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농심신라면배 본선12국]-현장인터뷰
복기를 마친 창하오 9단을 검토실에서 만났다. 대국종료 직후에는 다소 상기된 얼굴이었으나 어느새 평정을 되찾고 차분한 평소의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저녁에 중국 선수단의 회식이 있는 관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오늘 승리를 축한한다. 대국내용은 어땠나?초반부터 어려운 모양이 나와 힘들었다. 서로 실수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양쪽 모두에게 이길 기회는 많았다. 다행히 운이 좋아 내가 이겼을뿐이다.
다음 상대는 한국의 주장 박영훈 9단이다. 평소 박9단의 바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가장 최근에 벌인 대국이 지난 2006년 삼성화재배 16강이이었고 내가 이긴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전제척인 전적은 아직 열세다. 한국에서는 이창호, 이세돌 다음으로 랭킹 3위에 올라있다고 알고 있다. 주장을 맡을 자격이 충분한 강한 상대다.
특히 박9단의 끝내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역시나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본다.
이창호 9단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이9단을 이긴 뒤로 두 번의 대국을 했는데 이9단을 마주한 느낌이 삼성화재배 우승 전에 비해 어떤지 궁금하다.사실 대국에 임하는 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예전에는 이창호 9단 앞에 앉으면 심리적인 동요가 많았다. 그의 끝내기를 두려워 했기에 초반부터 나도 모르게 서둘렀고 당연히 내용이 좋지 못했다.
최근에는 실력의 발전도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아직 이9단이 나보다 강하지만 예전처럼 초반부터 서두르는 경향은 확실히 없어졌다. 승패를 떠나서 나의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다른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창호 9단의 2장 출전에 당황하진 않았나?이미 예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라 특별히 놀라진 않았다. 다만 정말로 출전이 결정된 뒤엔 조금 의외라고 생각하긴 했다. 누가 나오던 넘어야 할 산이고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는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