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갯벌
은포리 앞 바다에
달의 힘이 미치면
바다는 두터운 옷을 벗는다.
물안개 서서히 물러서고
건너편 고마니재가 보일 때,
갯가의 아낙들은 갯벌 속으로 스며들어
바다의 등허리를 시원하게 긁어준다.
바닷바람을 가르던 갈매기 한 쌍,
호미질 하는 아낙의
굽은 허리에 만 근 추를 매어 놓고
아낙의 넋두리를 대신하며 날아간다.
살포시 발등을 간질이며
다가오는 바다의 손길이
가슴으로 밀려들어
눈썹 위 깊게 패인 한 줄 선을 메워준다.
은포리 앞 바다에
내리사랑이 영글면
바다는 다시 옷을 입는다.
* 은포리- 충남 보령시 대천방조제 주변 지명
고마니재-봉대산 줄기로 보령읍성이나 충청수영을 가기 위해 넘는 고갯길
첫댓글 매년 봄이 되어 갯물이 나서 7~8물이 되면 갯가로 달려갑니다.
등이 굽도록 호미질 하면 아들딸들에게 퍼줄 수있는 바지락이
양동이에 한 가득 바다가 선물로 채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