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출판산업은 사회를 이끄는 지식발전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이 다른 분야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다. 생산자인 출판사에서 소비자인 독자에게 전달되는 유통과정이 60∼70년대 수준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저자관리·독자관리·회계관리·재고관리·직원관리 등 대부분의 출판경영이 주먹구구식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지식경영’을 넘어 ‘나노경영’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만, 출판사에는 자사가 판 도서에 대한 정확한 판매정보 조차 없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말해 ‘과학 경영’이나 ‘합리 경영’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출판사 대표의 경험에 의한 ‘감(感)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노 경영’을 창시한 ㈜아이테크의 노중호 회장이 도서출판 인디북(대표 손상목)과 한국출판협동조합(이사장 김종수)에 구축한 출판 정보화 시스템 ‘Cyber CEO REMS’는 출판계 안팎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다시피 한 ‘지식경영’의 실체가 실제 경영 현장에서 최초로 구현됐기 때문이다. ‘실시간 경영’과 ‘각 업무행위간의 연동’을 특징으로 하는 ‘Cyber CEO REMS’의 구축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출판산업이 영화나 게임의 1차 콘텐츠이면서도 영화나 게임처럼 문화산업으로 부상하지 못하는 데는 몇가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반품률이 40%에 육박하는데다가 이를 보관할 창고 보관료가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게다가 현금장사를 하는 서점이 출판사에 어음으로 지불하는 관행은 언제든지 출판사를 부도의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기업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경쟁력 유지 향상에 절대적인 사업계획 수립 및 평가, 신간 기획, 도서제작의 기간 및 원가관리, 지식 원료를 공급하는 저자관리, 홍보매체관리, 책을 사주는 독자관리, 책을 팔아주는 서점관리, 원고 콘텐츠 재활용관리, 영업사원 성과관리, 서점별 신용 및 성과관리, 재무기술관리, 도서 편집 및 디자이너의 업그레이드와 지식관리, 독자 패러다임 예측 및 추세관리, 해외 시장개척과 같은 경영기술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해서 IT네트워크를 인프라로 한 경영관리 시스템으로 해결하려 해도 국내 출판기업의 토착문화에 첨단의 시스템기술을 안착 시킬 수 있는 검증된 지식기술이 없다.
뿐만 아니라, 지식기술이 있다고 해도 막대한 구축비용을 조달하기가 어렵고 시스템을 유지·운영할 엔지니어를 고용할 여건도 못 된다.
일반 대기업에서도 ERP가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지식경영은 CEO들을 현혹시키는 화두로 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출판계 바깥에서 불어오고 있는 디지털혁명의 바람은 출판사의 경영에도 합리적 경영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1만권의 책을 각각 1부씩 제작하든, 아니면 1권의 책을 1만부씩 제작하든간에 권당 제작 비용이 같은 POD가 등장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도 종이 책에서 코인 컴퓨터 북(coin computer book)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서출판 인디북과 한국출판협동조합은 이러한 출판계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출판정보화시스템의 구축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꿈의 경영’으로 불리는 실시간 경영관리를 현실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년간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법인전문의 노중호 박사의 ‘나노경영 사상’을 경영현장에 접목시켜 6개월간의 노력끝에 세계 최초로 실시간 경영관리시스템인 ‘Cyber CEO REMS’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출판사에 구축된 ‘Cyber CEO REMS’는 저·역자관리, 재고관리, 회계관리, 그리고 출판사에 꼭 필요한 판매정보의 축적 등으로 나타났다.
저·역자 관리의 경우 저자의 이력사항이나 저자의 저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도서 출간때의 계약조건에 따라 도서 판매량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저·역자에가 보고 하는 한편, 정확한 인세현황을 웹과 이메일로 저?^역자에게 발송한다.
또 재고관리의 경우 출판사와 창고, 그리고 서점에 깔려 있는 도서와의 부수 차이가 적게는 100부에서, 많게는 1000부까지 차이가 나는 게 그동안의 현실이다.
그러나 ‘Cyber CEO REMS’에서는 안전재고 관리기법을 도입해 안전 재고, 현 재고, 앞으로 들어올 재고, 앞으로 나갈 재고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관리자는 업무효율과 정확성, 업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출판사는 회사내의 전표관리·상품매입관리·상품매출관리·고정자산관리·장부관리·생산관리 등의 현금흐름을 장부화시키고 회사의 고위간부들에 의해 현금흐름이 제어되는 수준의 회계관리를 해왔다.
그런데 ‘Cyber CEO REMS’에서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현금의 흐름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전표등록을 하는 대신에 전표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며, 회계부정을 원칙적으로 봉쇄해 투명경영과 신뢰경영을 가능케 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출판계는 리스크 관리가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래처의 도매상이 부도가 날 경우 출판사나 서점의 연쇄부도가 잇따르는 것도 바로 리스크 관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이런 점에서 ‘Cyber CEO REMS’는 거래처의 신용등급으로 판매·관리를 하기 때문에 연쇄부도의 도미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수금이 많은 거래처의 내역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위험관리경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Cyber CEO REMS’의 구축으로 출판사가 도서에 대한 정확한 판매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연령층이나 지역별로 분석된 판매정보는 정확한 독자를 타깃으로 해야 하는 출판 기획의 특성상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화 법인경영의 모델에서 지식기반 정보화 법인경영의 모델로 탈바꿈한 도서출판 인디북이 앞으로 2∼3년후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