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가족 24-13, 신중하게 고르는 설렘(어버이날 감사 준비)
어제(6일)가 대체휴일이라 언어재활수업을 하루 쉬고, 오늘 보강수업에 참여한다. 학교를 마치고 한 시간 남짓 남는 시간에 해민이와 어버이날 감사 선물을 준비하기로 한다.
“해민아, 내일이 어버이날이지? 계속 감사 인사 드렸었지? 올해는 어떻게 할까? 그동안 꽃도 사고, 케이크도 준비하고 했던데…. 올해도 그렇게 해볼까?”
해민이와 의논하기에 앞서 월평빌라 누리집 ‘월평 너머 월평’ 게시판에서 ‘양해민 가족’, ‘양해민 어버이날’ 따위의 검색어들로 해민이의 지난 기록을 들춰 보았다. 꽃과 케이크뿐만 아니라 미술학원에서 선물 준비, 학교에서 감사 카드 만들기 등의 기록을 읽었다.
해민이가 걸어온 길을 잘 이어가자는 마음이 크고, 고등학생이라는 형편과 상황이라면 꽃과 케이크, 간단한 편지가 ‘최대’는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이 아닐까 했다. 해민이에게도 그렇게 제안했다.
“미옥이 이모 일했던 미림플라워에 들러볼까?”
평소 가까운 이웃으로 해민이를 살뜰히 챙겨주셨던 김미옥 씨다. 해민이도 같은 마음이려나?
가게 앞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안녕하세요.” 직원분께 인사를 드리고, “어버이날이라 인사드리려고 카네이션을 사려고요.” 말씀드리니 바깥에 준비된 카네이션부터, 안쪽에도 다른 종류로 포장된 카네이션이 준비되었음을 알려주신다. “천천히 둘러보세요.”라는 말에 더욱 마음 담아 고르리라 마음먹는다.
우선 바깥부터 보려는데, 해민이가 내부로 향한다. 따라 들어가니 갖가지 꽃들이 즐비하다.
“와~ 너무 예쁘다!” 감탄하고 있는데 저 앞에 카네이션들이 더 있다.
“해민아 여기 봐봐.” 오늘 꽃집에서 가장 많이 한 말 같다. 선택의 폭이 넓어 해민이가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다. “선택지가 너무 많지요?” 바깥에서 사장님이 한 다발을 골라주신다.
“색깔도 예쁘고, 꽃도 풍성해서 아마 좋아하실 거예요.”
“오, 해민아 어때?” 꽃바구니를 내밀어보니 해민이가 다시 밀어낸다. 다시 고르고 싶은가 싶어 몇 번씩 꽃집 내부와 외부를 다녀본다. 여전히 결정을 어려워하는 듯해, 직원분이 골라주신 꽃바구니와 여러 꽃들을 견주어보며 골라본다.
장시간 고민 끝에 결국 직원분이 권하신 바구니를 택한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꽃다발을 찾았다.’ 하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신중하게 선물을 골라본 것이 꽤나 오랜만이다. 신중하게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누리는 것만 해도 족하다. 내년을 기약해도 되니까.
보강수업을 마치고, 내친김에 케이크도 오늘 구입하기로 한다.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케이크를 찾을 수 있을까?
다시금 비장한 마음으로 케이크 진열대 앞으로 선다. 해민이가 한동안 케이크들을 죽 둘러본다. 마침 골랐던 꽃바구니와 비슷한 색깔이자, 딸기 맛이라 크게 부담도 없을 것 같은 케이크가 눈에 띈다. 해민이에게 권하자 덥석 받는다. 받으면서 케이크 밑부분에 흠이 났다. 아까와는 다르게 밀어내지 않기에 흡족하다는 뜻으로 짐작했다.
흠이 난 곳을 점원분이 메워주시고, 해민이 손이 향했던 샌드위치도 서비스로 주셨다. 해민이와 함께할 때면 이처럼 종종 ‘덤’을 만난다. 불편하지 않은 덤이자 보답하고 싶은 덤이다. 해민이의 복이라면 복일 것이다.
“해민아, 케이크는 해민이 집 냉장고에 넣어두자. 내일 학교에 가있는 동안 내가 챙겨서 갈게.”
2024년 5월 7일 화요일, 서무결
해민이가 직접 준비한 꽃과 케이크. 부모님께서 대견해 하겠어요. 신아름
어버이날 꽃다발과 케이크를 양해민 군이 준비하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해민 군도! 월평
양해민, 가족 24-1, 다음에 뵙겠습니다
양해민, 가족 24-2, 조부모님 가게 두부 한 모
양해민, 가족 24-3, 이렇게라도 축하
양해민, 가족 24-4, 미리 생일 축하
양해민, 가족 24-5, 어머니가 사주신 케이크
양해민, 가족 24-6, 할머니는 못 뵀지만 시장 나들이
양해민, 가족 24-7, 내가 쓸 생활필수품
양해민, 가족 24-8, 즐거운 금요일이니까
양해민, 가족 24-9, 장시간 통화 감사합니다
양해민, 가족 24-10, 문득 찾아온 감기라도
양해민, 가족 24-11, 놀러올게요. 놀러갈게요!
양해민, 가족 24-12, 마음은 고맙지만
첫댓글 아들이 고른 꽃과 케이크. 아들의 손길이 남겨진 케이크. 귀합니다. 부모님이 받고 얼마나 기뻐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