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이전에 남성이 어떤 식생활을 영위했는지가 여성과 마찬가지로 2세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나와 가슴이 철렁하게 하고 있다.
즉, 남성의 엽산결핍 또한 임산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천성 결손아 출생에 한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는 의미이다. 임신 이전에 부친의 엽산 섭취도가 2세의 건강과 발육에 미치는 영향이 임산부 못지않게 중요할 수 있다는 개연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 맥길대학 동물학과의 로망 람브로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誌 (Nature Communications) 10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부친의 낮은 엽산 섭취가 실험용 쥐들의 정자 후성유전체를 변화시켜 부정적인 출산결과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
이와 관련, 유산이나 선천성 결손아 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산부가 엽산(비타민B9)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하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부친의 식생활 또한 2세의 건강과 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별다른 관심이 기울여지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 또한 아이를 갖기 전에 라이프스타일과 식생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했단 같은 대학의 사라 키민 박사는 “엽산을 다량 함유한 식품들이 다양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혼남성들이 고지방 식품과 패스트 푸드만 즐겨 섭취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키나다 북부지역 뿐 아니라 세계 각국 남성들도 엽산결핍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은 수컷 1대(代)의 2세와 엽산을 다량 섭취한 수컷 1대의 2세를 비교분석하는 방식의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수컷 1대에서 엽산결핍이 나타났을 경우 2세에서 선천성 결손이 나타난 비율이 증가했음이 확연히 눈에 띄었다.
람브로 박사는 “엽산결핍 상태의 수컷 1대로부터 출생산 2세의 선천성 결손 발생률이 30% 가까이 높게 나타나 우리 또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안면기형과 척추기형 등 중증 골격계 기형이 일부 관찰되었을 정도라는 것.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정자의 후성유전체 부위에 1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른바 ‘후성유전체 지도’를 통해 신체발달과 질병 등이 장기적으로 2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사료된다는 설명이다.
람브로 박사는 “정자를 통해 1대의 환경적 요인들과 식생활, 라이프스타일 등이 전달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