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부화통 안에 있는 게 치어고 아래가 성어입니다 . 옆모습만 찍었습니다 )
세상에 제 새끼를 잡아먹다니...
혀를 끌끌 차면서도 나는 그 멍청한 녀석들을 기르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열대어가 그 주인공인데요, 지금 내가 기르고 있는 열대어 종류는 3종입니다.
구피, 플래시 또 다른 종이 있습니다만 나는 그 고기들을 기르기 위하여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사서 합니다.
하루 세 번 먹이를 주고 한 주애 한 번 부분 물갈이와 수조 청소를 하는데 그 일이 여간 번거롭지 않습니다.
열대어 특성상 물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물을 갈 때에는 적어도 하루 전에 받아놓은
물을 섭씨 24도 정도로 데우고 수족관의 오염된 물 일부를 빼낸 다음 새 물을 넣어주는데 그냥 환수를 하는 게
아니라 수돗물 염소 게거제와 박테리아 생성제를 함께 넣어줍니다. 그리고 수족관 관리에 필요한 기구들,
이를테면 고기가 배출하는 오물을 걸러주는 여과기와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히터와 수초 등을
청소하는데요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약 2시간 정도입니다.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할 때마다 마누라는 " 고기에 쓰는 신경을 나한테 좀 써보라 "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질투할 게 따로 있지 어떻게 고기와 당신을 동급에 놓고 비교하겠느냐며 꼬아줍니다.
아내의 염려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나만 곁에 가면 밥을 달라며 떼로 몰려오는 고기들을
외면할 수 없어 많은 시간을 수족관 옆에서 보냅니다만 그러다 보니 우리 집 거실에는 새로운 풍경 하나가
생겼습니다. 아내는 TV를 보고 남편은 고기를 보는 , 소위 물멍을 하는 풍경이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서두에서 약간 볼멘소리를 했습니다만, 열대어는 대부분 난태성이라서 알을 낳는 게 아니라 새끼를 낳습니다.
그러니까 몸속에서 알을 부화시켜 새끼를 낳는데요, 이 새끼 낳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면서도 비정의
극치를 보입니다. 불과 4센티의 몸에서 나온 새끼는 3mm 정도인데요, 이 작은 새끼는 어미의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살길을 찾아 수초 속으로 숨습니다. 다른 고기들에게 먹히지 않으려는 본능 때문인데요 이 본능이
참 무섭습니다. 열대어는 자신이 낳은 치어까지도 먹어치우는 습성이 있어서 그냥 방치하면 단 몇 분을 견디지
못하고 없던 일이 됩니다. 심지어는 치어의 아비뻘 되는 수놈이 산모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못된 짓을 하는데요
낳기가 무섭게 낼름 , 참 기가 막히지만 어쩌겠습니까 태생이 그런 걸요......
며칠 전에는 우리 수족관에도 경사가 났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뭔가 티끌만 한 물체가 움직이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갓 태어난 치어가 수초 주변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하고 급히 부화통을 설치한 후 한 마리씩
조심스럽게 건져 올리는데 이런 일을 며칠째 한 결과 현재는 12마리를 격리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열대어는 수명이 짧아서 구피의 경우 출산을 두어 번 정도 하면 수명이 끝나는데요, 최근 나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고기의 종말을 보고 숙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출산을 앞둔 고기는 행동에 변화를 보입니다. 며칠 전 왁플래시 한 마리가 먹지를 않고 수조 구석을 다니며
시름시름 앓는 것 같았습니다. 동작이 없는 고기를 살짝 건드리면 다른 데로 이동하기를 며칠이나 계속했는데
바로 그 고기가 새끼를 낳은 것 같았습니다. 몸이 야위고 변색이 되어 거의 탈진상태로 며칠을 버티다가
결국 죽고 말았는데 비록 미물일 망정 한 생명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숙연한 마음으로 죽은 고기를 잘 싸서
화단에 묻어 주었습니다.
산 것의 생로병사는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는데요, 소멸이 있으면 생성도 있기
마련이어서 갓 태어난 치어는 현재 활발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첫댓글 아주 오래된 일인데
열대어 처음 키워볼라고 이것저것 준비해놓고 온도까지 다 맞춰놓았는데
그다음날 온도기가 잘못된건지 전부 둥둥 떠있는데
아휴 물고기들한테 미안하고
열대어는 비싸기도한데
없는 형편에 이 무슨일인지..
그 이후 절대로
열대어는 안키우는데
오다가다 보는 열대어들은 참 색깔도 이쁘다는 생각해보네요
잘 키우십시요~
물의 온도가 맞지 않거나 수질이 좋지 않으면 열대어가 집단 폐사를 하지요.
저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참 까다롭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게 열대어 기르기입니다.
새끼를 낳기는 하지만 성어가 될 확율은 높지 않으며 도중에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모로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보고 있으면 힐링 효과도 있기 때문에 기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암 네 감사합니다
어떤 취미이던지,
좀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지요.
다양한 취미를 가지신 화암님은
물고기도 잘 키우는 가 봅니다.
하기야, 집안에 애완동물 키우는 일보다
저는 물고기 키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키운다면, 몇 안되는 화분을 손질하고
열심히 바라봅니다.
창 너머에서 들어오는 햇볕을 받고
새싹을 내미는 모습을 지켜보는
멍 때리는 시간이 좋습니다.
자연의 힘은 신비롭기도 하지요.
유리컾, 유리어항에서 뿌리를 내려
줄기가 뻗어가는 작은 나뭇잎도
매우 곱네요.
이쁜 작은 물고기가 이리저리 오고 가는 모습도
조용히 보내는 시간을 즐기기에 좋겠습니다.
개도 키워봤지만 집사람이 싫어해서 안 키우고 대신 열대어를 기릅니다.
워낙 손이 많이 가서 웬만한 열정으로는 키우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집안에서 꽃을 가꾸는 등 자연 친화적인 식물을 가까이 하는 건 취미 중에서도
고상한 취미에 해당되지요. 저도 화분 몇 개는 있지만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습니다.
열대어 기르기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만
기르는 과정이 정성과 손이 많이 가니 저는 포기 입니다. ㅎ
조그마한 생물체에도 우주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니
열대어의 산란 과정과 마지막 과정이 처절하다 할까
숙연한 느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시고 이쁜 열대어 사진도
언젠가 한 번 보여주세요. 특히 치어 사진 ㅎ
예 매일 들여다 보며 정성을 기울입니다.
ㄱ런 데도 가끔씩 원인 모를 폐사가 생기지요.
열대어는 수명이 짧아서 계속 보충을 해야 하구요.
미물일 망정 그것도 생명이기에 생로병사의 과정은
어김 없이 치르고 있지요. 그 작은 몸에서 치어가 나오는 걸 보면
신비롭습니다. 고맙습니다.
구피 아버지,할아버지,
아무튼 사랑이 지극하십니다.
정성과 기쁨이
거의 손자 볼봄에 버금 갈 만 합니다.
작은 물고기한테 손이 엄청나게 가구나 합니다.
새끼를 죽을 힘을 다해 낳고
가는 어미의 모습이 측은하네요.
덕분에 열대어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강아지를 자식처럼 여겨서 호칭도 엄마 아빠 합니다만
열대어는 너무 작아서 족보를 따지기가 어렵네요 ㅎㅎ
오로지 보는 즐거움으로 키웁니다만 죽는 걸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아픈 사람 흉내를 내는지 기가 막히지요.
지언 님 반갑습니다. 감사하고요.
어떤 종류의 거미는 새끼가 태어나면 자신의 몸을 먹이로
먹게 하기도 한다는데
이 열대어는 거꾸로 새끼를 먹다니 잔인하긴 하지만
본능이니 그 물고기를 나쁘다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새끼 물고기 탄생의 신비로움은 행복한 경험이지만
어미 물고기의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과정은
상상만으로도 조금 무섭습니다.
물고기가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다는 것이 생각할 수록 신기합니다.
거미도 그렇지만 살모사라는 뱀도 그렇다네요.
고기도 그런 게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열대어는 저가 낳은
새끼를 먹습니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멍텅구리 고기지요 ㅎㅎ
열대어는 어미의 뱃속에서 부화하여 새끼로 나옵니다. 난태성이라고 하지요.
신비로운 면이 있습니다. 해도네 님 감사합니다.
아이들 어릴때 금붕어를 열심히 길렀는데 어찌나 잘 죽는지
사체 건져내는게 괴로워 일년정도 기르다 포기했습니다
상식도없이 그냥 들여다보며 좋아만 했던거같습니다
화암님 글 보며 재도전하고 싶어집니다만
자신이 없네요
기본만 익히면 그다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45cm 정도의 중형 저수조에 열대어 20~30마리 정도 넣을 수 있는데요
제가 설명한 것처럼 물의 온도를 잘 맞추고 수돗물을 그냥 넣지 말고
이삼일 정도 묵혀서 염소를 뺀 다음 넣으면 고기가 죽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물의 온도입니다. 24~ 26도 맞추면 되고요. 찬 물을 넣으면
고기가 집단 폐사합니다.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가 있어서 괜찮습니다.
열대어 갓태어난 새끼 격리 나도 해봣습니다만 끝 까지 살아 남아서 새끼 까지 낳는 열대어는 한마리 밖에 없엇습니다
결국 열대어는 수량이 그래서 현상유지 인거같습니다
충성우하하하하히
예 맞습니다. 새끼는 아무리 잘 관리해도 성어로 키우기 어렵습니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가 봅니다. 만약 고기가 안 죽고 다 자란다면
수족관집은 망할 겁니다. ㅎㅎ
열대어 참 아름답고 고운자태가
언제난 눈길을 끄는데,,
그런 수고로움이 따르는군요!
저도 30년전에 처음 약국 오픈했을때 앞집이
수족관을 하는고로 큰 어항에 고기들을 구해서
몇년 길러봤습니다만,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맞습니다, 예쁜 고기 사진도 좀 올려 주시면 좋을듯
합니다.
보기는 좋은데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수명이 길지 않아서 푼돈이 계속 나가야 돼고요.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치어가 크게 보이지만
실물은 무척 작습니다.
열대어를 키우시는 취미생활 넘 좋긴한데요.
세상 일이 그렇듯이 걔네들 뒷바라지도 만만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생노병사가 인간과 비슷한 걔네들을
보시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하셨나봐요.
새끼를 낳고 탈진하여 죽은 물고기를 묻어주시는
감성이 아직도 소년처럼 순수하시기만 하셔서요.
화암 님께서 왜 젊으신지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어떤 뒷바라지든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ㅎㅎ
생로병사는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크게 다르지 않고요
기르던 고기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으면 속상하고 측은합니다.
미물일 망정 정을 주던 것이니까요. 고맙습니다.
보는 것은 쉬워도 기르는 것은 그렇게 큰 정성이 필요로 하는군요.
열대어 키우시느라 며칠 걸리는 여행은 엄두내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새생명을 분리해서 보호하시는 장면은 긴박감도 느껴졌습니다.
무엇이든 거저 얻어지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고기가 노는 모습을 보기 위하여 많은 수고가 필요하지요.
갓 태어난 치어는 본능적으로 몸을 숨지지만 그 치어를 먹으려는 녀석들이 많아서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멋도 모르고 다니는 치어를 구출하는 일은 007을 방불케 하는
스릴이 있습니다. 한 순간에 치어의 생사가 갈리거든요 ㅎㅎ.
이렇게. 이쁜 보호상자가 있었군요. 저도 구피를. 조금 키웠는데. 다 먹혔어요
열대어에 관한 글 잘 읽었습니다.
물고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게
없었는데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동물은 여러종류 키워 보았는데
다 정성이 필요 했습니다.
식물도 물론 이구요 .
화암님의 댁에 새로운 탄생을 축하 드립니다 .