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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는 작년 가을여행 할때 '내년 가을여행은 억새와 들꽃이 좋다'는 황매산을 찜해 놓았었다. 세집이 일정을 맞추려니 여러번 날자 조정하여 10.23일부터 26일까지 3박4일 일정의 거창과 합천으로의 여행하기로 하여. 일요일에 떠나 주중에 돌아와서 주말 고속도로 정체를 피하고 싶었지만, 23일 목요일에 떠나, 26일 일요일에 돌아오기로 겨우 일정을 맞출 수가 있었다. 처제가 아침 7시까지 온다더니 차 펑크로 늦어진다네. 동서가 타이어 바꾸느라 애쓰다가 안되어 애니카 불러 시간이 더 늦었단다. 바로 부를것을 어쩔 수없는 아날로그 세대(출장 AS기사 표현)라니.... 발목 수술후 병원에서 가끔 부르니 그때마다 대진약사 오는데 처가 '여보 이왕에 약사 오시니 몇일 약국 맡기고 여행 다닙시다 하네' 나는 호랑이가 토끼 잡을때나 사슴잡을때 다 같이 최선을 다해야.... 약국을 설렁설렁 해서는 안된다 생각하는데... 처는 "당신 건강과 나이 생각하여 오래 하려면 쉬어가며 해야 한다" 는데 글쎄? 여행이 매번 너무 빡세어 쉬는 건지, 극기훈련인지 잘모르겠다. 그래, 동기중에 세상 하직한 사람, 건강이 안따라 그만둔 친구도 있으니... 남자는 세여자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데 어머니는 안계시니 이제 두여자 말을 잘 들어야지 마누라와 네비아가씨. 9시에 발안 떠나 10시반 옥산휴게소에 들려 고구마와 커피한잔 하고 둘러보니 옥수수가 먹고 싶어 사려니 처가 태클거네. 처가 다른곳 갔을때 사서 처제와 하나씩 먹는다. 나는 옥수수로 끼니 대신해도 좋다. 동서와 운전을 교대하여 덕유 IC로 나와 거창지역으로 들어서니, 이름도 웃으운 개삼마을(혼자 속으로 게 세마리가 사나....) 지나는데 유명한 거창 사과 과수원, 탐스러운 사과가 보여 과수원으로 들어가 본다(12:12) (클릭하면 원본으로 보실 수있습니다.)
바닥에 은박지가 깔려 있는데 사과에게 아래에서도 햇볕을 쪼이게하나 보다. 네사람의 기척에 허리높이의 옆 밭에서 김매는 할머니가 왜 들어왔냐 하신다. 사과가 탐스러워 들어 왔다며 살 수있느냐 물으니 아직 수확때가 아니라며 안 판다기에 그러면 네개만 파시라 해도 안판단다. 바닥에 떨어진 낙과가 있는데, 할머니는 바람에 떨어 졌을거란다. 먹어봐도 되냐니 말씀이 없어, 바지에 쓱쓱 문질러 한입 베어무니 맛있는 부사 사과다. 넷이 돌아가며 맛보았다. 맛이 들어 팔아도 되실텐데.... 나중에 처제가 상자로 사자했으면 팔았을지도 모를텐데 한다. 그랬을까.
막상 나무에 달려있는 사과를 보니측은하기 짝이 없습니다. 커다란 사과가 이파리도 몇개 안달린 앙상한 가지에 따기좋게 달려있고, 위로 뻗지 말라고 가지에 추도 매달고 있습니다.(처제의 글)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로 가로수를 심어 지금이 한창 좋으나
아직 연무가 끼어있고 달리는 차창으로 보아 그런지 사진으로는 흐리다.
드라이브 길로는 아주 좋다.
거창 갈계리 은진임(林)씨 정려각(旌閭閣) 지나
돌담길이 문화재로 등록된 황산마을에 오니
이 마을은 거창 신(愼)씨의 세거지란다.
지금도 돌담길을 따라 신씨들의 고가들이 연이어 있다.
마을 입구 시내를 중심으로 동쪽은 '동녘'이라 부르고
서쪽은 '큰땀'이라 하는데 돌담을 따라 큰땀으로
담장 넘어 이집 저집 구경을 하며 개천따라 올라간다.
집집마다 문은 모두 열려있으나 들어가도 내디보는 사람은 없다.
한옥들이 민박집이나 한옥체험장으로 이용되고
집앞에 농촌진흥청 지정 농가맛집이라는 표지판이 있어
마침 시간도 12시 반이라 점심 먹을 수있나 물으니 예약해야만 한다네 그것도 전날에.
마을 중심에 있는 거창 신씨의 재력을 보여주는 대갓집 '원학고가(猿鶴古家)'
이 집은 요수 선생의 12대손으로 경남지사를 지낸 신도성의 생가로,
그의 선친이 1927년에 낡은 가옥을 헐고 개축하였단다.
600살 된 마을 보호수 느티나무 높이 18m 둘레 730cm.
1982년 600살이라 했으니 지금 632살이구나 이런 나무는 나이가 고정되어 있더라.
이제 수승대로 가기전, 식후경하기로 하여
수승대 인근 식당에서 왕갈비탕을 먹었는데,
이구동성으로 이 식당에서 다시는 안 먹겠다는구나.
이번 여행중 최악의 식사였다.
<<수승대는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 앞 구연동이다.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였고
조선 때는 안의현에 속해 있다가 일제 때 행정구역 개편으로
거창군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
수승대는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가 대립할 무렵
국력이 약한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전별하던 곳으로
처음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하였다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하였다.
수송대라 함은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잊을 만큼
승경이 빼어난 곳이란 뜻으로 불교의 이름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 후 조선 중종 때 요수신권(樂水 愼權)선생이 은거하면서
구연서당(龜淵書堂)을 이곳에 건립하고 제자들을 양성하였고
대의 모양이 거북과 같다하여 암구대(岩龜臺)라 하고
경내를 구연동(龜淵洞)이라 하였다.
지금의 이름은
1543년에 퇴계 이황(退溪 李滉)선생이 안의현 삼동을 유람차 왔다가
마리면 영승리에 머물던 중 그 내력을 듣고 급한 정무로 환정하면서
이곳에 오지는 못하고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음이 같은 수승대(搜勝臺)라
고칠 것을 권하는 사율시(四律詩)를 보내니
요수 신권선생이 대의 면에다 새김에서 비롯되었다.
경내에는 구연서원(龜淵書院) 사우(祠宇) 내삼문(內三門) 관수루(觀水樓)
전사청(典祠廳) 요수정(樂水亭) 함양제(涵養齊) 정려(旌閭)
산고수장비(山高水長碑)와 유적비(遺蹟碑) 암구대(岩龜臺) 등이 있는데
이는 유림과 거창신씨 요수종중에서 공동 관리하고 있으며,
솔숲과 물과 바위가 어울려 경치가 빼어나고
또한 자고암과 주변에는 고란초를 비롯한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퍼온글.
거창 국제연극제 안내 비석이 있더니.
생뚱맞게 세익스피어 동상이 왜 서있나 했더니,
매년 7~8월에 열리는 국제연극제 덕분인가 보다.
나 송혜교 좋아하는데 지나간 드라마 보기 찾아서 볼까나.
왼편 축제극장에서는
버스 7~8대 분의 남녀가 가무음곡으로 종일 이동네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觀水'란 맹자에서 인용한 말
물을 보는데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의 흐름을 보아야한다.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다음으로 흐르지 않는다.
선비의 학문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누대 안에 있는 시문들의 해석판을 입구에 비치하여
나같은 사람도 눈을 고생시키면 알 수있겠다.
관수루밖 길쪽의 바위틈으로 나무 씨앗이 하나 빠졌었는지
바위틈으로 자란 나무가 틈보다 더 굵어졌으니. 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순덕이들 뒷통수 납작해진것과 같네.ㅋㅋ.
관수루
관수루 올라 앉아 구연서원 바라보니
은빛 햇살 속에 님의 음성 들리어 가야할 길 물었더니
바람이 먼저 알아듣고 그냥 그대로
물처럼 구름처럼 흘러가라 하더라.
- 신 보성 - 수승대 중에서
귀연서원(龜淵書院)
1540년 요수 신권선생이 서당을 세워 제자를 가르치던 곳.
거북바위에도 시문들을 새겨두었구나.
구연교를 넘나들며 거북이를 더 자세히 보는데 한자(漢字)실력이...
다리가 없는 곳은 물이 흘러 다른 사람들은 신 벗고 건너는데
우리는 아래의 징검다리 건너 이쪽과 건너편에서 잘 보았다.
꽃은 강언덕 가득하고 술은 술통에 가득한데
유람하는 이들이 연이어 분주히 오가는구나
봄날은 가려하고 길손은 떠나려하니
봄을 보내는 시름만이 아니라 그대를 보내는 시름도 있네.
갈천 임훈
요수정(樂水亭)
요수정은 관수루와 마주하고 있는 정자인데
요수는 신권 선생의 호이기도 하지만
요산요수에서 그 뜻을 가져 왔으리라.
여기서 신권 선생이 풍류를 즐기며 제자도 가르치셨단다.
냇가의 산책로 따라 상류로 한참을 걷다보니 왼쪽으로 산책로가 있다.
안내 책자에 산책로라며 - - - - 요렇게 표시되어있으니 산책로지.
넷 모두 올라가는 데는 겁없는 사람들이다 보니 올라가자 한마디에 그냥 오른다.
점심도 먹었겠다 스틱도 없이, 물도 없이.
가파른 오름길이 오르내림도 없이 계속 오르기만 하는구나.
처제가 기져온 과자를 먹고 힘내어 오른다.
성령산 오름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들녁
요수정 거북바위 방향으로 하산
산책코스라하여 오늘은 쉽게 다니려 했는데,등산을 한셈이다.
448m라 냇물부터가 아니고 바닷물 부터겠지.
물 왼쪽으로 수승대가 보이고 우리 사는 발안만 해도
북녘이라 추수가 끝났는데 여기는 논이 아직 황금색이다.
오후 네시에 현수교에 왔다.
처는 수승대-정온선생종택-농산리석조여래입상-강선대-농산리고인돌-
만월당-갈계숲-행기숲-용암정-수승대 (9.9km 2:40)
문화유산 수승대 트레킹코스를 가볍게 걸으려 했다는데,
계획에 없던 성령산을 오르다 보니, 시간도 없고 힘도 들어서 포기하기로 한다.
현수교에서 바라본 윗쪽
거창도 감골인가
종일 이동네를 시끄럽게 한 사람들이다.
수승대 관리사무소 직원은 거창의 특산물은 사과, 소고기, 돼지고기 란다.
4시 10분 수승대 떠나
수승대에서 500여m 아래 위천 마을에서 돼지고기를 먹고,
소고기는 거창시내에 가서 먹으라 했는데.
가는길에 마을 노인에게 물으니 돼지,소고기 파는데 다 가르켜 주신다.
소고기 파는집은 그집에서 길러 직접 잡아 판다는구나.
이동네에서는 돼지 먹으라 했는데, 가다보니 소 푸주간을 먼저 들어가
되나오기도 뭣해서 순서 바뀌면 어떠랴,,,,
소고기 사고 상추 쑥갓 사가지고 금원산 휴양림에 오니 5시 16분이다.
주차하고 어두워 지기전에 바로 유안청폭포로 갔다.
폭포 들어가는 길엔 떨어진 단풍도 많으나 아직도 곱다.
유안청 제1 폭포
霜葉紅於二月花
서리 맞아 물든 잎 봄꽃도곤 더 붉어라
유안청 제2폭포
전국 각지에서 많이도 다녀 갔구나.
숲속의집 문바위 8 호가 우리집이다.
처제가 밥짓고 동서가 구어주는 소고기로 소주 한병과 3분의2를 같이 마시고.
2층 천정 기운 방은 처제, 거실은 동서,우리 부부는 방에서 여행첫날을 보낸다 .
첫댓글 일래형!!!
좋은 곳 다녀오셨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듯 아름다운 곳이 많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황산리 신씨마을은 마치 안동의 하회마을을 연상케하는군요
돌담과 고택 깨끗한 마을 전경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거북바위에 새겨진 시문이나 비록 낙서라고는 하나
그걸 새긴 사람들의 정성이 였보이네요
성령산의 등산로도 너무 아름다워 한번 가 보고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그리고 현수교에서 바라본 사진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게 합니다
그 밖에 유안청폭포 정말로 절경입니다
사진을 보고만 있어도 나 자신 그 속에 푹 빠져드는 느낌이 듭니다
덕분에 이 만추의 계절에 좋은 곳 유람 잘 했습니다
상은님 같은 독자 때문에 쓸 맛이 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