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헌(朴東憲) 가첩은 박동헌 신부가 1913년부터 1914년 사이에 펜으로 필사한 것으로, 가로 10cm, 세로 14cm의 조그마한 가첩이다. 전부 105장으로 되어 있다.
맨 첫 장 앞에는 “권주 박동헌”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그 다음 장부터 「선죵가」가 시작되는데, 제목 밑, 괄호 안에 “최도마신부 저술”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이 가첩에는 「선죵가」, 「ᄉᆞ심판가」, 「공심판가」, 「도ᄒᆡ신젼」, 「경쥬론」, 「츈산완시」, 「셩연론」, 「졍신부ᄉᆡᆼ신」, 「삼로론셜」, 「ᄉᆡ신부 경츅가」, 「화ᄋᆡ론」 등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이 가첩의 필사자 박동헌 신부는 일명 동하(東夏)라고도 하는데, 1923년 신부로 수품되어 1949년 선종하였다. 따라서 이 가첩은 그가 신학교에서 재학할 때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최양업 신부의 저작이라고 알려진 작품 외에 「도ᄒᆡ신젼」, 「경쥬론」, 「츈산완시」, 「셩연론」, 「화ᄋᆡ론」 등은 김휘중 신부의 작으로 알려졌으며, 원본은 현재 김옥희 수녀가 소장하고 있다.
*김휘중(金輝重, 요셉, 1887~1918) 신부
김휘중 신부는 최경환 프란치스코와 이성례 마리아의 후손이다. 최경환 프란치스코는 6남매를 두었는데, 첫째가 최양업 신부이다. 그 밑으로 희정, 선정, 우정, 신정, 스테파노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다섯째인 신정의 외손자가 김휘중 신부이다.
1902년 용산 예수성심성품학원에 입학하고 1917년 9월 22일 사제서품을 받은 후, 행주성당 신부로 부임하여 사목활동을 하였다. 1918년 스페인독감이 조선 전역에 퍼졌으며, 특히 행주 일대가 더욱 심하였는데, 병자가 있는 교우 아홉 가구를 돌며 성사를 주는 동안 김신부도 감염되어 병세가 위독해진다. 급히 한기근 신부를 청하여 성사를 받은 후, 다음날 아침(4월 12일, 7시 30분)에 선종하였다.
<도해신전(渡海神殿)>은 가사 내용으로 볼 때, “이 세상은 험한 바다이며, 배를 만들어 건너서 하느님이 계신 천국으로 가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따라서 ‘바다를 건너 하느님 앞으로(渡海神前)’ 또는 ‘바다를 건너 하느님 계신 궁궐/천국(渡海神殿)*본문에 천주 성전天主聖殿: 하느님 성당/교회도 나옴, 참조’ 정도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전계영 미카엘
여보우리 뎌형네여 내말ᄌᆞᆷ시 드ᄅᆞ시오
(여보시오 우리 저 형제兄弟여 내 말 잠시 들으시오)
교우일ᄉᆡᆼ 사는것은 길이젼ᄌᆡᆼ ᄒᆞ난ᄯᅢ라
(천주교天主敎 신자信者로 일평생一平生 사는 것은 길이 전쟁戰爭 하는 때라)
죄즁ᄌᆞᆷ긴 이셰샹이 험ᄒᆞᆫ바다 일양이니
(죄罪 속에 잠긴 이 세상世上이 험한 바다 한 모양模樣이니)
육신으로 널판ᄒᆞ고 긔구로써 ᄇᆡᄆᆞᆫᄃᆞᆫ후
(육신肉身으로 널빤지를 하고 기구祈求: 기도로써 배를 만든 후後)
오관으로 창문ᄂᆡ고 삼ᄉᆞ로써 수직ᄒᆞᆯᄉᆡ
(오관五官: 다섯 개의 감각기관으로 창문窓門 내고 삼사三司: 영혼의 세 가지 관능官能인 명오明悟-지혜․기함記含-기억․애욕愛慾-사랑을 말함로써 수직守直: 맡아서 지킴할 때)
막을셰라 막을셰라 삼구원수 막을셰라
(막을세라 막을세라 삼구원수三仇怨讐: 착한 일을 못 하게 막는 육신肉身, 세속世俗, 마귀魔鬼의 세 가지 원수 막을세라)
<31-뒤>
만덕으로 군긔삼아 대젼ᄌᆡᆼ을 니ᄅᆞ킬ᄉᆡ
(만덕萬德: 온갖 덕과 선행으로 군기軍旗 삼아 큰 전쟁戰爭을 일으킬 때)
신덕칼을 벗겨들고 좌츙우돌 횡횡타가
(신덕信德: 향주삼덕向主三德인 믿음[信], 소망[望], 사랑[愛] 가운데 하나로 천주天主와 교회의 가르침을 굳게 믿는 마음 칼을 비켜들고 좌충우돌左衝右突: 이리저리 마구 치고받고 부딛침 횡행橫行하다가)
ᄒᆞᆫ번번듯 칼을날여 불신원수 방어ᄒᆞ고
(한번 번 듯 칼을 날려 불신원수不信怨讐: 믿음이 없는 원수 방어防禦하고)
망덕칼을 벗겨들고 반공으로 금무타가
(망덕望德: 향주삼덕의 한 가지로 하느님의 은총과 인자한 허락에 의하여 천당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는 덕 칼을 비껴들고 반공半空으로 급무急務: 급히 처리함 하다가)
과망실망 양구젹을 번듯노려 방어ᄒᆞ고
(과망실망過望失望: 분수에 지나치게 바라거나 바람이 어긋나서 마음이 크게 상함 양兩: 둘 구적寇賊: 도적, 외적을 번듯노려 방어防禦하고)
ᄋᆡ덕칼을 놉히들고 만심환희 금무타가
(애덕愛德: 향주삼덕의 한 가지로 하느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칼을 높이 들고 만심환희滿心歡喜: 만족하여 한껏 기뻐함 급무急務하다가)
첫댓글 김휘중 신부님의 <도해신전>은 현대어 번역이 없습니다. 글의 내용을 살피면서 현대어역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