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학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내가 근무하는 대학과 근처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담당하는 교직원과 그리스도인 교수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유학생 사역은 국내 유학생 1세대 사역자인 나에게도 매년 새로운 접근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민감한 주제이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친 MZ 세대 유학생들은 대면과 비대면의 익숙한 수업 참여, 좋고 싫음의 직설적인 표현, 충분한 SNS 의사소통, 권리와 욕구 충족을 위한 적극적 요구의 특징을 보인다. 나는 유학생들의 복음에 관한 입장을 대략 이렇게 파악한다. “중국 학생은 무관심하고, 베트남 학생은 적대적이며, 중앙아시아 이슬람권 학생은 거부하고, 일본 학생은 귀찮아하며, 몽골 학생은 아직 열려 있다.”
유학생을 담당하는 대학 행정 부서는 양적 유치를 위한 ‘정량적 접근 방법’에서 유학생의 효능감 있는 학업 과정 성취를 위한 ‘정성적 접근 방법’으로 초점을 바꾸고 있다. 입학과 학업 과정, 졸업 이후까지 대학이 관리하여 지속적으로 유학생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한 것이다. 대학의 유학생 정책 변화와 궤를 같이하여 그리스도인 공동체에도 유학생 대응방식을 유학생의 학업과 문화 적응에 필요를 채워주고 복음의 자리에 초대하는 방향으로의 새로운 플랫폼이 마련이 필요하다. 유학생에 대한 접근방식은 각 대학이 처한 상황에 따라 대학별로, 국가별로 다양하다. 지속 가능한 복음 사역을 위해 대학 사역자들은 대학 행정 부서의 입장을 존중하고, 대학 내 그리스도인 교수와 교직원 같은 그리스도인 구성원과 소통하여 접근 방법을 계속 함께 모색해야 한다.
나는 2001년 이후 유학생 사역 역사를 간략히 성찰해 보려 한다.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경험한 대학 현장 사역의 과정을 소개하고, 다음으로 현재 MZ 세대 유학생을 위한 사역 방법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첫째, 2005년~2012년은 사역 발아기였다. 2006년 12월 7일 광운대학교 그리스도인 공동체인 ‘광운선교회’와 지역교회는 국내 유학생 선교를 시작하고자 서울 북동 지역 28개 대학교와 30여 개 지역교회가 연합하여 ‘유학생 선교협의회’(Fosko)를 조직했다.* 둘째, 2013년~2019년은 확장기였다. 이 기간, 국내 대학이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를 시작했고, 교육부도 2023년까지 줄어드는 학령인구 4만 명을 더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2015년에 ‘Study Korea 2020 Project’를 발표하며 유학생 20만 명 유치 계획 정책을 제시했다.** 이는 전국 대학에 유학생 급증과 유학생 선교에 관심 있는 교회들이 참여하면서 활발한 유학생 선교의 동력이 되었다. 셋째, 2020년~2024년은 코로나19를 경험한 유학생 세대를 위한 새로운 접근 플랫폼이 요구된 시기였다.
최근 발표된 유학생 통계에는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은 2005년 2만 2,562명에서 2024년 1월 말 현재 22만 4,006명으로 증가했다. 20년 동안 열 배의 유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베트남(8만 1,073명), 중국(6만 9,923명), 몽골(1만 3,749명), 우즈베키스탄(1만 2,546명)의 순이다. 주목할 변화는 가장 많은 유학생 출신 국가는 여전히 중국이었으나, 2024년부터 베트남이 1위로 역전했고, 중앙아시아의 전통적 이슬람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이 4위로 진입한 것이다. 중국과 몽골 중심에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양적 변화는 ‘사회주의권 문화권에서 불교권과 이슬람권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중앙아시아 이슬람권(수니파) 학생들의 증가는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사역 전략을 준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대학 현장에서의 경험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광운대학교에서 대외 국제처 자문위원, 학생상담실 다문화상담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매 학기 초에 유학생 학업과 생활 지원 사각지대 보완을 위해 대학의 행정 담당 교직원과 소통해 왔다. 동시에 전공 적응지원, 학업 부진과 다문화 상담, 이삿짐 돕기, 결식유학생 사랑의 식권 후원 역할을 ‘광운선교회’가 지원할 수 있게 연결하고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 공동체 활동이 대학 행정 부서와 협력의 대상이 되고, 유학생들에게는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여 줄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공적인 기여는 유학생들에게도 기독교의 인식 개선에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진행하는 주요 두 가지 섬김 사역이 있다. 한국문화 소개와 한국인 친구를 만나게 되는 ‘참빛한글사랑방’(학기당 6회), 그리스도인 교수와 교직원이 ‘엄마·아빠’ 역할인 멘토가 되어 유학생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참빛사랑멘토링’을 학교 행정 부서와 공동 운영함으로써, 학교 구성원과 유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호응하여, ‘서울 지역 은퇴 교수 모임’이 ‘참빛사랑멘토링’에 참여를 준비 중이다. 현재 국내 유학생 대다수는 복음을 접하지 못했거나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국가 출신이 많다. 나그네로서 이들은 보편적 섬김의 대상이고 복음이 필요한 사랑의 대상이다. 이제 글로벌 유학생을 섬기기 위한 복음 편의점 ‘GS24 플랫폼’을 ‘유학생 선교협의회’에 이어서 설립을 준비 중이다. 관심 있는 사역자들의 참여를 기대한다. 유학생은 복음으로 충분히 섬겨야 할 대상인 나그네(Foreigners, 신명기 10:18-19)이다. 관망과 관찰의 대상을 넘어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소중한 보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