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증강·혼합현실 등 실감형 미디어 시장은 차세대 먹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파급효과가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래서 각국에서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이미 시장에 나온 콘텐츠도 많다. 게임은 당연하고 시네마틱 VR, 교육, 건설, 제조업 등과도 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거나 체험을 더 실감나게 도와주기도 한다.
가상현실 콘텐츠 시장은 기대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지만 점차 분위기를 타는 모습이다. 걸림돌이었던 하드웨어도 점차 발전하고 있으며 콘텐츠도 채워지고 있다. 여기에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체험을 제공하기 위한 개발사의 노고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VR/AR 콘텐츠 개발이 원활해지려면 필요한 것은 ‘컴퓨팅 성능’
가상/증강현실 및 복합현실 등 흔히 말하는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들은 개발 단계에서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일단 실제 상황처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 화면은 가짜'라는게 느껴지면 콘텐츠 몰입력이 떨어진다.
현실감을 주려면 실제로 유저가 착용하고 움직이는 기기를 이용해서 개발자들이 직접 시연해보고현실감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 경우 평면 모니터가 아니라 훨씬 사양이 높은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해야 한다.
컴퓨팅 성능이 부각되는 것도 이 때라고 할 수 있다. 고사양 3D 작업이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흘러가는 워크플로우 환경이라면 그에 준하는 컴퓨팅 시스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중심에는 메가태스킹 처리가 가능한 하이엔드 데스크톱(HEDT – High End Desktop) 프로세서가 있다.
콘텐츠 개발의 중심에 있는 ‘코어 i9 X-시리즈 프로세서’
여러 개의 작업을 쾌적하고 빠르게 처리하려면 그만큼 다중 쓰레드 처리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당신이 VR·AR·MR 콘텐츠 개발자라면 코어 i9 X-시리즈 프로세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출시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라인업은 기존 코어 i7 익스트림 시리즈의 뒤를 이어 구성된 하이엔드-데스크톱 프로세서들이다.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18개에 달하는 코어를 바탕으로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전 세대 동급 프로세서가 최대 10개의 코어를 제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발전이 이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3D 그래픽을 표현하려면 먼저 뼈대(와이어프레임)를 구축하고 그 위에 텍스처와 기타 효과들을 씌우게 된다. 여기에서 뼈대를 구성하는 작업은 코어 수가 많지 않아도 작동 속도가 빠르다면 처리에 어려움은 없다. 캐드나 맥스 같은 작업에는 쿼드~옥타 코어 정도의 프로세서에 높은 작동 속도를 유지해 준다면 작업에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반면 여러 데이터가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구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야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다수의 쓰레드를 모두 끌어 쓰는데, 이때 코어 수가 적은 프로세서는 밀려드는 데이터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처럼 고화질 동영상을 변환한다거나 복잡한 그래픽 연산이 이뤄지는 환경이라면 속도는 조금 포기해도 코어가 많은 쪽이 유리하다.
▲ 2개의 CPU를 구성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용 메인보드
기존에는 이 같은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소비자가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 플랫폼 기반의 시스템을 꾸려야 했다. 예전에는 10코어 이상을 구현하려면 CPU를 2개 이상 동시에 설치하는 초고가 워크스테이션 시스템을 선택해야 했다. 그럴 경우 천만 원은 우습게 넘는 비용도 부담스럽지만, 시스템 운영에 대한 어려움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 게다가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를 위한 전용 프로세서는 안정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기 때문에 작동 속도가 낮다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코어 i9 X-시리즈 프로세서를 사용한 플랫폼은 이 난제들을 상당수 풀어낼 수 있다. 일단 소비자 시장용 프로세서를 표방하고 있으므로 메모리 및 기타 확장 장치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다. 프로세서 하나로도 애매한 구형 2-CPU 시스템의 성능을 소화하는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작동 속도 역시 터보부스트 기술을 접목하면 제법 빠르게 설정되어 있어 작업 능률을 높인다.
AVX-512 명령어로 고급 작업에 더 특화했다
코어 i9 X-시리즈 프로세서가 구형 CPU보다 성능이 우수한 이유 중 하나는 명령어 지원에 있다. 기존과 달리 코어 i9 X-시리즈 프로세서에는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512 명령어가 더해졌다. 이 명령어는 과학 시뮬레이션이나 분석, 인공지능, 딥러닝, 3D 모델링과 분석, 사진영상 인코딩과 디코딩 등을 쾌적하게 수행하도록 도와준다. 일부 코어 i7 X-시리즈 프로세서에도 이 명령어가 제공되지만 그 외의 일반 프로세서는 AVX 2.0 명령어까지만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AVX-512는 AVX-2.0 FMA 유닛 2개를 묶어 구성한 것이다. 512비트 대역을 바탕으로 연산 처리가 이뤄지는데, 이에 대응하는 애플리케이션은 한 클록 주기에 초당 32개 배정밀도(FP64), 64개 단정밀도(FP32)에 해당하는 부동소수점 처리가 가능하다.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가상현실 콘텐츠 구현에 필요한 많은 오브젝트와 자체 연산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됐다.
초고사양 3D 작업 도구로 알려진 오토데스크의 마야(Maya)를 예로 들면, 이 프로그램은 다중 코어 프로세서가 힘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감을 향해 1분 1초를 다투는 상업 환경이라면 작업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법. 만약 마야를 사용하는 독자라면 아래 결과를 눈여겨 보자.
풀HD 해상도로 렌더링 된 예시 파일을 마야 2018에서 불러왔을 때 소요되는 시간을 확인해 봤다. 프로세서만 각각 코어 i9 7980XE, 7960X, 7900X를 사용했고 나머지는 동일한 사양이다. 메인보드는 에이수스 TUF X299 Mark I, 메모리는 지스킬 트라이던트Z DDR4-3200 32GB(8GB x 4) 등으로 구성했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파운더스 에디션이다.
테스트 결과, 코어 수에 따른 성능 차이는 분명히 나타났다. 18코어를 담은 코어 i9 7980XE는 모든 렌더링 작업을 마치는데 1분 정도면 충분했지만 이보다 코어 2개가 적은 코어 i9 7960X는 6초 늦은 67초가 걸렸다. 10코어로 코어 i9-X 프로세서 중 하위 모델인 7900X는 두 프로세서와 비교해 약 40초 가량 연산 시간이 더 필요했다.
차세대 콘텐츠 개발을 위한 동반자
고성능 PC의 조건은 무엇일까? 예나 지금이나 고성능 PC를 대변하는 것은 바로 쾌적한 연산 속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즉, 압도적인 ‘성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프로젝트 마감 때문에 늘 분초를 다투는 산업 시장에서는 더 심하다. 산업 시장에서의 컴퓨팅 성능은 ‘시간=돈’이라는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 그래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용 제품들이 낮은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절대 성능을 무기로 비싼 값을 받는다.
이제 듀얼코어나 쿼드코어는 무덤덤하고 시장에는 헥사(6)나 옥타(8)코어 정도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팅 환경은 꾸준히 효율을 높여가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럴 수록 시장의 요구는 더 까다로워진다. 하나의 작업을 하더라도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어야 하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더라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인텔은 까다로운 시장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프로세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코어 i9 X-시리즈 프로세서도 그 중 하나다. 10~18개 코어가 주는 강력한 성능은 기본이고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넘어 메가태스킹(Mega-Tasking)을 처리해야 하는 현재의 컴퓨팅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용 제품에 비하면 구축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어찌 보면 차세대 콘텐츠를 개발하는 환경에 이만큼 든든한 조력자가 없을지도 모른다.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강형석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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