책에서 세계적인 주택가격 붕괴로 금융시스템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60세인 부틀은 깐깐한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자로 한 때 옥스퍼드대학 학장과 HSBC 수석경제학자를 역임했고, 지금은 런던에서 Capital Economics라는 컨설팅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오늘날 부틀은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걸고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에 장기적인 파급효과를 나타낼 과감한 역발상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최소한 부분적인 유로존 해체를 피할 수 없으며 세계 GDP의 12%를 차지하는 17개국들이 공유하는 화폐인 유로화에 엄청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 7월 부틀의 연구팀은 “만약 유럽 경제통화연합 회원국이 이탈하게 될 경우 최선의 관리 대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고의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Wolfson경제학상을 수상했다. 114쪽짜리 “유로존 이탈: 실용적 지침서”라는 보고서에서 부틀은 어떤 나라가 단일통화에서 이탈할 경우 밟아야 할 청사진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허약한 나라들이 유로존을 떠나는 것이 유럽경제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여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틀은 대단히 인기 없는 견해로 인해 비판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유로는 불황 제조기다. 정치인들이 허약한 나라들의 부채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돈을 퍼붓고 있다. 정치인들은 어떻게 성장률을 회복시킬지는 말하지 않는다. 재난이 닥치기 전에 유로존 해체가 유럽경제 위기를 해결하고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유로존 해체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부틀이 포츈지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정책입안자들은 정반대쪽 접근법을 고집하고 있다. 유럽 정치지도자들과 규제감독자들은 예외 없이 모두 유로존 해체는 경제적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유로화 존속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9월 6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허약한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를 매수하겠다는 거대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로존을 존속시킬 수 있다는 긍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 드라기는 “유로화는 되돌릴 수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9월 12일 독일 대법원이 6450억 달러 구제금융 기구인 유럽안정기구(ESM)에 대한 독일의 참여가 합헌이라 판결했다. 그 후 5 거래일 동안 S&P500은 2.4% 급등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구제금융은 단지 시간벌기일 뿐이다. 비록 유로존 해체를 겁내는 경제학자들도 독일과 다른 건실한 나라들이 허약한 나라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유로존이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유로는 유로존 회원국 전체 연방식 부채 공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유로존은 헤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리스 경제학자 Yanis Varoufakis가 말한다.
부틀이 옳고 유로존이 몇 년 안에 붕괴될 수도 있다. 그 결과는 유로존을 이탈하는 나라들의 은행들이 줄도산하고 국가부채에 대해 부도를 선언해야 하며 또 일시적으로 세계 주식시장이 공황에 빠지는 등 극단적인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유로존 해체에 수반되는 일시적 충격으로 인한 고통은 허약한 나라들이 유로론에 잔류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격을 수밖에 없다. 단지 시간만 몇 년 더 연기시킬 뿐이며 나중에 더 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부틀의 주장에 따르면 유럽은 성장을 선택해야 하며, 유로존 분열은 성장으로 복귀를 한층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부틀의 보고서를 통해 어떻게 유로존 붕괴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
경쟁력 격차가 10년간 확대되었다. 그 주 원인은 핵심국들과 주변국들 사이의 노임 상승률이 달랐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노임은 매년 – 특히 자동차와 컴퓨터 제조과정에 투입되는 임금과 수당들 – 스페인에서는 4.3%, 이탈리아는 3.4%, 그리고 아일랜드에서는 4.1% 상승했으나 독일에서는 단지 0.9%만 상승했다. 그리하여 주변국들과 핵심국들 사이의 경쟁력 격차가 30%~40%로 확대되었다. 그 결과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이탈리아의 수출 비중이 1990년대 후반 5%에서 지난해 말 약 2%로 하락했다.
만약 주변국들이 유로존에 잔류한다면, 이들은 저임금, 고실업, 세율 인상, 그리고 정부지출 감축과 같은 긴축을 통해 경쟁력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부틀은 “그 과정은 족히 10년은 걸릴 것이다.”고 말한다. 더 나쁜 것은 이들 나라들이 유로존에 잔류할 경우 세수는 감소하는데 부채와 이자율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 나라들이 국가 부채에 대하여 파산을 선언하고 유로존에 잔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ECB는 취약한 나라들의 은행들을 지원해 왔다. 담보물 대부분은 이들 나라들의 국채이다. 만약 국가부도가 나면 이들 은행들에 대한 ECB의 지원은 중단될 것이며, 주변국 은행들은 붕괴될 것이다.”고 런던 경제대학 Charles Goodhart가 말한다.
즉각적인 유로존 이탈이 이들 나라들의 부채와 경쟁력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부틀은 주변국들이 차례로 유로존을 이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유로존 이탈의 법적 문제가 복잡하기는 하지만 어떤 나라의 경제적 존립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국제법상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부틀은 보고서에 밝히고 있다. 비밀유지를 위해서는 유로존 이탈에 대한 유럽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만약 스페인이 유로존을 이탈한다면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될지 예상해 본다. 스페인 정부는 금요일에 유로존을 탈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할 것이다. 유로존 탈퇴를 밝히면서 시민들의 스위스로 자금 이동을 예방하기 위해 월요일 오전 12시 01분부로 모든 임금, 은행 예금, 연금, 그리고 가격들이 모두 동결되고 전자적 자금이체도 금지된다고 선포할 것이다. 유로존을 탈퇴하는 나라들은 새로운 지폐와 동전 발행을 탈퇴 선언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추천한다. 새로운 화폐 발행까지는 잠정적으로 신용카드나 선불카드를 상요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유로화가 일정 기간 동안 현찰로 통용될 것이다. 월요일 오전부터 유로화는 외환으로 분류되면서 유로화의 가치가 새로 발행될 페스타에 비하여 급등할 것이다. 따라서 택시 요금은 하루 이틀 사이에 1유로에서 2페스타로 바뀔 것이다.
부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부틀은 모든 국채를 자국 통화로 액면을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액면 전환은 사실상 부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외국 채권자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한술 더 떠서 부틀은 유로존을 탈퇴하는 나라들은 이자 지급을 즉시 중단하고 부채비율이 GDP 대비 60%까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부채 탕감을 요구하라고 조언한다. 통화평가절하와 부채 탕감을 거치면서 대부분 채권자들은 채권 액면가의 70%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부틀은 채권의 원래 가치가 순전히 허구적이기 때문에 국가 부도가 나더라도 그 정도의 손실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민간 부문에 있어서 타격을 입은 은행대출에 대한 액면 전환도 필요하다고 부틀은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 대출과 모든 자본이 증발해버릴 것이라고 한다. 기업 대출은 유로로 존속시킬 것이다. 당연히 수많은 기업들이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태에서 유로에 비하여 크게 평가절하된 자국 통화로는 부채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것이 유로존 탈퇴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파산이 비일비재할 것이고, 은행들은 부채 구조조정 협상을 해야 될 것이다.
부틀은 핵심국들이 유로존을 포기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그리고 기타 북유럽 국가들은 그들만의 단일 통화존으로 남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유로는 달러나 영국 파운드에 비하여 몇 배 평가절상될 것이다.
유로존을 이탈한 나라들에서 수입상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급등할 것이다. 그리하여 임금도 역시 상승할 것이지만 높은 실업률 때문에 물가상승률 보다는 임금 인상률이 낮을 것이다. 부틀의 계산에 의하면 새 통화의 가치가 크게 평가절하될 필요가 있다: 그리스는 55%,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40%, 그리고 아이랜드는 25% 평가절하 될 것이다.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나라들은 몇 달 동안은 성장률이 저하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세계 주식시장은 침체를 겪을 것이다. 그러나 10년전 아르헨티나가 통화 평가절하했을 때처럼 1년 이내에 수출이 증가하면서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독일은 통화가치가 평가절상 되면서 수출 감소로 상당히 심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 역시 수입품 가격 하락과 남쪽 이웃 국가들의 성장에서 득을 보게 될 것이다.
부틀에 따르면, 최종적인 결과는 경제 펀드맨털이 결정한다고 한다. “내가 목의 가시나 되는 듯이 파티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 취급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정치인들이 완전히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애매모호한 행동과 공적부문으로부터 엄청난 돈을 끌어다 쓰면서 시간을 벌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시장이 승리할 것이다.”고 부틀이 말한다. 유럽의 입장에서 단일 통화를 포기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이 이야기는 2012년 10월 8일자 포츈지에 게재되어 있다.
출처 :그날이오면 원문보기▶ 글쓴이 : 계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