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여 대회후기를 작성했는데 실수로 날아가 버려 한동안 절필 했다가 이제사 올리게 되었습니다.
박기섭본부장님을 비롯한 대회관계자분들과 함께 거친호흡과
함께 땀흘린 13명의 선수...함께 여행오셔서 자봉까지 하신 선수가족들께 진심을 감사드며
아시아 최초의 아이언맨대회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철우여러분들의 많은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대회 전
대회는 신청 해 놓았으나 참가 하기까지의 과정이 힘이들었다...
교대근무 특성상 공휴일에 쉬려면 연차휴가를 내야하고
휴가를 내려면 휴무조의 동료에게 대근을 부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대근을 세우고 우리나라 그리고 아시아에서 제일 역사가 깊은
제19회 태양의 철인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2박3일 일정으로 계획을 세우고 동네 방앗간에서 찰밥을
쪄서 가져가기로 했으나 녹동항의 출항시간에 맞추려면
아무리 늦어도 오전7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방앗간이 그시간에
찰밥을 해 줄 수가 없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아내에게 부탁을 하니 흔쾌히 찰밥과 반찬을 해 준다고 한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철인운동은 가족들의 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리 해 놓으면 맛이 없다고 새벽3시부터 밥과 반찬을 준비하는
아내를 보니 가족들에게 미안한 감정마저 든다...
지난번 처음으로 서브3를 했을 때 아내와 아이들이 조촐한 파티를 열였은데
풍선에 이젠 가정으로 돌아오라던 글귀가 갑자기 생각난다...
아무튼 몇일전 꾸려놓았던 경기용품과 먹을거리를 지고 메고 들고
약속장소로 나가니 모두들 나와서 차에 짐을 싣고 있는데
회장님과 재무국장님도 배웅을 위해서 나왔다.
클럽이라고 해야 몇명되지 않지만 서로 배려하는 그런 것들이 참 좋다...
두분의 배웅을 받으며 광양에서 약 1시간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녹동항에서 제주행 배를 타기 위해 출발했는데 함께 가는 신이섭님이
수경을 깜빡했다고 해서 평소다니는 수영장에 경유한다.
우리일행이 조금 늦었는지 녹동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이미 승선하고 있었고
함께 숙박을 하기로 한 여수강권안님도 마침 도착하고 있었다.
부랴부랴 발권하고 승선하여 자전거를 적당한 위치에 거치하는데
녹동항 관계자인가보다... 요즘 자전거가 대세인데...
자전거 화물요금을 내라고 한다. 녹동항만 유독 그런거 같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자전거를 화물취급하는게
조금은 아쉬웠지만 아침부터 서로 언성을 높이고
얼굴을 붉힐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화물비용을 지불했다.
제주항에 도착하여 미리예약한 콜밴을 이용하여 성산에 도착해서
민박을 잡고 여장을 푼다음 대회본부부터 찾아갔다.
철인본부장님과 주최측은 분주히 대회준비에 여념이 없고
수영출발지가 기상악화로 인해 수마포구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오는길에 바람과 파도가 심상치 않더니 불길한 생각이 든다.
중문에서의 두번이나 짝퉁 경험이 있어 마음이 심란하여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가 문어숙회와 조껍데기 술한잔 마시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경기 설명회를 한다고하여 수영출발지로 이동하였다.
수영경기장을 보니 더욱 심란하다.
출발장소가 바위 투성이라서 잘못하면 발을 다칠 수도 있고
슬리퍼를 착용한다 해도 바꿈터까지 급경사라서 수영을 마치고
달려가 가는것은 고사하고 걸어가기도 힘들거 같다...
아무튼 본부장님의 경기설명과 함께 경기용품 백을 나누어 주는데
배번이 "NO 1" 이다... 이거참... 기분이 묘하다...
역사와 전통이 깃든 철인대회에 배번이 1번이라니...가문의 영광이다...
경기설명회가 끝나고 싸이클 및 런코스를 한번도 가보지 못한 광양신이섭님,
여수강권안님, 대구남시영님은 제주 양윤혁님의 승용차를 타고 코스 답사에 나가고
우리는 민박집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데
강권안님이 준비한 김치를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일주일동안 김치만 먹어도 되겠다...
모두들 한두가지씩 준비 해 온 반찬과 된장찌게 그리고 찰밥으로
정말 푸짐한 저녁만찬을 즐기고 전투에 나가기 전에 총과 칼을 정비하듯이
비가 많이 올 것을 대비해서 자전거에 Wet용 Chain Oil도 바르고
기어변속도 해보고 번호표도 부착하고 각자 물품을 챙겨 가지런히 준비하고
태양의 철인은 다른 경기 보다 빨리 시작하기 때문에 저녁9시경 일찍 잠자리에 든다.
밤새도록 천둥번개 치며 비가 쏟아진다.
자다깨다를 계속반복하다가 새벽3시에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하는데 빗줄기가 폭우수준으로 변한다...
다른 때 같은면 농담하고 장난치면서 즐겁게 식사했을텐데
모두들 심란한지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밥을 먹는다.
식사를 하고 경기장에 나가기가 싫었지만 시간이 되어 경기장으로 향한다.
바꿈터에 나가니 본부장님을 비롯한 주최측 운영요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선수들도 하나 둘씩 모여 서로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인사를 나누며
자전거와 물품을 거치한 후 바다에서 워밍업을 한다.
다행이도 비가 그쳐 경기를 치루는데 선수들과 운영요원들에게 조금은 수월 할 거같다.
수영 (1:18:40) 최대심박-157, 평균심박-142
일출시간인 5시25분이 출발시간인데 정확한 시간에 출발을 기다리며
선수들간 서로 잘 하라고 화이팅을 외치며 하이파이브도 하고 소리도 질러본다...
본부장님의 카운트 다운 후 출발 신호와 함께 226.295km의 대장정이 시작되어
제주 양윤혁님과 신이섭님이 선두로 나선다.
부표하나 띄워 놓고 방파제와 자연석 사이로 지그재그 코스인데
첫번째 방파제를 돌아가니 제법 수온도 차고 바닥에 너울거리는 수초와
제주 특유의 검은돌을 보니 겁이 나고 심박이 올라가는지 가슴이 답답해 진다.
제대로 호흡이 안되서 그런지 호흡도 거칠어지고 자세도 엉망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양쪽호흡을 한쪽호흡으로 바꾸고 속도를 늦춰
편안한 마음으로 수영하려고 노력하니 어느덧 첫 부표가 눈에 들어온다.
조류는 없는데 너울이 상당히 심해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이다.
한바퀴를 도니 마음도 안정되고 호흡도 안정되어 정상적인 스트록과
양쪽호흡을 하니 속도도 빨라진다...
오늘 수영은 12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지난번 목포대회에서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한바퀴...한바퀴...두바퀴...두바퀴...세바퀴...세바퀴...
수영내내 바퀴수를 헤아리면서 경기를 했다.
세바퀴째인가 보다. 소변이 마렵다...
2007년 제주에서도 먼바다에 나갔을 때 소변이 마려워 입영을 하면서
볼일을 본적있는데... 오늘은 수영하면서 시도 해 본다.
발차기 없이 속도를 조금 줄이고 볼일을 보니 시원하다...
한바퀴를 더돌았는데 이젠 속이 불편하다.
대회전 미친듯이 먹어댄 음식물과 금요일날 광화문페이싱팀과
먹었던 삼겹살에 소주가 이제야 소화가 되나보다.
방귀를 뀌니 갑자기 하체에 부력이 생겨 엉덩이가 수면위로 떠오른다...ㅋㅋㅋ
그렇게 8바퀴나 돌았을까 나보다 수영이 한 수 위인 신이섭님이 바로 앞에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무슨 문제가 있는건지... 걱정이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은 비록 선수가 13명이지만 12바퀴를 돌아야 하는 코스에서
그것도 지그재그로 다녀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 끼리 부딛히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신이섭님은 정상적으로 수영을 하지 못 했던거 같다...
사실 나도 5번정도 부딛혀 수경도 벗겨졌었는데 한번은 경주최재진님과
부딛히고 아이고 죄송합니다. 했더니 잘 치는사람이 피해 가이소...
경상도 분들은 참 재미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이야기를 했지만 경주클럽 분들 때문에 7월12일
경주대회에 꼭 가야겠다...와서 연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하신다...
마지막 바퀴가 다 되어가니까 그때서야 물속의 풍광이 들어온다.
돌무더기 중간의 하얀모래는 흡사 보석의 빛을 띠고 있고
하늘 거리는 수초들과 그사이를 유영하는 물고기떼...
마지막...
마지막의 아쉬움...안도감...성취감...유연함...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부표를 돌고 골인지점을 향한다...
마지막 수영 골인지점까지 발차기도 세게 그리고 스피드를 올려 골인한다.
뒤를 보니 신이섭님이 200여 미터 뒤에 있다.
미리 준비 해 놓은 슬리퍼를 신고 행여나 다치지 않을까
조심조심 조그만 돌들을 밟고 바꿈터로 걸어가서
2리터짜리 생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볍게 샤워를 하고 배번 달고
싸이클화로 갈아신고 헬멧쓰고... 싸이클 준비를 하는데
곁에 있던 경찰아저씨가 수영기록이 1시간10분정도에 나온 것 같다고 한다.
지난번 대구에서도 수영을 제일 먼저 나와 1위를 했었는데 오늘도 느낌이 좋다.
올 해 나의 철인경기는 운칠기삼인거 같다.
싸이클 (6:22:20) 최대심박-155, 평균심박-136
바꿈터에 들어온 신이섭님에게 먼저간다고 인사하고 출발하였는데
뒷바퀴에서 브레이크 패드가 닿는 소리가 난다.
아침에 거치하면서 돌려 보았는데 왜이러지 하면서 싸이클에서 내리지 않고
브레이크 암에 바퀴 분리 할 때 사용하는 레버를 조정하기 위해
왼손을 가져가는 순간 싸이클이 휘청한다.
어어어...골목길 배수로에 자전거가 빠진다...
다행이 속도가 늦어 넘어지지 않아 다치지 않고 자전거에 내려서
조정하려고 했던 레버를 조정하고 출발 해 본다.
그런데 이번에는 탁탁탁... 앞바퀴 속도계 자석이 센서에 부딪힌다.
이번에도 왼손으로 센서를 조금 이동시켜서 조정을 했는데
큰길로 나오면서 자전거에 충격이 전해지자 뭔가가 빠지는 것 같다...
아뿔사 속도계 센서가 탈락되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길바닥을 살펴 센서를 찾는데 센서와 포크사이에
고무패킹만 눈에 보이고 센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찾고 있다가 포크를 보니 포크 아래쪽에 케이블타이로
묵여진 채로 늘어져 있다...
시간을 지체해서 급한마음에 고무패킹만 싸이클복 뒷주머니에 넣고 출발한다.
작은언덕이 나오자 댄싱을 하는데 속도계센서가 스포크에
말려들어 갈 것처럼 소리가 나서 댄싱도 못 치겠다...
처음에 너무 오버하면 안되는데....속도가 나오지 않으니
지금 제대로 달리고 있는지 답답하다.
일단 몸의 감각에 맡기기로 하고 한바퀴를 돈 후 대회 메인 보급소에 도착하여
싸이클에서 내려 속도계를 정상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콜라 한잔 한 후에 출발한다.
아침에 제대로 일을 보지 못 해서 인지 속이 너무 좋지 않고 방귀가 연신나오며
약간의 오르막이 이어질 때는 뒤가 마려워 또다시 싸이클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싸이클을 타는 동안 먹잇감을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처럼 비상시 장소(?)를 물색하였다.
통오름 옆 언덕에서 앞기어를 39t로 조정했는데 체인이 벗겨진다.
보통 54t로 올리면 다시 체인이 체결이 되는데
54t로 올려도 체인이 체결되지 않고 크랭크만 헛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내려서 체인을 체결하고 싸이클을 승차하니 신이섭님이 다가 와
혼자가니까 심심해서 기다렸나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함께 싸이클을 타니 평속 운동하는 기분이 든다.
80키로 정도 탔는데 허리가 아파온다...
잘 나가다가 100키로 이후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으로 후반에 평속25도 못탔던
지난 태안그레이트맨대회가 생각난다.
댄싱도 해 보고 내리막에서 안장에서 일어나 허리 스트레칭도 지속적으로 해 보고
손의 위치를 변속레버 뭉치를 잡고 속도를 약간 줄여 편안하게 타려고 노력 해 본다.
7바퀴를 타고 대회 메인보급소에서 새우탕과 햇반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 꿀맛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어떤 대회에서 라면을 끓여 주겠는가...
태양의 철인대회는 저렴한 대회참가비로 최고의 서비스를 받는다.
본부장님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만 하면 구해다 준다고 한다.
속이 거북하던차에 라면국물이 들어가니까 시원한 것이 너무 좋았다.
아무튼 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하여 세명이 함께 싸이클을 함께 타는데
본부장님이 드레프팅은 하지 말라고 소리친다.
하는 수 없이 각자 혼자서 바람도 점점 세지고 타는데 힘이 빠진다.
언덕에서 앞기어를 39T로 조정하니 또 체인이 벗겨진다.
내려서 체인을 걸고 다시 출발 했는데 또 벗겨진다...
에이 세발낙지... 조껍데기... 나도 모르게 입에서 쌍시옷이 나온다...
철인운동하면서 몸 수양은 물론 정신수양까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정신수양이 덜 되었나보다...
그때부터 싸이클이 끝날 때 까지 언덕이 나와도 앞기어를 내릴 수가 없어
계속 무겁게 타서 그런지 점점 힘이 빠진다. 속도도 줄어든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싸이클도 끝이 났다.
본부장님의 경기설명회 때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싸이클을 절대로 무겁게 타지 말고 속도에 상관없이 일정한 RPM으로
타라고 신신당부 하신다... 그래서 인지 싸이클 기록은 저조하지만
큰 무리없이 싸이클을 마친거 같다.
마라톤 (4:42:57) 최대심박-150, 평균심박-134
바꿈터에 들어가니 본부장님이 계신다.
몸상태는 어떻냐는 물음에 괜찮다고 답한다.
11시간대에 골인하려면 달리기는 4시간정도 잡고 있다고 말하니
시간에 연연하여 무리하지 말라고 한다.
양말을 신고 런닝화로 갈아신는데 쥐가 내리려고 해서 다리를 움켜잡으니
본부장님이 마사지를 해 주시면서 두바퀴까지 절대로 무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본부장님을 뒤로 하고 주로로 나가 500 m정도 달리니 2위를 달리고 있던
대구의 남시영님이 무서운속도로 싸이클 골인점을 향하여 달리고 있다.
제일 자신없던 종목인 싸이클이 끝나고 제일 자신있는 달리기가 시작되었지만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지열 때문에 숨이 턱에 차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심박계를 보니 150이 다 되어간다...
본부장님 말씀대로 2바퀴까지는 6분페이스정도로 달리고 그 이후에
승부를 내보자 하는 생각으로 한바퀴를 돌고나니
남시영님과는 1km정도 차이가 난 것 같다.
두바퀴 째 출발했는데 여수강권안님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 함께 동반주를 하게되었다.
누군가와 함께 동반주를 한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초반에 너무 빠르니 천천히 가자고 제안하고 계속 해서 심박계를 모니터링하니
140정도 유지가 되고 있었다...
그렇게 두바퀴를 돌았는데 신이섭님이 메인보급소에서 쉬고 있다.
포기 한다고 한다.... 어디가 불편하냐고 물으니 허벅지등 다리근육이 아프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2007년 제주 아이언맨대회 때 여자 프로 선수가 걸어서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진정한 철인은 관절이 아프거나 다른 생명에 지장이
없는 한 포기는 없다고 손을 억지로 끌다시피하여 함께 동반주를 하게되었는데
보급소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 했는지 2위 남시영님과의 거리 차이는 약500m도 안되는 것 같다.
사실 나도 힘들다... 여기 13명의 태양의 철이 참가자 모두가 힘들지만 참고
견디고 그런 과정을 이겨냄으로써 진정한 철인이 되는게 아닐까...
아무리 인원이 적은 대회지만 1위와 2위는 다르다는 생각에 들자
안되겠다 싶어 신이섭님과 강권안님에게는 미안하지만 먼저간다고 인사하고
속도를 내어 본다. 심박이 145에서 150이 다 되어간다.
속도를 내서 그런지 2반환점을 돌아오니 2위와의 차이는 다시 2km정도로
벌어진 상황이다. 인간의 정신은 한 없이 나약하다가도 어느 상황이 되면
초인적인 힘이 생기나 보다.
박유훈님이 이호대회를 마치고 응원차 오셔서 자봉을 한다.
본부장님과 마찬가지로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분 같다...
본부장님과 박유훈님 두 분이 트럭을 타고 주로를 계속해서
다니면서 부족한 물품을 채워놓고 사진도 찍어주신다...
자원봉사자가 부족해서 반환점 보급소와 중간 보급소에 인원이 없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고 또 반칙을 하는 사람도 없다.
힘이 들때는 약2.5km지점의 중간보급소까지만 어떻게든 달리고
보급소에서 콜라와 얼음으로 대퇴사두근과 무릎을 마사지 하여
지친근육과 심신을 달래가면서 한바퀴 한바퀴도니 찌는 태양도 어느덧
구름속에 가려지고 제법 선선한 바람마저 불고 있다.
이제 정상적인 페이스로 끌어 올려야 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서브3주자라는 자만심에 마라톤을 등안시 한것이 처참한 결과로 이어진다.
뿌린만큼 거두는 철인운동은 정직 해서 좋다. 그리고 상대를 속이고 넘어트려야
이기는 종목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서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있는 철인운동이 좋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 구미 구경서님, 김규오님과 함께 동반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니 한결 수월하다.
마지막인 사람은 좋겠다고 그러신다.
구경서님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참가하였다고 한다.
부상만 없었으면 좋은기록으로 완주 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고 미안한 생각마저든다.
2키로 지점에 운영요원인 조의행님이 맨발로 나와계신다.
수고했다는 말씀과 함께 골인지점까지 동반주가 시작된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마라톤도 끝나간다...
뒤를 돌아보니 2위남시영님이 보이지 않는다...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저기 모퉁이만 돌면 끝이라고 생각이 드니 골인 할 때 세레모니를 어떻게 할까
바닥을 구를까...테이프를 들어 올릴까...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멋지게 1위로 골인하는 상상을 하니 더욱 힘이 솟는다.
마지막 스퍼트를 하여 골인 하면서 테이프를 번쩍 들어 올리고
마음껏 함성을 질러본다... 이~~야~~~~~~~~~~~~~~~~
대회 후
골인하니 아폴로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손에는 해바라기 꽃을 들고 기념촬영에 들어간다...
간단히 기념촬영 후 조금있으니 2위 남시영님이 골인한다.
악수하고 뜨겁게 포옹한다...나보고 표정관리를 잘 한다고 한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척~~~ㅎㅎㅎ
수돗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간단하게 몸을 씻어서 그런지 한기가 돈다.
메인보급소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에게만 캔맥주를 1캔 주는데 정말 꿀맛이다...
캔맥주와 함께 박유훈님 사모님이 컵라면을 끓여 주어 남시영님과 함께 먹었는데
속도 든든하고 한기도 가신다... 속풀이에 역시 라면이 최고다...
조금있으니 계속해서 선수들이 골인을 한다.
골인 할 때마다 선수들 그리고 가족들 자원봉사자... 모든 사람이 나와서
박수를 쳐 주고 축하 해 준다... 이 대회만의 특징 중 하나다...
마지막 주자 전재홍님이 골인 하니 시상식이 이어진다.
3위부터 기록과 이름이 호명되어 시상대에 올라가는데
1위인 나의 이름을 부를 때는 역사에 남을 제19회 태양의 철인대회
우승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가문의 영광이다...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서는 기분이 정말 뭐라 형언 할 수 없다...
시상을 마친 후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숙소로 이동하여
샤워를 하고 오분작 뚝배기로 늦은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 후 대회본부에서 싸이클을 찾고 술한잔 하게되었는데
경주팀은 벌써 많이 드셨나보다...
대회 에피소드를 서로 이야기 하면서 경주에 꼭 오라고 하신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는데 12시가 되어서야
본부장님과 운영요원들이 도착을 한다...
함께 자리를 해서 식사와 술이 어울지며 해도 해도 지겹지 않고
끝이 없는 철인3종 이야기로 시간 가는줄 모른다...
본부장님께 1위 성적이 저조해서 대회질을 떨어트려 죄송하다고 말하니
무슨 소리냐 절대로 그런생각하지 말라고 하신다.
사실 태양의 철인대회에 참가하면서 태안그레이크맨대회의 장거리 연습삼아
출전을 하게 되었는데 역사와 전통이 깃든 명품대회를 연습경기로
삼은 것이 더욱 죄송하다...
19회 대회는 박유훈님을 비롯해서 고수들이 참가를 하지 않아
운칠기삼으로 광양의 이천호라를 사람이 저조한 성적으로
1위를 했지만 내년20회 대회는 대회역사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고수들도 많이 참가를 해서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대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회를 뛰는 동안 이짓을 왜 하는지... 태안그레이트맨도 나가는 것을
심사숙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마음은 제주도에 가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대회에 참가하신 13명의 선수분들...
경주 사모님들... 박유훈님과 가족들...대회운영요원님들...
특히 철인본부장님... 모두 수고 많으셨구요, 사랑합니다....
광양철인클럽 이천호 배상
>
첫댓글 정말 대단합니다. 생생합니다...읽으면서 함께 아픔과 환희를 느껴봅니다.역시 엘리트 입니다. 읽기도힘든데..쓰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축하합니다.
가문의 영광 이천호철인님 축하합니다..글쓰는 실력도 엘리트 입니다..
장문의 글에서 어떤 힘을 느껴봅니다. 이 철인님의 우승은 가문뿐만 아니라 클럽의 영광이요 자랑입니다.광양클럽의 일원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선배님의 주옥같은 글 잘읽었습니다
역쉬... 존경합니다...
대회도 1등, 글도 1등으로 잘 쓰시네요. 태양의철인 함께한 시간 즐거웠습니다. 광양철인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