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특파원 칼럼
[특파원 리포트] 포퓰리즘의 나라
조선일보
부에노스아이레스=서유근 특파원
입력 2023.11.18.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3/11/18/PB622IDKZNATLCBQTYMIKWS5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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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경제부 건물에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의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다. 마사 장관은 오는 19일 진행될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서유근 특파원
지난달 세르히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 외신 기자들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경제부 건물로 초정했다. 오는 19일(현지 시각) 열릴 대선 결선투표에 페로니스트(대중영합주의자) 집권당 후보로 나서는 자신을 어필하려는 자리였다. 경제부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마사의 선거 포스터였다. 입구부터 계단을 비롯해 각층 곳곳에 붙어 있었다. 동료 외신 기자들은 정부 부처 건물 여기저기에 버젓이 특정 후보의 선거 홍보물이 걸려 있는 게 신기한 듯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외관만 봐서는 정부 부처 건물인지 선거 캠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정부 부처를 선거 캠프처럼 치장한 그는 정부 실세이자 현직 장관 지위를 적극 활용, 정책마저 선거 도구로 삼고 있다. 지난 수년간 ‘폭망’한 경제로 집권당 인기가 떨어지면서 지난 8월 예비선거(PASO)에서 3위에 그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후엔 정도가 심해졌다.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보너스를 살포하고, 대다수 근로자의 소득세를 감면했다. 공공 서비스 요금을 동결하고, 그대로 두었으면 수십%가 올랐을 필수 품목 약 2000개의 가격을 억지로 통제했다.
효과는 강력했다. 3위였던 마사는 지난달 열린 본선투표에서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1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유권자들이 연 142%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야기한 현 정부의 실책은 잊고, 당장의 선심성 정책의 달콤한 맛에 취해 표를 던진 것이다. ‘포퓰리즘의 나라’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 효과를 확인한 마사는 확실한 결선투표 승리를 위해 돈 풀기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두 달간 발표한 포퓰리즘 정책에 투입될 재정이 GDP의 1.3%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눈앞의 선거 승리만을 목적으로 한 정책이 계속되자, 이젠 친정부 좌파 성향의 매체조차도 향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한다.
전 세계에서 대표적 포퓰리즘 국가로 아르헨티나를 꼽지만 선거를 앞둔 집권 세력의 선심성 정책이 아르헨티나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 같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정부·여당이 민생 정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총선을 의식해 급조했다는 비판을 받는 정책들도 여럿 나왔다. 당국이 지난달만 해도 괜찮다던 공매도를 정권의 의지로 한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등의 정책들도 총선용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10년 주기론’을 깨고 유권자들이 정권 교체를 택한 데는 문재인 정부가 남발한 포퓰리즘 정책과 비상식적인 정부 개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포퓰리즘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와 한국에서 표심의 향방은 달랐던 셈이다. 총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집권 세력에 포퓰리즘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정부·여당이 어떻게 정권을 잡게 된 것인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서유근 특파원
밥좀도
2023.11.18 06:44:26
국민 수준이 저질이면 그 나라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 점점 국민 수준이 포퓰리즘에 현혹될 정도로 미개해지고 있다. 이러다가 북한이나 중국에 먹힐까 싶어서 미래와 후손이 엄청나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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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6602
2023.11.18 06:20:11
포퓰리즘으로 정치하다 들어먹은 나라 많다,그리스가 그랬고,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등등.... 표만 되고 권력만 차지할수 있다면 국가 재정은 볼것없이 마구 퍼주는게 권력에 미친자들의 생리다, 지난 문재인 종북 정권도 그런식으로 재정을 피폐화시켜 나라를 빚쟁이로 만들었다, 이런자들은 사후라도 국가반역 세력으로 반드시 법정에 세워 단죄를 해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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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2023.11.18 06:29:55
지금 남의 나라 얘기 할 때가 아니잖나 우리나라도 그에 못진 않은 거다 정부 긴축 예산 정책에 돈 풀지 않는다고 겁박하는 민주당을 보며 모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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푀이멘
2023.11.18 07:26:22
여당과 야당이 너무 많이 먹었다.. 이번에는 신당이다.. 공정과 상식의 윤석열정부를 제대로 된 견제와 협조를 할 수 있는 신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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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사람들
2023.11.18 07:16:49
문재인정권의 포플리즘이 나라를 좀먹고있다.문정권 5년동안 부채 400조늘어 우리나라 부채2000조가 되었다고 하지않나? 지출줄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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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chan
2023.11.18 08:23:42
공매도 금지와 김포의 서울편입이 포퓰리즘의 예로서 적절한지 의문. 그렇게 보면 정부의 모든 정책은 사실상 포퓰리즘 아닌가. 코로나 핑계로 무차별 퍼주기, 세수를 초과한 세출 이런 것이 포퓰리즘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