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유레일 패스를 가지고도 1등석에 자리가 없어서 2등석 예약을 하여 파리 동역에서 기차를 탔다. 그래서 서너 달 전에 예약을 해야한다는 사실. 다행히도 시차적응이 안된 상태라서 일찍 일어난 우리 어린이. 후후. 조식 제공시간보다 일찍 일어났지만 마음씨 착한 호텔오빠덕분에 커피와 빵과 시리얼을 먹을 수 있었다는. 전날 미리 콜택시를 불러달라고 해서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커피 한 잔. 지하철로 동역까지 짐을 끌고 아이와 지하철을 타기 싫었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슬슬 돈걱정 없어지는 팔자 좋은 엄마. 파리 도착 첫 날 택시가 얼마나 편안한지 알아버린 엄마. 훗.
호텔에서 파리 동역까지 택시비 30유로.
택시를 기다리는 중. 마음씨 좋은 호텔 프론트 직원이 조식시간이 아닌데도 조식을 제공해주었다. 감사~!
호텔 로비에서는 파리 디즈니랜드 상품 안내도 해주고 지도도 제공하고, 명품샵 할인권도 제공해준다.
파리 독일간 예약 기차 각 코치의 입구에는 기차 번호와 출발시간, 도착시간, 정차 역 이름등이 나온다.
역에 일찍 도착해서인지, 전광판에는 아직 우리가 탈 기차 플랫폼 예보가 안나왔다.
그런데 조금 기다려도 우리가 예약한 기차보다 늦은 시간의 기차는 플랫폼 예보가 나왔지만 우리 기차에 관한 것은 도통 보이질 않는 것이다.
인포메이션을 찾으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하거나 영어를 못해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는데, 젊은 흑인 청년이 유창한 영어를 하면서 직접 내 트렁크를 끌어주며 인포있는데까지 데려다 주었다. 멋져! 매너 굿.
인포메이션에 도착하자, 내가 왜 인포메이션을 못찾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왜 인포메이션이 파랑색일거라고만 생각했을까. 파랑색 i자만 찾으려 했으니 눈에 안보이지.
프랑스 ICE열차 인포메이션은 빨강색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i 자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빨강 바탕에 흰 글자로 SNCF라고 적혀있었다.
나중에 기차 타려고 보니 i 는 파리 시내 관광 안내 부스에 써 있었다.
버리자, 고정관념.
물어보니 아직 기차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차 탈 시간을 15분 남겨놓고 드디어 플랫폼 정보가 떴다.
기차마다 기차 정보가 다르니 두 눈 크게 뜨고 전광판을 주시할 것. 그리고 그 전에 고정관념을 버리고 기차 예약 사무실을 찾을 것.
물어보자. 묻는 게 최고다.
파리에서 만하임간 예약되었다는 좌석 앞 표시. 표시가 없는 기차도 있다. 이 날 탄 기차에는 표시가 되어있었다.
도시만 벗어나면 유럽은 대체로 이렇게 들판이 이어진다. 자연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 인생의 여유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사람의 입 안에 들어가는 음식들은 자연에서 그대로 나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인지 치즈나 빵, 우유, 고기를 먹어보면 정말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는.
들판 중간중간에 자리 잡은 중소도시, 혹은 시골마을.
환승역인 만하임역. 만하임 역 지하 상가.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 한 번쯤은 만하임에 들러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레일 시간표 안내 책자에 환승 기차 시각이 10시 30분이라고 적혀있었는데 10시 17분에 도착 예정이던 파리발 열차가 연착 되어 10시 30분에 도착하였다. 어차피 예약 기차가 아니라서 다음 기차를 타도 상관 없었지만 예약 구간으로 환승을 해야 한다면 환승 대기시간을 2시간 이상으로 잡아 놓는 게 좋을 듯 싶다. 베니스에서 로마로 갈 때 환승 대기 시간이 45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30분이나 늦어져서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만하임에서 늦어져서 기차시간 안내책자에 있는 대로 1시간 뒤에 타야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역 전광판에 뮌헨으로 가는 기차가 40분 뒤에 출발한다고 쓰여있었다. 그래서, 아, 책자만 믿을 게 아니구나 하면서 그 기차를 올라탔고 기차는 우리를 뮌헨역에 안전하게 내려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운 좋은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믿을 건 책자뿐이라는 것을 짤쯔부르크로 가면서 깨닫는 일이 있었으니!!! 이 에피소드는 짤쯔부르크행 편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다.
역에 있던 즉석 사진기계
예쁜 소품가게
준비해가지 못한 슬리퍼나 장바구니, 소소한 생활 소품 등은 시내 관광중이나 이런 곳에서 장만해도 좋겠네요.
사과에 폭 빠져서 아이스크림은 그냥 지나치고 있는 어린이. 유럽은 편의점이나 빵가게 등에서도 군것질하기 좋도록 과일을 판다.
외국 어린이 방송에 보면 도시락으로 사과나 오렌지, 바나나 등을 싸오는 것처럼
과일들을 손쉽게 구매해서 먹으면서 다니는 유럽인들이 많다.
커피 가게. 원두커피와 드립커피머신, 에스프레소 머신 등을 판다.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완전 저렴한 가격.
에스프레소 머신(중간 급이 80유로)이 정말 탐났지만 들고 다닐 자신이 없어서 과감히 외면.
유럽 곳곳에 저런 가게들이 수도 없이 많다. 심지어는 일반 마트에서도 더욱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빵 가게. 유럽은 지하상가 빵 가게나 편의점에서도 직접 빵을 굽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만하임 지하상가는 전부 직접 빵을 굽고 있었다. 작은 편의점에서 조차도 제빵시설이 되어있어서 갓 구워내고 있었다는.
자자, 다시 뮌헨행 열차를 타고!! 3시간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어린이는 미로찾기 책을 즐기고 있다.
만하임에서 뮌헨까지는 대부분이 저 어마어마한 포도밭이었다. 사진으로 보면 작아보이지만, 저 작은 점 하나가 포도 나무인 것이다. 대관령만한 데다가 전부 포도. 현지 와인이 저렴한 것은 바로 이때문일까?
예쁜 시골마을
드디어 뮌헨 도착! 10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금 더 깨끗하게 리모델링 한 것 같긴한데, 역 상가 위치나 품목은 거의 10년전과 비슷했다.
뮌헨에 머물렀던 tessin호텔. 룸에서도 와이파이 빵빵!! 인터넷 속도도 훌륭함. 한국만은 못하지만. 역시 인터넷은 대한민국.
집에서 그려온 아빠 초상화를 늘 저렇게 호텔에 도착하면 세워놓았던 우리 딸.
그리울 때마다 꼭 보아야한다면서. 하핫.
내 남편은 저렇게 생겼다.
호텔 리셉션 완전 친절하고 조식이 완전 대박. 커피도 맛있고, 각종 독일 햄과 푸짐했던 모짜렐라 치즈와 직접 가꾼 바질잎을 토마토에 얹어 주었던. 찐 계란은 늘 따뜻한 모래가 담긴 왕골 바구니에 있었고, 씨리얼도 종류가 제일 많았다. 식사 도중이나 다 먹은 후에는 늘 직원들이 식사 괜찮냐고 물어보고, 저녁 6시까지 커피는 무한제공.
뮌헨 역에서 호텔까지 가는 전철. 독일인들은 원만하고 친절하고 배려심있고 공공기물을 깨끗이 쓴다.
그러나 이런 독일에서조차 그놈의 그래피티는...
호텔에 도착해서는 그냥 푹 쉬기로 했다. 이른 오후에 도착했지만 기차를 오래 타서 사람이 붐비는 곳에는 가지 않았고 동네를 산책했다.
관광중심지보다 좀 떨어진 곳에 호텔 잡기를 백 번 잘했다.
10년 전 왔던 뮌헨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좀 부자 동네 주택가 같다. 집들도 다 좋고, 차도 유난히 다른 동네보다 고급이고, 사람들 옷 입은 것도 많이 다르다.
실제 사람들이 사는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호텔 앞 주택가 상가지역.
체인식당인 서브웨이도 저렇게 우아한 분위기를 낼 수 있구나, 하며 감탄.
동네 서점. 저런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라니. 유럽 가게 주인들은 가게를 열려면 디스플레이 자격증이라도 따나보다. 전문가 과정같은 게 있나?
뮌헨은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수도이다. 애국심, 애향심이 물씬 나는 퍼즐판. 아래는 교통안전 표지만 퍼즐. 멋지구나.
사오고 싶었지만 또 짐의 압박에 외면.
아마도 남편하고 가게 된다면 완전 큰 빈 트렁크를 하나 더 가지고 갈 것이다. 그다음 하나씩 채워 와야지.
지하 1층, 1층, 2층으로 되어있던 멋진 서점.
지하 1층에는 스테들러 코너도 있었는데, 예전 남대문 화방에 다니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남대문 화방보다는 훨씬 넓고 아름답게 진열되어있었지만.
가게 주인은 스케치북에 직접 그림을 그리게 해 보고 화구들을 판매했다.
손님은 꼬마였는데도 일일이 설명해주며 판매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말 유럽의 꽃집은 최고!
도착 첫 날. 맛난 독일 소세지를 사먹으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소세지 가게를 찾지 못했다. 식당 조차 몇 군데 없었는데, 독일 가정식 식당은 없었다. 소세지는 다 정육점에서 팔고 있었기때문에 요리할 방법이 없는 우리는 근처 중식당으로 갔다.
마트도 있고, 케밥 식당, 일식당, 칠리요리 식당도 다 있는데, 왜 가정식 식당이 없는 걸까.
독일 최고! 중식당에서도 독일 생맥주가! 하하핫!
식당 사장 언니는 내가 중국말을 하자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잘해주었다.
사장은 화교이고, 직원은 상해사람이라고 했다.
한국사람이라고 하자, 이 곳에 한국 손님 온 건 처음이라고, 독일에서 한국사람이 중국말 하는 건 더더욱 처음보았다고 했다.
저 빨간 쇠고기 스프가 너무나 맛있다고, 우리 딸이 다음날에도 가자고 해서 이틀이나 갔다.
종종 유럽에서 쌀밥이 먹고 싶을 때는 중식당에 갔는데 실망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더구나 이 식당은 요리를 주문하면 밥은 무한리필.
뮌헨 도착 첫날은 마을산책을 하고 중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호텔에서 케이블 어린이 방송을 보며 푹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