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내가 백마강이라고 하는게 진짜로 백마강인지
아니면 금강인지 나는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곳 부여에
자리잡고 산지가 겨우 3년을 넘긴 지역 초보라 영 헷갈린다.
이쪽을 보며 백마강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저쪽을 보며
금강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 강이 백마강이면 어떻고
금강이면 어떠랴. 그냥 그곳에 강이 있어 좋을 뿐이다.
그 길에는 자전거 도로가 참으로 길게 잘 마련되어 있다. 또
그 밑으로는 강을 따라 산책길이 길게 마련되어 있다. 강을
따라 하염없이 걸으면 너무 멀지 않는 곳에 공주가 있고 또
많이 멀지 않은곳에 논산이 있다는 팻말이 자주 눈에 띈다
나는 매일 새벽 그 산책길을 따라 약 3키로 정도를 걷는다.
그리고 해가 지고 어스름해지면 다시 강변의 산책길을 또
3키로 정도 걷는다. 이제 내 나이 74살이나 되었으니 잊지말고
신경쓰야할 곳은 다리 건강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
숫자를 올리지 못하게 해야하는 체중이다. 그래서 작년엔
10키로를 걸었지만 올해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6키로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에 속도는 유지하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까지 다리 건강을 유지해야만 행동에 자유가
있고 늙음을 너무 허무하게 보내지 않을 수 있을것 같아서다.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라는걸 산책길을 걸을 때마다 절감한다.
너무 잘 마련되어 있고 또 잘 관리되고 있다. 본인의 여건만 허락한다면
얼마든지 걷기만으로도 건강을 돌볼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곳 주민들의 나이도 너무 많고 또 젊었을 시절 혹사한 다리가 대부분
고장나 있는 어르신들이라 걷기 운동을 하지 못한다. 내가 보기엔 다리
건강이 좋지 않아서도 못하고 또 걷는걸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것 같다.
3년이 넘도록 걷기를 하고 있지만 걷기 운동중에 만난 사람은 없다.
오로지 나 혼자다. 그래서 조금 별난 사람인것 같은 분위기다. 게다가
별로 좋은 품종도 아닌 잡종 진돗개를 대동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하루 좋일 묶여 있는 우리집 잡종 진돗개도 자유만 주어진다면
얼마나 뛰어다니고 싶겠나 싶어서 별로 잘생긴 놈도 아니지만 데리고
다닌다. 아마 나보다 더 둘레길을 사랑하지 싶다.
덤으로 즐길 수 있는건 강물이 범람할 때를 대비해서 넓게 마련되어 있는
강변 뜰이다. 그곳엔 계절 따라 각종 꽃들이 자태를 뽐낸다. 봄이면 봄이라고
봄에 어울리는 꽃들을 마련해서 잔치를 벌리고 지금같은 여름엔 이름없느
온갖 잡초들이 저마다의 꽃들을 내놓아서 서로들 경쟁하듯 꽃들을 피우고
있다. 그 꽃잔치 사이로 나있는 산책길을 매일 걷는다는것만으로도 나는
매일 행복을 맛본다. 얼마나 여유로운지, 얼마나 자유로운지, 얼마나
평화로운지 어떻게 내 짦은 글 솜씨로 다 표현할 수가 있겠는가.
자연이 주는 온갖 자랑스러움을 혜택을 마음껏 누리는 나는 정말 행복하다.
첫댓글 지금대로 쭉하세요.
홧팅 치자향님....한자로 한번 또 표기를 해 드려야지..栀子香..님
진짜로 저는 치자향의 한자는 몰랐거든요. 산동반도님 덕분에 한자로 쓰는 치자향을 보았는데
글자가 너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감사함을 가집니다. 저에게 주시는 교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것을 가지고 채우지 못하는 반성을 합니다
저는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고약한 버릇이 있습니다
말로만 해야지~ 해야지~ 하다 그냥 지나갑니다
저도 걷기 운동,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놓고 아무 비용도 들이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없고 아무 준비없이도 가능한
조금은 삭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운동입니다.ㅎ
노후의 건강을 위여 열심히 운동하시는 밝은 마음과
맑은 정신에 ㅉㅉ 박수를 보냅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더 이 다음에 눈치꾸러기 되는 시기를 늦춰보려는 작전입니다.ㅎ
이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잘 사시는 지 버릇없이 참으로 예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 물 푸르름을 함께 하시는 삶은 늘 생기가 돌아 윤택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버릇없지 않아요. 예쁘다고 해주시는데요.ㅎ . 이제 우리가 기댈곳이 자연밖에 없잔하요.
자연은 우리가 늙었어도 싫다고 안하니까요.
여전히 걷는데는 1등이신군요...ㅎㅎㅎ
이제는 연세도 있어서니 조금 천천이 걸어세요..
무릅에 무리하지 마시고요...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장수합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어떻게 표현할까요? 이곳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네요. 언제나 내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는 바위돌님의 답글이 너무 너무 반갑습니다.
참으로 멋진 노후를 보내시고 계신다는 생각입니다. JP의 고향으로 유명한 부여는 딱 한번 다녀왔습니다.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고란사를 비롯한 부소산성도 걸었고 백마강도 눈여겨 보았지요.
얼마 전 궁남지에서 연꽃축체를 했는데 다 좋은데 관광객수를 너무 부풀렸다는 언론의 보도에
웃었습니다. 그건 궁남지뿐만 아니라 대천의 머드축제도 마찬가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